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1분 마감…"유료 앱 써도 예약실패" 부모들 분통

#. 두 아이를 키우는 한모씨(31)는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려다 실패했다. 최근 소아청소년과가 줄어들면서 예약을 하지 않고 병원을 찾으면 2∼3시간 대기가 기본이다. 그나마 예약이 가능한 앱이 있지만 모바일 접수가 오픈 1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환절기를 맞아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진료 예약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소아청소년과가 부족한 데다 병원 진료 예약 서비스 앱 '똑닥'을 이용하더라도 경쟁이 치열해서다. 이 앱을 이용하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진료 접수와 실시간 대기인원 파악이 가능하다.
똑닥은 그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지만 지난달 5일 유료로 전환됐다. 비용은 월 1000원, 연 1만원으로 비싼 편은 아니다. 그러나 대다수 소아청소년과가 똑닥과 연계돼 진료를 받으려면 정기 구독이 사실상 필수다. 그마저도 무조건 예약이 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씨는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됐을 때 이용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두 아이가 병원 갈 일이 많아 한 달 만에 어쩔 수 없이 결제했다"며 "유료화 이후 똑닥을 사용하지 않는 소아과도 가봤지만 현장 대기가 2~3시간이라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2살 된 아들을 키우는 최모씨(32)도 "아이 관련 서비스나 물품에 부모들이 돈을 아끼지 않으니 육아 프리미엄이 붙곤 하지만 의료 부문까지 유료화하는 건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며 "가뜩이나 잘 보는 소아과 찾기가 어려운데 아이 키우기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유료화 전후 서비스 질에 차이가 없는 점도 불만 요인이다. 충남 당진에서 아이를 키우는 김모씨(34)는 "유료화하고 예약이 더 쉬워진 것도 아니고 똑같이 '예약 티켓팅'인 상황"이라며 "돈은 돈대로 내고 예약도 안 되니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앱을 통한 진료 예약이 가능한 소아청소년과가 늘었으면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른 아침부터 아픈 아이를 데리고 병원 '오픈런'을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한편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소아청소년과 병·의원 617곳이 개업했고 662곳이 폐업했다.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하는 의사들도 감소하고 있다. 올해 대학병원 50곳 중 38곳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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