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개선 조건부 승인
금융위 "조건 안지키면 시정명령·주식처분명령 가능"
금융위원회가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는 은행·증권·보험 등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사업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됐다.
관련업계에는 우리금융지주가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아 은행 이자이익에 따라 전체 그룹 실적이 좌우되던 취약점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2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등급이 3등급으로 하향조정돼 자회사 편입승인 기준에 미달했지만,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 등을 토대로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 및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 등이 차질 없이 이행되는 경우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 하향 요인 시정 등으로 종합등급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라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금융위는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내부통제개선 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2027년 말까지 이행실태를 반기별로 금감원에 보고토록 했다. 금감원은 보고 내용을 점검해 연 1회 금융위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위는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내부통제개선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 경우 시정명령에 더해 주식처분 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중대형 보험사를 인수함에 따라 종합금융그룹으로서 고객 서비스를 향상하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와 보험사 등의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는 완전 민영화를 이룬 우리금융지주의 최대 숙원 과제 중 하나였다.
우리금융지주는 두 생보사를 최종 인수하게 되면서 은행 의존도를 기존 90%에서 80%로 약 10%포인트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그룹 자산과 당기순이익 중 보험 부문 비중이 10% 내외라는 점을 고려한 계산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또 우리은행이 가진 방카슈랑스 판매 채널을 통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성장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동양생명이 최근 경쟁사들과 달리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해 보장성 보험 판매를 확대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금융업계는 우리금융이 은행에 국한하지 않고 기존 계열사들과 보험사 간의 협업을 통한 그룹 내 시너지 강화를 전방위로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보험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 계좌와 잔액을 늘리는 동시에 증권 거래와 펀드 가입, 카드 발급 등을 유도할 수도 있다.
보험업이 시니어·헬스케어 사업을 겸영할 수 있는 유일한 금융업이라는 점도 미래 먹거리 창출에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
최종 인수 절차는 7월초 마무리될 전망된다. 동양ABL생명과 협의해 주주총회 일정을 결정하고, 주주총회 개최일에 인수대금을 납입하고 주식을 인수하면 거래가 종결된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3월 중순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낮춰 금융위와 우리금융에 통보했다. 우리금융지주가 3등급을 받은 것은 2004년 이후 21년만이다.
금감원은 당시 우리은행에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730억원 불법대출을 포함해 2000억원대에 달하는 부당대출 및 사고 이후 보고·수습 과정에서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또 임종룡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에도 불법 대출이 상당수 취급됐음을 별도 명시하는 등 '책임론'을 꾸준히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위 안건검토 소위원회에서는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에 열거된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외 내부통제나 지배구조 등 재무적 항목 외 다른 조치들을 통해서도 해당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