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그럴 사정 있었다"…관저 '공사감독자'의 국감 진술
준공검사 없이 준공 서명…"현장노무자 인건비 지급 위해"
무자격 21그램 41억 견적…"인테리어만 시키려 무시했다"
김건희 현장방문 의혹에는 "나 있을 때는 그런 일 없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인정…그러나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감사원 감사로 드러난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공사와 관련해 당시 현장 공사감독자가 25일 국정감사장에 출석했다. 이 감독자는 현장 노무자 인건비 지급이 시급해 '준공검사 없는' 준공을 했다고 진술했다.
정부청사관리본부 권준영 노사후생과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종합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권 과장은 관저 공사 때 대통령실에 파견돼 행정관으로 근무했고, 감사원 감사보고서에는 '비서실 공사감독자'로 적시됐다. 그는 2022년 8월 실제 공사내역이 담긴 준공도면도 없이 준공조서에 서명해 관저를 준공처리했다.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권 과장에게 "1차 조서에는 혼자 서명하고 2차 때는 행안부와 공동 서명했다.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라는 걱정에 그렇게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권 과장은 "행안부와 협의해 그렇게 진행됐다"고 답했다.
채 의원은 준공절차가 위법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당시 상관이었던) 김오진 비서관이 서명하라고 지시했느냐"고 추궁해 "그런 지시를 받은 적 없다. 급히 준공처리를 해야 될 상황이었기에 내부 논의를 거쳐서 진행했다"는 답을 들었다.
권 과장은 "그때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준공일로부터 5일 뒤인가 추석명절이었는데, 현장 노무자들이 추석 전에 인건비 받기를 원해서 어쩔 수없이 그랬다"고 밝혔다. 채 의원은 "동네에서 작은 공사를 해도 이렇게는 안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면허가 없어 증축공사가 불가능한 인테리어업체 21그램이 공사에 관여한 배경을 캐물어 권 과장으로부터 "저는 (21그램 추천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답을 들었다.
윤 의원은 "인테리어업체인 21그램이 증축공사에 적합한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권 과장은 "21그램이 실내건축업 면허를 갖고 있어서, 관저 인테리어 계약을 행안부에 요청했다. 공사 시작할 때는 21그램이 인테리어만 하는 걸로 알았다"고 답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계약서 작성 전에 21그램으로부터 41억원대 견적서를 받지 않았느냐. 금액만 봐도 인테리어 외 다른 공사까지 다 포함된 견적 아니냐"고 질타했다. 권 과장은 "견적서는 무시하고 12억원대 인테리어 계약만 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증축공사에 35억원대 예산이 최종 투입된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런 식으로 41억원짜리 공사가 12억원이 되고, 다시 35억원이 되는 계약을 정부청사관리본부에 근무하면서 본 적 있느냐"고 추궁했다. 권 과장은 "이런 형식의 계약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41억원짜리가 12억원이 되고, 다시 35억원이 되는 일종의 다운계약서 아니냐"며 "계약서를 거짓으로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성회 의원도 권 과장을 증언대에 불러세웠다. 김 의원은 대통령부인의 '직접 감독' 여부를 집중 질의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가 현장에 가서 공사 요구를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느냐"고 물어 "없다"는 답을 받았다.
"경호처에서 공사 중지시키고 현장 노무자들을 실내에 들여보낸 적 있으냐"는 질문에는 "제가 있을 때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답이 나왔다. "이미 공사된 부분을 뜯어내고 다시 공사한 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권 과장이 "일부 있었다"고 인정했다.
김 의원은 "업무 부담이 심해서 현장에 자주 못갔고 공사업체 검증도 못했다고 토로했던데, 본인의 현장 제어권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현장에서 빠진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권 과장은 "대통령실 이전TF가 한시적 조직이라 인력 지원이 되지 않았다. 동시에 7~8건 공사를 관리했기 때문에 여력이 부족했다는 의미"라며 부인했다.
권 과장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인정했다. "불법이 발생했지만 부득이했다고 생각하느냐"는 김 의원 질문에는 "저와 관련자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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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장관순 기자 ksj081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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