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이 내놓은 '바람의 나라 클래식'이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유저들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사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에서 크리에이터가 개발 중인 '클래식 바람'과 콘텐츠 완성도에서 대조를 이루면서다.
유저들은 '클바'의 완성도가 높다며 '바클'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넥슨이 개발속도를 높이고 운영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저 '클바', '서버·고증·소통' 평가서 앞서

'바클'과 '클바'에 대한 유저의 평가를 비교하면 넥슨에 부정적인 반응이 쏠리는 분위기다. 특히 서버 안정성에 대한 지적이 주를 이룬다. 넥슨이 '바클' 오픈베타테스트(OBT)를 선보인 지난 9일 오전9시, 화면이 멈춰 있거나 검은 화면이 지속돼 접속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올라온 것이 시작이다.

오류가 계속 발생하는 것도 불편 사항으로 지적됐다. 오류 수정이 다소 더딘 점도 유저의 불편을 가중시켰다. 이 같은 오류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최근까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콘텐츠 구현이 아쉽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넥슨은 게임의 사냥터인 11개 성 중 △부여성 △동부여성 △국내성 △평양성 등 4개만 조성했다. 이밖에 캐릭터의 머리와 몸통이 따로 움직인다거나 스킬 사용이 어려운 점, 폰트와 화면 비율 등에 대한 문제점도 언급됐다.

유저와의 소통도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개선 내용을 건의하면 채팅이 금지된다거나 비정상 계정보호조치로 접속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메이플스토리 월드' 내 '바클' 페이지 댓글창은 1분에 3개씩 광고성 글이 자동으로 올라와 사실상 소통이 불가능하다.
일부 유저들은 즐겁게 게임을 했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부족한 대로 게임에 참여했다는 댓글도 있다. 특히 BM은 정액제에 그쳐야 한다는 유저가 적지 않았다.

반면 '클바'는 비교적 서버가 안정적이고 오류 발생률이 낮은 데다 수정도 빠르게 이뤄졌다는 것이 유저들의 중론이다. '클바'의 디스코드 공지에 따르면 '클바' 크리에이터는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전면 수정하는 작업 거쳐 이를 일괄 취합한 후 1차 테스트를 실시했다. 모든 오류를 수정했다고 판단한 후 테스트 월드를 종료하고 오픈베타 일정을 공개할 방침이다. 그러면서 수정 사항을 안내하는 한편, 테스트 기간의 업데이트 내용을 실시간으로 상세히 공유하고 있다.

'바람의 나라' 11개의 성을 모두 구현하며 2003년 버전의 '바람의나라'를 그대로 살리는 고증에도 공을 들였다. 소통의 양과 질도 다른 모습이다. '클바' 크리에이터는 유저들이 주제별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를 세밀화했다. '클바'의 디스코드는 △누락 제보 △고증오류 제보 △오류 사항 제보 등으로 유저의 피드백을 취합하는 한편 △원작 고증에 대한 도움으로 유저들과 함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아이템 거래 시스템도 갖췄다. 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바클'은 아이템 거래·교환 시스템이 없어 유저들의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넥슨 '바클', 안정보다 속도...빠른 유저 확보 우선
'바클'과 '클바'가 출시된 지 약 열흘이 지난 18일 현재, 각종 지적과 불만에도 넥슨의 '바클'은 각종 지표에서 유저의 '클바'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이날 오전9시40분 기준 △참여 플레이어 수는 '바클' 38만8500명, '클바' 6만8000명 △좋아요 수는 '바클' 3만6600명, '클바' 8200명 △디스코드 참여 인원은 '바클' 15만5899명, '클바' 2만6258명으로 차이가 크다.
넥슨이라는 거대기업이 내놓은 게임이라는 점에서 압도적인 마케팅 효과를 봤을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게임에서 확보한 ‘등급’ 유지 가능성이 유저 유입에 핵심 역할을 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클바' 크리에이터는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클바' 정식 버전 출시가 미뤄진 이유다. 반면 테스트 버전에서 확보한 등급은 정식 버전이 나오면 초기화된다. '클바' 유저들은 처음부터 게임을 다시 해야 한다는 의미다.
넥슨은 ‘속도전’으로 '클바'의 틈새를 공략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클'은 정식 버전이 나와도 초기화되지 않고 등급이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느린 개발속도는 유저들이 등급을 올리는 데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대신 넥슨은 서버 확보와 오류 수정, 고증 구현의 시간을 벌 수 있다. 실제로 '바클'과 '클바'에 모두 참여한 유저 A 씨는 '클바' 88 등급에 오르는 동안 '바클'은 33등급에 도달하는 데 그쳤다 .
즉 '클바'는 ‘안정’과 ‘완성’를 중시한 반면 '바클'은 ‘속도’에 집중한 모양새다. 결과적으로 '클바'는 ‘유저를 만족시키는 것’에 방점을 찍은 반면 '바클'은 ‘'클바'보다 유저를 빠르게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유저 A 씨는 <블로터>에 “전반적으로 넥슨의 '바클'은 게임의 흐름이 계속 끊기고 고증 구현 등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바클'을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클'과 '클바'에 모두 참여한 또 다른 유저 B 씨는 “넥슨이 자사가 만든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와 경쟁하는 모습을 보인 점이 아쉽다”며 “'클바'의 정식 버전이 나오면 어떤 게임에 참여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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