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쏠림, 언제까지 이어질까? f. IBK투자증권 박근형 부장

#시장 동향

코스피는 4.04pt 하락한 2531.23pt로 출발했습니다. 외국인은 현선물 매도, 기관은 코스피200과 선물 매수로 출발했습니다. 반도체 소부장, PCB 등 휴대폰 부품, LCC, 자동차 부품 및 타이어, 화장품 면세점, 보험, 야놀자 관련주 등 테마가 강세였습니다. 특히 야놀자의 뉴욕 증시 상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야놀자에 투자한 기업들의 수익실현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코스피는 미국 증시 훈풍에도 개인과 외국인이 대형주 중심으로 매도하고 FOMC 대기 심리가 지수 하락을 견인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양도세 기준 완화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발언도 지수 상방을 제한하는 요인이었습니다.

퀄리타스반도체, 제주반도체 등 기존 온디바이스 AI 주도주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관련 섹터가 주춤했습니다. 2차전지 관련주는 낙폭이 확대되며 최근 수요 둔화를 반영했습니다. LS머트리얼즈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블루엠텍 등 신규 상장주로 수급 쏠림이 지속됐습니다.

내일 새벽(한국시각) 12월 FOMC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강화되며 오후 들어서 코스피 하락폭이 커졌습니다. FOMC에서 점도표 변화와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그 동안 시장에서 확산되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줄지 여부가 관건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12월 FOMC를 앞두고 장중 달러 인덱스가 상승하며 1320원에 근접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 통신업, 증권, 보험 등 고배당 경기방어 업종들이 수익률 상위권에 위치했습니다. 운수창고는 항공주가 연이어 상승세를 기록한 반면 철강 금속, 기계가 가장 부진했습니다. 기계는 이번주 급등한 LIG넥스원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했고 화학, 전기전자가 부진한 가운데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 밸류체인도 약세였습니다.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에 하락했습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상승한 반면 일반전기전자와 화학은 약세였습니다. 종목별로는 전날 상장한 LS머티리얼즈가 상한가를 기록한 반면 에코프로비에,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2차전지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해 코스닥 약세를 주도했습니다.


#업종 동향

1. 갤럭시 S24 'GPT-4' 및 '제미나이' 탑재 가능성... PCB, MLCC 상승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손안에 자체 인공지능(AI)이 탑재된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시대가 본격 도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는 1월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신제품 공개를 앞둔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과 구글 등이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줄줄이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17일 공개 예정인 갤럭시 S24 시리즈에 자사의 AI '삼성 가우스'(Samsung Gauss) 뿐만아니라 다른 회사 AI 모델을 나란히 온디바이스로 내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오픈AI의 'GPT-4'나 구글이 지난 6일 공개한 '제미나이'(Gemini)가 갤럭시 S24 시리즈에 함께 탑재될 AI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태성, 대덕전자, 심텍, 삼성전기, 화인써키트 등 온디바이스 AI와 PCB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이날 대신증권은 MLCC 기업들이 IT 시장 회복 속에 전장향으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MLCC 업체는 IT에서 비IT, 전장향 등 포트폴리오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자동차는 패러다임 변화로 전기자동차 생산 확대, 자동차의 전장화 및 자율주행 채택으로 자동차 1대당 MLCC 소요원 수가 증가합니다. 또 자율주행 3단계를 도입한 자동차 출시가 많아지면서 MLCC 수요도 동반하여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한계를 자동차가 대체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전기는 IT향 비중이 높으나 전장용 및 산업용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IT향은 고성능 및 고용량에서 점유율 증가를 추구하는 동시에 중국 천진 공장의 활용, 순수 전기자동차 중심의 신규 고객 확보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장향 매출 비중은 2022년 16%에서 2023년 20%, 2024년 23%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메모리보다 비베모리 중심의 반도체 패키지, 초다층PCB(MLB) 분야가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글로벌로 AI 투자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부가 제품인 HBM 생산에 집중하고 있고 이에 따라 FC-BGA 기판의 수요 증가도 높습니다. FC-BGA는 빅데이타 활용과 패키징의 기술 발전으로 활용 분야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수요가 PC와 서버에서 점차 자동차, 가전, 통신부품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본 이비덴, 신코가 주도하고 있지만 한국의 삼성전기, 대덕전자가 투자 확대로 격차를 줄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1-1. 삼성전자-SK하이닉스, ASML과 반도체 협력

지난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1% 상승하며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또 경신했습니다. 이에 따라 AMD(+2.38%), 브로드컴(+4.18%), 엔비디아(+2.21%) 등이 상승했습니다.

