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대기업들 계약하자고 난리... 재야의 유통사 '예스아시아'는 어디 [현장+]

23일 서울 성동구 예스풀랜드에서 조슈아 라우(Joshua Lau)  예스아시아 창립자 겸 대표이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 = 박재형 기자

“같이 하고 싶은 게 많아요. 기대가 정말 큽니다.”

23일 저녁 서울 성동구 카우앤독빌딩 1층. 국내 한 화장품 대기업 임원이 인파를 뚫고 조슈아 라우(Joshua Lau) 예스아시아 대표에게 명함을 건네며 한 말이다. 그는 “지금 물량은 성에 안 찬다”면서 “더 많이, 더 오래 파트너십을 맺고 싶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2021년 홍콩 증시 상장 후 전 세계에 K뷰티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예스아시아가 국내 첫 오프라인 쇼룸을 열어 소비자 접점 강화에 나섰다. 예스풀랜드(Yesful Land)로 불리는 이 공간은 “당신만의 ‘예스’를 찾으라”는 기업의 슬로건에 걸맞게 교류와 체험의 장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행사장에서 만난 조슈아 대표는 “예스아시아는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예스를 외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준다”며 “예스풀랜드는 단순한 공간을 넘어 이러한 철학을 확장하는 커뮤니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예스아시아는 400개 이상의 파트너사와 글로벌 40만명 규모의 인플루언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B2B(기업간거래)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을 아우르며 K뷰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B2B는 ABW(Asian Beauty Wholesale)에서 소비자거래는 이커머스 플랫폼 예스스타일을 통해 투트랙으로 진행하는 식이다.

그룹의 핵심은 오프라인 유통과 온라인 커머스를 정교하게 연동하는 사업 구조에 있다. ABW는 세계 17개국 21개 리테일 업체와 손잡고 유통망을 구축한 상태다. 미국의 울타와 TJX를 비롯해 영국의 프라이마크, 독일의 플라코니, 멕시코의 샐리뷰티 등이 주요 협력사다.

이러한 B2B 인프라가 시장에서 브랜드의 노출도를 높여준다면, B2C 판매망은 현지화된 소비자 경험을 수집하고 데이터 가공을 담당한다. 1800만명 규모의 회원에 기반한 거대 트래픽을 활용해 소비 성향에 따른 재고 최적화와 트렌드 예측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을 브랜드사에 제공하는 것이다.

조슈아 대표는 “B2C와 B2B를 아우르는 통합 지원 체계가 핵심”이라고 전제하면서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첫째로 훌륭한 제품이 있어야 하고, 둘째 강력한 마케팅 지원이 필요하며, 셋째 B2B 유통망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스아시아는 해당 영역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파트너 브랜드의 글로벌 마케팅과 해외 유통을 돕는다”고 덧붙였다.

23일 문을 연 예스풀랜드가 국내 화장품 실무 담당자와 인플루언서로 북적이고 있다. / 사진 = 박재형 기자

국내에서 예스스타일의 이름이 아직 낯설지만, 무대를 글로벌로 옮기면 얘기는 달라진다. 예스스타일의 SNS(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81만명으로, 112만명을 보유한 올리브영을 가뿐히 넘어선다. 예스풀랜드가 갖는 상징적 의미 역시 클 수밖에 없다. K뷰티의 본거지에서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스풀랜드는 기획자와 생산자, 소비자가 모여 머리를 맞대고 또 다른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는 ‘허브’를 지향한다. 40여개 파트너사를 추려 초청한 이번 행사에서도 실제 실무자간 의견교류가 활발했다. 국내 화장품 업체의 한 B2B 영업 담당자는 “예스스타일은 K뷰티 전문 역직구몰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채널로 평가받는다"며 "신생 브랜드나 해외 확장을 원하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 사이에서 예스스타일 입점 문의가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ABW와 예스스타일 양대 축에 힘입어 그룹의 실적은 그야말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억4578만 달러(약 4975억원), 순이익은 1904만 달러(약 273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71.7%, 151.5% 증가한 수치다. 성장세는 올해도 가파르게 유지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49.3% 증가한 2억4393만 달러(약 3508억원), 26.7% 늘어난 1408만 달러(약 202억원)에 달했다. 북미를 중심으로 유럽과 중동, 중남미 지역에서 최대 세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 주효했다.

예스풀랜드는 예스아시아의 국내 첫 오프라인 쇼룸이다. / 사진 = 박재형 기자

조슈아 대표는 예스아시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민첩함을 꼽았다.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행보가 그 예다. 대표적으로 올해 4월 경기도에 14만7000제곱피트(약 4130평) 규모의 대형 물류창고 가동을 시작했다. 국내 제품을 직매입해 보관하고, 보다 발 빠르게 공급하겠다는 계산에서다. 이어 5월에는 홍콩에 240대 자율이동로봇(AMR)을 갖춘 두 번째 스마트 웨어하우스(물류창고)를 열기도 했다. 상반기 매출 대비 운송비 비중이 전년 21.5%에서 19.2%로 줄어든 배경이다.

다만 조슈아 대표는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이다. 여전히 글로벌 관점에서 K뷰티는 주류 시장에 진입하는 초기 단계일 뿐이라며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조슈아 대표는 “전 세계 인구 중 상당수가 이미 뷰티 제품을 소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남성 소비자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모든 소비자가 K뷰티를 만나고 우수한 품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K뷰티의 베스트 프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조슈아 대표가 23일 서울 성동구 예스풀랜드에서 예스아시아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박재형 기자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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