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외계+인'이 넷플릭스 드라마였다면 어땠을까?

▲ 영화 <외계+인> 2부 ⓒ CJ ENM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844] <외계+인> 2부 (Alienoid: The Return to the Future, 2024)

글 : 양미르 에디터

<외계+인> 2부 언론 시사회가 끝난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동훈 감독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고, 첫 질문부터 날카로웠다.

"1부가 잘 되지 않은 이유"에 대한 것이었고, 최동훈 감독은 "사람들에게 '왜 이렇게 됐을까?'라고 물으면 '다 네 탓이지'라고 하는 사람이 반이었고, '너무 파격적이었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계속 고민하는데 해답을 찾기가 되게 어려웠다. 그래서 남은 건 2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밖에 없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2년 전 여름, 1부의 리뷰를 주섬주섬 꺼내봤다.

극장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불러 모아야 하는 '여름 텐트폴' 시즌에, <외계+인> 1부는 154만 관객이라는 엄청난 흥행 참패를 경험해야 했다.

팬데믹 이후, 극장이 여러 차례 '가격을 인상'한 것이 독이 됐고, 무엇보다 '사전 입소문'이 중요한 시기가 됐는데, 평론가조차도 '호불호'를 낳는 현상이 생겨, 소비자 입장인 관객에겐 '선택할 명분'이 딱히 서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라면 이유라 할 수 있겠지만, <외계+인> 1부는 이후 한국 영화계의 흐름에 큰 변곡점을 찍은 작품이 됐다.

물론 <외계+인> 1부와 2부는 '수작'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부족하고, 그렇다고 '망작'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위치에 있는, 나름의 색채는 보유한 '괴작'으로 읽혔다.

외계인과 도사들의 결전이라는 시놉시스가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묘했다.

시놉시스만 듣고 처음 생각난 작품은 SF 서부극을 지향했던 <카우보이 & 에이리언>(2011년)이었다.

<아이언 맨>(2008년)으로 감독의 주가를 올린 존 파브로가 다니엘 크레이그와 해리슨 포드라는 명배우(여기에 샘 록웰, 폴 다노 같은 명품 배우들도 조연들로 기용한다)를 투톱으로 캐스팅한 다음, 흥미로운 설정을 부여했으나, 밋밋한 전개로 인해 망해버린 그 영화 말이다.

두 장르의 조합이 혹여나 어긋나 보이면 안 될 테니, 최동훈 감독은 와이어 무술, 총기 액션, CG로 꽉 채운 비행 장면 등 액션의 양을 줄이지 않으면서, 관객을 자신이 만든 어트랙션에 힘껏 태웠다.

어렸을 때 했던 상상을 교환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최동훈 감독의 의도는 충만했고, 때깔 있는 '블록버스터'로는 부적절하지도 않았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등 시상식의 수상 경력이 없으면 출연 자격조차 주어질 수 없는 느낌이 들 정도로, 등장한 배우들은 낭만적으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고, 그 연기를 보는 맛 자체는 확고했다.

문제는 최동훈 감독의 야심이,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외계인 이야기와 도술의 세계가 만났을 때 이질적인 결합이 주는 묘미"에만 있었다는 것.

<외계+인>은 그 의도대로, 에디터가 좋아했던 과거 영화들을 떠올리는 작품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토요명화>나 <주말의명화>에서 봤던 홍콩 무협 영화와 비디오로 빌려본 할리우드 SF 액션 블록버스터들이 외계인 촉수가 뇌를 찌르듯이 빠르게 지나갔다.

특히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차원 이동 영화 <스타게이트>(1994년),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담은 <인디펜던스 데이>(1996년)가 그랬다.

두 작품이 '비과학적인 내용'을 포함하는 등 허술한 인상을 주긴 하고, 당시 기사들만 확인해 읽어도 비평을 심심찮게 살펴볼 수 있으나,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킬링 타임 영화'라는 것은 시대가 바뀌어도 부정할 수 없다. (다행히 <외계+인> 1부는 설령 극장에서는 밀렸더라도, '부가판권' 공개 이후 그나마 재평가를 받은 작품이 됐다.)

다만, 그 시절 봤던 무협 영화와 SF 영화는 <외계+인>처럼 결합 상품으로 나오지 않았다.

하다못해 <카우보이 & 에이리언>도 단일한 시대에서 벌어지는 서사를 담아서, 한 편의 영화가 소화할 수 있는 정도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었으나, <외계+인> 1부와 2부는 풀어야 할 이야기가 넘쳐난다.

처음부터 새로운 세계관을 관객에게 주입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새 세계관과 인물을 저장하는 관객이 먼저 지치냐, 액션을 쏟아내는 영화가 먼저 지치냐의 대결로 이어진다.

그렇게 영화는 단일 작품이 품기에는 너무 광대한 세계관처럼 느껴졌다.

"이 작품이 '영화'라는 영상 예술 포맷에 어울렸을까?"라는 것.

만약에 조금 더 숨 고르기하고, 살을 붙여서 <외계+인> 1부와 2부가 Part1과 Part2로 나뉘어 공개하는 '넷플릭스 8~10부작' 정도의 드라마로 기획되었으면 지금 같은 비판은 덜 받지 않았을까?

얼치기 '무륵'(류준열), 외계인 죄수 호송을 관리하는 '가드'(김우빈), 천둥을 쏘는 처자 '이안'(김태리), 부부 도사라는 소문이 도는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의 모험은 '2부로 나뉜 단 한 편의 영화'로 모두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래도 <외계+인> 2부의 미덕이 있다면, 한국 영화로는 한 번에 두 편 분량의 작품을 제작한다는 힘든 도전을 '완수'해 개봉에 이르렀다는 의의에 있을 것 같다.

영화의 후반부, 현재의 한국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불현듯, <어벤져스>보다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가까운 B급 감성으로 펼쳐져 나쁘지 않았고, 분명 극장의 큰 화면에서 볼 만한 가치를 지닌 장면도 있었다.(그 무렵 들려오는 로이 오비슨의 'In Dreams'는 최동훈 감독이 꼭 영화에 넣고 싶었다며 야심 차게 삽입한 곡이었다고)

1부에서 나온 '캐릭터 설명'의 연속도 2부에서는 어느 정도 매듭을 짓고 탄력 있게 달려갔다.

다만, 1부가 생각만큼의 관객을 불러 모으지 못한 상황에서, 2부가 그 이상의 관객을 모을 수 있을 건가에 대한 '확신'은 아쉽게도 들지 않는다.

2024/01/03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외계+인 2부
감독
최동훈
출연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이하늬,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진선규, 신정근, 윤경호, 이시훈
평점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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