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진의 민감(敏感) 중국어] 광난

신경진 2026. 5. 3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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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7시 넘어 중국 산시(山西)성 류선위(留神峪) 탄광에서 가스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대형 광산사고, 광난(鑛難)이다. 당시 갱도에는 광부 247명이 있었다.

이튿날 새벽 관영 신화사는 사망자를 4명으로 보도했다. 오전 7시6분 8명으로 수정했다. 오전 9시23분 베이징에서 리창(李强) 총리의 지침이 내려왔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발표하라(及時准確發布信息).”

앞서 5월 4일 37명이 숨졌던 후난(湖南)성 류양(瀏陽) 폭죽 공장 폭발사고 처리 지침에는 없던 문구다. 최고 지도부가 정확하지 않은 발표임을 간파했다는 의미다.

그러자 진짜 ‘폭발’이 일어났다. 총리가 지시한 지 두 시간도 안 돼 사망자가 50명을 넘어섰다. 다시 20분 뒤 82명이 됐다. 갱도에 새로운 폭발은 없었다. 추가 붕괴도 없었다. 탄광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었다. 달라진 것은 오직 숫자를 공개하라는 중앙 정부의 의지였다. 결국 사망자는 8명에서 82명으로 열 배 늘었다. 죽은 사람이 새로 생겨난 것도 아니었다.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 숫자로 세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인재(人災)를 처리하는 중국식 패턴이다. 탄광 측이 애초 신고한 갱도 작업자 인원은 124명. 실제 작업자는 247명이었다. 17년 전 108명이 숨진 헤이룽장 신싱(新興) 광난 이후 500명 이상 동시 채굴은 금지됐다. 신고 외 123명은 시스템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GPS 위치추적 카드를 받지 못했다. 미신고 구역에서 채굴해야 해서다. 기록에 없는 사람은 죽어도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베이징이 관심을 갖기 전까지는.

네티즌 리위천(李宇琛)은 SNS에 이런 사망자 수의 변화를 ‘프로세스(流程)’라고 했다. 낮은 수치로 보고하고 상부의 눈치를 본 뒤 다시 보고한다. 시스템이 고장 난 것이 아니다. 시스템이 설계한 대로다. 사고가 나면 조사단이 꾸려지고 책임자는 구속되고 안전 캠페인이 펼쳐진다. 류양 사고 때도 첫 발표 사망자는 3명이었다가 다음날 26명으로 늘었다. 류양 사고 조사단을 꾸린 지 18일 만에 새로 조사단을 파견하게 됐다.

갱도 안의 광부도 시스템을 모르지 않는다. 산둥 출신 광부 장둥(張東·가명)은 봉황망에 “다들 돈 벌러 나온 것 아닙니까. 돈만 제대로 주면 됩니다”라고 했다. 석 달째 체불된 임금이 600여만원이라고 했다.

정치가 좌우하는 재난에 배인 비극성이다. 희생자의 명복을 빈다.

신경진 베이징 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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