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2.50% 또 동결…커지는 금리 인상 압박
신현송 총재 첫 금통위서 연 2.50% 유지
반도체 호황에 올해 성장률 전망 2.6%로 상향
고유가·고환율·집값 불안에 인상 압박 확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8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해 7월 이후 8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취임한 신현송 총재가 처음 주재한 금통위이기도 하다.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당장 금리 방향을 바꾸기보다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이란 간 종전 협상이 타결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될 경우 국제유가와 금융시장 변동성이 빠르게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확전 국면으로 이어질 경우 고유가·고환율 충격이 다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한은도 섣불리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과 5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췄다.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과 건설경기 침체, 미국 상호관세 영향 등이 겹치면서 통화 완화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 환율 불안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7월 이후 동결 기조가 이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물가 상승 압력도 다시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확대됐다.
실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로 한은의 기존 전망치(0.9%)를 크게 웃돌았다. 한은은 이날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0%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증시 역시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물가는 다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올라 목표 수준인 2.0%를 웃돌았다. 생산자물가지수도 2.5% 상승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환율과 부동산 시장도 부담 요인이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다시 1500원선을 넘어섰고, 서울 아파트 가격 역시 상승 폭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다만 한은은 아직 경기 회복 온기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일부 제조업이 성장을 이끄는 이른바 'K자형 회복' 양상이 이어지는 만큼, 성급한 긴축 전환이 내수와 취약 부문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동결 결정에도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전보다 한층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상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고, 신성환 전 금통위원 역시 퇴임 직전 "물가 우려로 금리 인하를 논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인상 소수의견이 제시됐거나, 최소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메시지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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