삼성전자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1조원을 들여 국내에 연구개발(R&D)센터를 짓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와 ASML은 내년부터 총 1조원을 투입해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을 연구하는 센터를 설립하고 공동으로 운영하는 내용의 MOU를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ASML 본사에서 맺었습니다. 또 SK하이닉스는 ASML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 사용할 '수소가스'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역대급 사이클을 맞아 글로벌 D램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과거 상승 사이클과 달리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주도하면서 기존 시장을 훨씬 넘어서는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메모리 반도체 시장 업황 회복으로 오는 2025년에는 D램 시장이 역대 최대 수준의 매출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최근 전망을 통해 내년 글로벌 D램 시장이 88% 성장해 874억 달러(약 115조2,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오로스테크놀로지, 테크윙, 파크시스템스, 에프에스티, 에스앤에스텍, 아이엠티, 두산테스나, 티씨케이, 네패스아크,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했습니다.

KB증권은 AI로 반도체 탑재량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24년 AI 서버 출하량은 168만대로 올해 (122만대) 대비 38% 증가되고 전체 서버에서 차지하는 AI 서버 비중도 올해 9%에서 내년 12%까지 확대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2027년까지 AI 서버 출하 성장률은 연평균 36%로 일반 서버 성장률인 10%를 3배 이상 상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미 클라우드 (CSP) 업체인 AWS, Google, Microsoft, Meta 등은 엔비디아 및 AMD GPU 탑재 뿐만 아니라 독자 개발한 AI 칩 (ASIC)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학습 (Training)에서 추론 (Inference) 분야까지 AI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추론용 AI 반도체 솔루션도 단순 로직에서 복합 분야로 진화하며 NPU(Neural Processing Unit)를 중심으로 4개의 HBM이 탑재될 전망입니다. 현재 AI 시장의 주요 제품인 엔비디아 H100에는 4개의 HBM이 사용되지만 내년 출시될 엔비디아 H200, B100 및 AMD의 MI300에는 각각 6개, 8개 HBM이 탑재되고 판가(ASP)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따라서 2024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HBM은 가격(P)과 출하(Q)가 동시에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향후 AI는 클라우드, 온디바이스로 확장되며 대용량 고성능 AI 컴퓨팅이 가능한 클라우드와 에너지 효율이 높은 디바이스를 오가며 사용자들이 원하는 AI 데이터를 적재적소에 처리하게 되는 시장으로 진화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특히 AI 반도체는 클라우드와 온디바이스 AI에서 탑재량이 2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클라우드 GPU에는 4개의 HBM이 사용되지만 내년부터 HBM 탑재량은 8개로 늘어나고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PC 등)도 향후 DRAM, NAND 탑재량이 현재 대비 2배 이상 증가되며 메모리 컨텐츠 (Memory contents)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최대 수혜주라고 평가했습니다.

CXL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차세대 메모리 기술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시장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AI) 칩 수요가 최근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HBM 시장에서 주춤했던 삼성전자는 CXL 기술을 선점해 초격차 전략을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이고 인텔·AMD·엔비디아 등 세계적인 칩 설계업체도 주목하는 분야입니다. 관련 장비를 일찌감치 개발한 네오셈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배경으로 풀이됩니다.

데이터가 폭증하는 AI 시대가 열렸지만 기존 컴퓨팅 규격(PCIe)에서는 D램 모듈을 마음대로 설치하는 게 제한적이고 물리적 확장이 어렵습니다. 기존 서버 시스템에서는 CPU당 꽂을 수 있는 D램 모듈이 평균 최대 16개입니다. TSV로 더 쌓는건 또 발열문제가 심각합니다. 16단도 힘든 기술입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AI와 머신러닝과 같은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PC에 CPU, GPU, D램 등을 꽂을 수 있는 물리적 한계가 있는 공간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병목현상 없이 처리하는 기술로 CXL이 등장했습니다. 즉 CPU 혹은 GPU와 메모리 반도체 사이의 도로를 기존 2~3차선에서 8차선, 10차선 이상으로 대폭 늘리고 효율화하는 최신 인터페이스 기술입니다. 서버의 메인 메모리 용량과 성능을 비교적 낮은 비용에 높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기존 컴퓨팅 구조에서는 CPU와 메모리가 하나의 블록으로 분리돼 있습니다. 개별적인 CPU와 메모리가 수직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입니다. 반면 인공지능(AI) 기능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CPU가 다른 CPU의 메모리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병렬화'가 중요합니다. CXL 3.0에서는 다수의 CPU가 하나의 메모리 풀을 공유하는 형태로 발전해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집니다. CXL은 DDR5를 기반으로 생산됩니다.

