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작업은 작품 앞에 서서 '무엇을 그렸을까?' 골똘히 어려운 정답을 찾지 않아도 되는 "쉼표"와 같은 작업입니다. '작품과 관객의 '사이'의 온화한 멈춤의 시공간에서 정답이 아닌 작품과 관객에 의해 매 순간 새로운 의미가 생성됩니다.

제가 '순간을 Take out하다 - 사색 종이가방' 작업을 통해서 표현하고 싶은 작업은 바쁜 일상에서의 한 순간의 '사이'로 초현실적인 상황이지만, 잠시나마 여유를 갖고 사색할 수 있는 서정적인 상황과 공간입니다. 저에게 있어 Take out을 위한 '종이가방'은, 좋아하는 순간을 내 삶 속으로 담아오고, 다시 바쁜 일상의 삶 속에서 타인들과 공유하고 사색을 제안하는 매개물 중 하나입니다.

작품 속 등장하는 '빈 종이가방'은 일상의 사색을 위한 시공간의 공명 장치, 즉 정신적인 휴식을 제안하는 최소한의 장치로서 일회용, 가벼움, 모호성의 사색 종이가방입니다.

작품에서 만나는 여백의 공간은 쉼, 상상, 사색으로 긍정의 시공간으로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그렇기에 매 순간 작품과 관객 사이에 새로운 만남이 시작되는 작업입니다. 제 작업은 작가의 손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감상하고 음미하는 관객의 마음에서 완결되고 다시 새롭게 태어납니다

2021년부터 종이가방 연작에서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최근 작업에서 보여지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물리적인 빛을 넘어서는 마음을 비추는 '빛'입니다. 작업에서 따스한 빛이 화면에서 스미는 느낌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작품 앞에 서면 자극적이지 않은 싱거운 빛이 화면에 평온하게 내려와 보는 이의 마음에 시나브로 퍼집니다.

이번 신혜선 2023 〈사색 종이가방 : 마음을 산책하다> 전시에서는 이른 아침 맑은 숲속에서 산책길에 걸음을 멈추고 만났던 기분 좋은 온화한 빛을 떠올리며 작업했습니다. 저는 꼭 멀리 가지 않아도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동네 한 바퀴 돌며 산책하는 순간을 좋아합니다. 산책길에 잠시나마 무거운 생각을 접어두면 바쁜 걸음으로 미처 보지 못하던 계절에 따른 나무의 변화도 실감하고 꽃도 보고 바람의 향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관객들이 전시장에서 복잡한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작품과 눈을 나란히 하고 그렇게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가볍게 마음을 산책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잠시 제 작업을 마주하는 순간 바쁘고 복잡한 일상을 뒤로하고 기분 좋은 고요함과, 가벼움의 시공간을 느끼며, 온화한 빛 사이로 느리게 걷는 시간을 마주하길 바랍니다.

평온한 빛이 일상에 복잡하고 얼룩진 우리들의 마음에 닿아 환하게 밝혀주고 친구처럼 함께 하는 마음을 작업에 담고 싶었습니다. 우연히 제가 작업을 이야기하며 '사색종이 가방'과 함께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마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예술이 우리의 삶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정확히 설명할 순 없지만, 적어도 일상의 삶으로 엉켜진 마음의 경계를 조금은 느슨하게 하고 때론 지우개처럼 마음의 얼룩을 지우고 새로운 마음의 공간을 넓혀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는 최근 작업으로 '예술의 정서적인 작업의 가능성'을 화두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예술은 무엇보다 작가를 위로하는 개인의 창작물일 것이지만, 동시에 사회를 위로하는 집단적이고 사회적인 가치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제 창작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창작자의 생각표현'을 통한 '따스한 소통'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희로애락'으로 그려가는 큰 그림이라 보았을 때 여러 생각과 복잡한 고민들은 삶의 배경으로 늘 우리와 함께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일상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사색종이가방'을 주제로 예술을 통해 쉽지 않은 삶의 무게를 함께 나누고 소통하며 긍정의 메시지로 전환하고 싶었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 속에 '사색 종이가방'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단어에 따스한 온기와 위로, 응원을 담아 서로에게 힘이 되어 함께 걸어가고 싶습니다. 저는 예술작업을 통해 느리지만 천천히, 담백하게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며, 작업으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바쁜 일상의 삶에서 따스한 온기를 전하는 작가로 기억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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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종이가방 마음을 산책하다> 전시 전경

<사색종이가방 마음을 산책하다> 전시 전경

<사색종이가방 마음을 산책하다> 전시 전경

신혜선 작가

2017년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회화전공 박사과정
2016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석사 졸업
2000년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도예과 졸업

