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처음 겪는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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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건국 250주년을 맞은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을 꼽으라 했을 때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등은 늘 수위를 차지한다.
의외의 인물이 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이다.
20세기 이후 최소한 '팍스 아메리카나' 시기 미국 대통령들은 세계의 대통령이자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지도자였다.
국제사회와 마찬가지로 미국인들 자신이 그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유형의 대통령에 당황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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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건국 250주년을 맞은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을 꼽으라 했을 때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등은 늘 수위를 차지한다. 의외의 인물이 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이다. 공(功)만큼이나 과(過)가 뚜렷한데도 전체 45명 중 비교적 상위권을 맴돈다. 투표권을 확대해 본격적인 대중 민주주의를 확립한 최초의 흙수저 출신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은 빛이다. 반면 아메리카대륙 원주민을 서부로 강제 추방한 이주정책은 두고 두고 흑역사로 기억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1기 백악관에 있던 그의 초상화를 치워버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복귀 직후 다시 걸었다.

2017년 힐러리 클린턴과 맞붙었던 미국 대선전에서 트럼프의 승리 원인을 ‘거들먹거리는 좌파 탓’으로 돌리는 분석이 많았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말했던 ‘브라만 좌파’요, 우리나라로 치면 ‘강남 좌파’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미국 진보 계열 정치인들이 입으로는 서민을 위한다 하면서 실상은 최상류층 생활을 누리는데다 설교적이며 건방지기까지 해 정나미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 심리를 교묘히 비집고 들어간 게 트럼프다. 학벌 집안 자산 등에서 자신들이 그토록 싫어하던 ‘리무진 좌파’와 전혀 다를 게 없는 사람인데도 말이다.
국제질서를 흔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태가 점점 도를 넘고 있다. 집권 2기에 들어서자마자 관세 폭탄을 날리더니 핵무기 개발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이란에서 전쟁까지 일으켜 전세계를 또 다른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전쟁 개시 3주차에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는 최후통첩을 선포해놓고, 시한이 임박하자 “시간을 더 주겠다”며 딴소리 한다. 해협 개방을 위해 동맹국에 파병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이번엔 “호르무즈는 알아서 지키라”며 발을 뺀다. 어느 것이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도통 종잡을 수가 없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국제유가, 각국 증시, 주요국 환율이 요동친다.
트럼프가 추앙한다는 앤드류 잭슨은 미국인에겐 강인하고 솔직한 ‘터프가이’의 전형쯤으로 여겨진다. ‘미국인의 머리는 제퍼슨에, 심장은 앤드류 잭슨에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20세기 이후 최소한 ‘팍스 아메리카나’ 시기 미국 대통령들은 세계의 대통령이자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지도자였다. 트럼프는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대통령’이란 노골적인 비아냥을 듣는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면서 본인과 일가의 사적 이익에 부응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국제사회와 마찬가지로 미국인들 자신이 그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유형의 대통령에 당황하고 있을 것이다.
강필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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