전세계 뒤흔든 'GLP-1 비만치료제' 개발한 의학자들, 래스커상 영예

박정연 기자 2024. 9. 20. 11: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세계 의약바이오 시장을 흔들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들이 미국판 노벨 생리의학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래스커상 재단은 19일(현지시간) 올해 래스커상 수상자로 임상의학 부문에 조엘 하베너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 교수, 스베틀라나 모스조프 미국 록펠러대 교수, 로테 비에르 누센 노보노디스크 최고과학고문 등 3명의 의학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리 보는 노벨 생리의학상' 래스커상 수상자 발표
2024년 래스커상 임상의학 부문 수상자. 왼쪽부터 조엘 하베너 미국 메사추세추종합병원 교수, 로테 비에르 누센 노보노디스크 최고과학고문, 스베틀라나 모스조프 미국 록펠러대 교수. 래스거상 재단 제공

세계 의약바이오 시장을 흔들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들이 미국판 노벨 생리의학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DNA가 면역과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한 과학자도 수상했다.

래스커상 재단은 19일(현지시간) 올해 래스커상 수상자로 임상의학 부문에 조엘 하베너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 교수, 스베틀라나 모스조프 미국 록펠러대 교수, 로테 비에르 누센 노보노디스크 최고과학고문 등 3명의 의학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기초의학 부문은 암 퇴치의 단서로 주목받는 DNA의 면역, 염증 반응 자극 메커니즘을 실험을 통해 검증한 제임스 첸 미국 사우스웨스턴메디컬센터 교수가 수상했다.

래스커상은 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 중 하나다. 1946년부터 앨버트앤메리래스커재단이 기초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을 했거나 질병의 원인, 치료법, 예방방법을 찾아 임상과 공중보건에 기여한 의학자들에게 매년 시상한다. 래스커상은 기초의학상 수상자 중 절반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기도 해 '미리 보는 노벨 생리의학상'이라 불리기도 한다. 각 부문 수상자에게는 상금 25만달러(약 3억5900만원)가 수여된다.

임상의학 부문 수상자인 조엘 하베너 교수는 1980년대에 GLP-1 호르몬을 발견하는 연구를 시작한 이 분야의 선구자로 꼽힌다. 혈당 수치를 높이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에 주목한 그는 이 호르몬의 유전자를 복제하는 연구를 통해 유전자가 췌장에 인슐린을 생성하도록 자극하는 호르몬을 암호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늘날 GLP-1으로 명명된 호르몬의 구조를 밝힌 최초의 연구 중 하나로 꼽힌다.

스베틀라나 모스조프 미국 록펠러대 교수는 메사추세츠종합병원에 근무하던 당시 GLP-1이 생물학적 활성상태에 돌입하기 위한 아미노산 서열을 확인했다. 쥐 실험을 통해 이 활성상태가 쥐의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당뇨와 같은 질병 치료제로 응용하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테 비에르 누센 노보노디스크 최고과학고문은 GLP-1에 지방산을 부착해 변형하는 연구를 통해 이 약물을 상용화된 치료제로 거듭나게 했다. 이렇게 개발된 GLP-1기반 약물인 리라글루타이드는 2010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의해 최초의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됐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GLP-1 계열 약물은 비만과 당뇨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수면 무호흡증, 신장 질환 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래스커상 재단은 "비만은 일반적으로 의지력의 실패로 여겨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식단과 운동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수상자들은 GLP-1 기반 의약품을 개발해 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체중 관리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기초의학 부문 수상자인 제임스 첸 교수는 포유류가 체내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과 싸우고 면역 반응을 촉진하는 주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첸 교수가 발견한 합성효소(cGAS)의 부적절한 활동은 자가면역과 염증성 질환의 핵심적인 발병원인으로 확인됐다. 합성효소가 생성하는 신호 분자는 전염병이나 암 질병 치료 전략의 열쇠로 주목받는다.

공중보건 부문 수상자는 미국 컬럼비아대의 콰라이샤 압둘 카림과 살림 압둘 카림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이들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이 전파되는 주요 원인을 조명하고 예방과 치료 전략을 세운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들의 연구는 국제 에이즈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감염병 대응 역량을 제고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여겨진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