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 7천만명…광주가 ‘통과 도시’가 된 이유
숙박 소비 0.8%로 급감
방문객 90% 호남권 편중
"콘텐츠, 체류 연계 노력"

광주를 찾는 관광객 수가 연간 70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정작 지역 경제에 남기는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문객 수는 늘었으나 체류 기간이 짧고 소비가 적은 '저효율 관광'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광주가 체류지가 아닌 단순 경유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광주 방문객은 7200만명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2016년 약 4900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새 2300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관광 소비 지출 증가율은 2.4%에 그쳤으며, 특히 숙박 지출 비중은 10년 전 2.1%에서 지난해 0.8%로 급감했다. 방문객 상당수가 당일 일정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체류형 소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지출 구조에서도 한계는 뚜렷하다. 쇼핑(48.1%)과 식음료(30.2%)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숙박(0.8%)과 레저서비스(1.9%) 비중은 극히 낮다. 주요 방문지도 대형 유통시설과 문화시설에 집중되며, 장기 체류를 유도할 만한 연계 콘텐츠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 같은 '통과 도시'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는 호남권 중심의 방문객 구조가 꼽힌다. 전체 방문객의 90% 이상이 전남·전북 등 호남권 주민으로 나타나며, 광주가 관광 목적지라기보다 '생활권 소비 도시'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광주와 전남지역은 하루 평균 28만명이 교류했던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광주의 대표 관광지는 각기 뚜렷한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체류로 이어지지 못하는 공통된 한계를 드러낸다.
무등산국립공원은 사계절 자연경관과 접근성으로 당일 방문 만족도가 높지만, 산 주변 숙박·체험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국립 5·18민주묘지, 전일빌딩245 등 세계적인 문화·역사 콘텐츠를 보유하고도 인근에 부티크 호텔이나 테마 숙소가 부족해 체류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광주 유일의 테마파크인 패밀리랜드 마저도 오는 6월 위탁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어 존폐 기로에 놓여있다. 새로운 운영자를 찾는다고 하더라도 우치공원 활성화 사업 민간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전면적인 리모델링이 어려워 노후 시설을 유지한 채 운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광주시는 '2025 광주 방문의 해'를 통해 숙박 방문객 5.9% 증가, 평균 체류시간 8.6% 증가라는 성과를 냈으나 단기 이벤트 효과에 가깝고, 관광 구조 전반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광주 관광이 단순한 방문객 수 경쟁을 넘어 질적 전환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역의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가족 단위 체류형 콘텐츠 개발과 야간 경제 활성화는 물론, 전남과의 광역 관광벨트 구축을 통한 숙박 인프라 확충 등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광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지역 여행사와 협력해 당일 관광 상품뿐만 아니라 '소년의 길', '야구광 트립', '씨네로드' 등 5·18, 프로야구, 미식, 예술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며 "광주의 매력을 체감할 수 있는 지역 특화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머무는 관광도시'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