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실손, 병원 덜 가면 보험료 30% 감면 ‘유리’… 도수치료 잦으면 ‘불리’
실손 1.4조 적자에 관련법 개정
경증 본인부담률은 50%로 상향
중증 본인부담금 최대 500만원
고액치료 입원 환자 ‘보장 강화’
1·2세대는 계약유지가 더 유리
3·4세대는 5세대로 자동 전환


위중하지 않은 질병에 대해 본인 부담을 높이는 대신 보험료가 저렴한 ‘5세대 실손의료보험’이 나온다. 보험료는 이전 세대보다 30% 이상 저렴해지지만 가벼운 질병에 대해선 본인 부담률이 50%로 대폭 올라가고, 비급여 주사와 도수치료는 아예 보장에서 제외된다. 대신 중증환자의 본인 부담금은 상한선을 둬 중증 환자의 부담은 줄여준다. 따라서 보험금 청구 횟수가 적고 보험료가 부담되는 상황이라면 5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을 고려할 만하다. 다만, 그 반대라면 자기 부담금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신중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보험료 낮추고, 경증 보장 줄이고 중증 보장 강화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5세대 실손보험이 이르면 4월, 늦어도 상반기 중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지난 15일 5세대 실손보험 출시 등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시행령’ 및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에 대한 입법 예고 및 규정 변경 예고를 실시했다. 제도 개편의 목적은 실손보험 적자 구조를 개선하고 비급여 진료 남용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대형 손해보험사 4곳(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의 통계를 보면 지난 2024년 기준 다수의 가입자(65%)는 보험료를 내기만 하고 전체 보험금 지급액의 80%가 일부 가입자(9%)에게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손보험 손실 규모가 2024년 기준 1조4822억 원에 달하고 있어 이대로 두면 보험료는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나온 개선안이다.
5세대 실손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비급여 의료비를 ‘중증’과 ‘비중증’으로 구분한 점이다.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 질환 등 산정특례 대상 질환은 중증 비급여로 분류돼 기존과 동일하게 연간 5000만 원까지 보장된다. 본인 부담률 역시 입원·통원 모두 30%로 유지된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 입원 시에는 본인 부담금 상한을 연간 500만 원으로 설정해 고액 치료비 부담을 제한했다. 과거 본인 부담금의 상한이 없었던 것과 비교해 중증환자에 대한 보장을 강화한 것이다.
반면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영양주사, 각종 비급여 주사제 등은 비중증 비급여로 분류된다. 이 영역은 연간 보장 한도가 1000만 원으로 축소되고, 본인 부담률은 입원·통원 모두 50%로 상향된다. 통원 치료는 하루 20만 원, 입원은 1회당 300만 원까지로 한도가 설정돼 과잉 진료에 대한 보험 보장이 대폭 줄어든다.
보장 구조가 엄격해진 대신 보험료는 크게 낮아진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5세대 실손 보험료가 4세대 대비 평균 30%가량 저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40대 남성 기준 4세대 실손보험 원보험료가 약 1만7000원 수준인데, 5세대는 1만 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갈아탈까 말까
5세대 실손보험의 장점도 분명하다. 우선 급여 의료와 중증 질환 치료비 중심으로 적정 보상하는 상품으로 개편되면서 보험료 부담이 완화된다. 특히 중증 비급여에 대해서는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입원 시 연간 500만 원까지만 본인 부담금이 발생하도록 개선, 중증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더욱 줄어든다.
또 다른 변화는 임신·출산 관련 급여 의료비가 5세대부터 신규 보장된다는 점이다. 기존 실손보험에서는 임신·출산은 보장 공백 영역이었지만, 5세대부터는 급여 항목에 한해 실손 보장이 적용된다. 비급여 특약 역시 특약1(중증)과 특약2(비중증)로 구분돼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선택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반면, 비급여 진료를 자주 이용해온 가입자라면 보험료 인하보다 본인 부담 증가가 더 크게 체감될 수도 있다.
실손보험 세대별 전략도 다르다. 2013년 4월 이전 가입한 1·2세대 실손보험은 재가입 의무가 없어 계약 유지가 기본적으로 유리하다. 비급여 자기부담금이 거의 없고 고령기에 의료비 방어력이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선택형 특약과 계약 재매입 제도를 추진 중이다. 따라서 성급한 갈아타기보다는 추후 정책 방향을 지켜보고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3·4세대 가입자는 재가입 주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5세대로 자동 전환된다. 4세대는 2031년까지, 2·3세대는 2036년까지 모두 5세대로 이동하게 된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5세대 실손보험은 보편적·중증 의료비 중심으로 적정한 보장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공사(公私)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많은 고민이 담겼다”며 “기존 가입자 중 병원 이용 횟수가 적고 보험료가 부담되는 경우 5세대 실손보험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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