그런데 CXL로 가려면 PCle가 핵심입니다. 즉 디램은 슬랏에 한계가 있는데 PCle를 통해서 확장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퀄리타스반도체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CXL은 서버에 필요한 D램을 거의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병목현상을 줄이고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인텔·AMD·엔비디아 등 세계적인 칩 설계 업체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메타·구글·화웨이 등 굴지의 정보기술(IT) 회사도 'CXL 컨소시엄'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규격 확정과 활용 가능성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욜그룹에 따르면 세계 CXL 시장은 2028년 150억 달러(약 20조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CXL 규격과 호환할 수 있는 CPU 종류가 10% 미만이지만 2027년 이후에는 세상에 있는 모든 CPU가 CXL과 연동할 수 있도록 설계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HBM 시장에서 다소 고전한 삼성전자는 CXL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5월 업계 최초로 CXL 2.0을 지원하는 CXL D램을 개발했고 삼성전자는 인텔과 협력해 CXL D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도 최신 D램 규격인 DDR5 제품으로 만든 CXL D램 모듈을 내놓으며 기술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네오셈, 퀄리타스반도체, 오킨스전자, 코리아써키트, 와이아이케이, 파두,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엑시콘 등 관련 기업이 부각됐습니다.


2. 전기차 충전시장 성장 전망 및 정부의 전기차 충전기 산업 육성 기대감

산업통상자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민관 합동 ‘모빌리티 충전산업 융합얼라이언스’ 발족하고 '전기차 충전기 산업 육성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정책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친환경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충전인프라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2030년에는 32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수출 기회가 커지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육성과 수출 확대 정책이 필요합니다.

산업부가 국제에너지기구의 자료를 인용해 전 세계 전기차 이용량은 전년 3000만대에서 2030년 2억4000만대로 증가할 전망으로 전 세계 전기차 충전기 보급도 같은 기간 270만기에서 1270만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충전기 산업의 역량 강화, 해외시장 진출 확대, 충전기 생태계 활성화 등을 3대 축으로 2030년까지 5대 핵심기술 SW를 확보한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시장 점유율을 2022년 1.2%에서 2030년 10%로 끌어올리는 한편 매출 500억원 이상 충전기 제조사를 5개 이상 육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휴맥스, 아이엘사이언스, 와이엠텍, 모트렉스 등 일부 전기차 충전소와 충전기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3. 야놀자, 내년 美 증시 IPO 기대

전날 언론에 따르면 야놀자가 내년 글로벌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야놀자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출신 신임 CFO를 선임한 데 이어 뉴욕증권거래소가 이를 축하하는 게시물을 대대적으로 전광판에 게시했습니다. 이는 올해 3분기 글로벌 사업 확대로 역대 최대 실적까지 거두며 지난해 나스닥의 축전에 이어 또다시 미국 IPO업계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또 미국과 한국의 IB업계에선 야놀자가 내년 예비심사 청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야놀자 관계자들이 수차례 뉴욕을 방문한 것도 목격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편 야놀자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해 IPO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그래디언트, 아주IB투자, 한화투자증권, SBI인베스트 등 야놀자(Yanolja)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4. 신조선가지수 45주 만에 하락... 조선업 피크아웃 우려

일부 언론에 따르면 거침없이 상승하던 신조선가지수가 45주 만에 하락했습니다. 클락슨리서치는 지난 8일 신조선가지수가 177.08로 1일(177.14)보다 소폭 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올해 1월27일(162.67)부터 이어진 44주 연속 상승세가 이날 마침표를 찍은 것입니다. 신조선가의 선행 지표 중 하나인 중고선가지수도 함께 떨어졌으며 여기에 내년 선박 발주량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란 예상까지 겹치며 조선업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 HD현대중공업, 태웅, 대창솔루션, 세진중공업 등 조선 및 조선기자재가 하락했습니다. 3년치 이상 일감을 쌓아둔 국내 조선업계는 “신조선가 상승세가 주춤할 수는 있지만 대세 하락기로 접어든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