<개인전>
2023년 포네티브스페이스 초대전 '사색종이가방-마음을 비추다’ (포네티브스페이스, 헤이리)
2023년 갤러리도스 기획초대 '사색종이가방-마음을 산책하다’ (갤러리도스, 서울)
2022년 갤러리탐 신진작가 초대전 '사색종이가방-마음을 걷다' (탐앤탐스블랙압구정, 서울)
2021년 갤러리 H 초대전 '사색종이가방: 마음을 놓다’ (인사동 Gallery H, 서울)
2021년 갤러리 청풍 초대전 ‘PAUSE' (청풍갤러리, 강릉)
2021년 PATRON DIGITAL 초대전 ‘쉼, 숨, 사색’
2021년 더숲 갤러리 초대전 ‘사색종이가방: 작은 쉼표’ (더숲갤러리, 서울)
2020년 서울세라믹아트페어 초대작가 개인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서울)
2020년 갤러리도스 기획 초대 ’사색종이가방: 마음을 담다’ (갤러리도스신관, 서울)
2019년 아트스페이스 류 선정작가 초대개인전 (아트스페이스류, 용인)
2018년 초대개인전 ’The Paper Bag of Thought' 展 (유나이티드 갤러리, 서울)
2016년 신혜선-‘순간을 takeout하다’展 (갤러리 이즈, 서울)

<아트페어>
2022년 SHAF SEOUL HOTEL ARTFAIR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서울)
2021년 AHAF ASIA HOTEL ARTFAIR (나인트리프리미어호텔 인사동, 서울)
2020년 PLAS 조형아트페어 (COEX, 서울)
2020년 서울디자인아트페어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서울)
2020년 서울세라믹아트페어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서울)
2020년 ROMAN호텔아트페어 (포레힐호텔, 서울)
2019년 서울아트쇼Seoul Art show (COEX, 서울)
2018년 Patron Center Beach Art Fair (서피비치, 양양)
2017년 서울아트쇼Seoul Art show (COEX, 서울)
2016년 뚝섬POPART페스티벌 (나루아트센터, 서울)  
2015년 COAF 오렌지아트페스타 ‘그림 있는 여름’展 (웰리힐리, 횡성)
2013년 BIAF 부산국제아트페어 (BEXCO, 부산)
2012년 BIAF 부산국제아트페어 (BEXCO, 부산)

<단체전>
2023년 ‘ARDOR'이화여대 동문 도림전 43회 展 (KCDF, 서울)
2022년 WINDOW OF THE TIME_열린 창의로서의 예술 (이랜드헤이리 갤러리, 파주)
2022년 MYOUNG:JAK_MYOUNHSTUDIO &ARTISTS (COLLAST성수, 서울)  
2022년 현대미술작가회 ‘빛, 색 그리고 직관’ (더숲갤러리, 서울)
2022년 ‘Rebooting’이화여대 동문 도림전 42회 展 (KCDF, 서울)  
2022년 서울클럽 'ARTS'展 (서울클럽, 서울)
2022년 구하우스미술관기획전 'Size does Matter' (구하우스미술관, 양평)
2022년 갤러리박영 'THE SHIFT 소품' 展 (갤러리박영, 파주)
2021년 갤러리박영 THE SHIFT  6기 선정작가전 ‘호흡展’ (갤러리박영, 파주)
2021년 현대작가회 ‘열정 꽃피다’ 展 (의정부예술의전당, 의정부)
2021년 ‘CROSS TIME' 이화여대 동문 도림전 41회 展 (한국문화정품회관, 서울)
2021년 화이트원 신진작가공모기획전_호모 비아토르: 길 위의 사람 展(갤러리화이트원, 서울)  
2021년 아트허브 VR갤러리선정작가전_VR 가상공간을 거닐다 (아트허브 VR 가상갤러리)  2021년 ‘양구백토 1000개의 빛이 되다’프로젝트 (양구백자박물관, 양구)
2020년 산울림 아트앤크래프트 신진작가초대전 (산울림아트앤크래프트, 서울)
2020년 RAMADA PLAZA 미술식당-여행, 쉼 4인작가초대전 (라마다호텔, 제주)  
2019년 현대미술작가 전 (양평군립미술관, 양평)
2019년 은행나무展-꽃 비가 내리네요 (한전아트센터, 서울)
2018년 현대미술작가회 기획초대전 (세미원갤러리, 양평)
2017년 한국-벨기에 교류전, 홍익대학교 (Art & Space312 갤러리, 서울)
2017년 현대미술작가회 기획 초대전(양평군립 미술관, 양평)
2017년 BUY ART (Hongik Gallery mall, 서울)
2016년 ECAF : Ewha Craft & Art Fair (이화여자대학교미술관, 서울) 외 다수

<수상>
2021년 갤러리탐 신진작가 선정
2021년 갤러리화이트원 신진작가 선정
2021년 아트허브 VR 온라인 갤러리 작가 선정
2020년 갤러리박영 THE SHIFT 작가 선정
2020년 산울림 아트앤크래프트 신진작가 선정
2020년 서울예술재단 & 표갤러리 신진작가 선정
2020년 서울세라믹아트페어 초대작가 선정
2018년 아트스페이스 류 신진작가 선정
2018년 Patron Center Beach Art Fair 선정작가
2016년 예술과 해커톤 : 로봇과 드론 - 최우수상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국립현대미술관)

청년타임스 정수연 디렉터(syyw032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