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집은 무려 반세기라는 세월을 견뎌온 연동형 단독주택입니다. 실내 면적만 88평에 달하는 이곳은 8명의 성인과 아이 1명이 함께 거주하는 대가족의 보금자리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낡고 답답했던 구조를 걷어내고 3대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도록 공간을 재구성한 이번 사례는 노후 주택 리모델링의 정석을 보여줍니다. 전체적으로 크림 화이트와 부드러운 우드 톤을 베이스로 삼아 50년이라는 세월이 믿기지 않을 만큼 화사하고 개방감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집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현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바닥의 화려한 꽃 패턴 타일입니다. 8개의 꽃잎이 그려진 이 패턴은 이 집에 거주하는 8명의 성인이 가족을 지켜준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좁은 현관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창가에서 들어오는 빛이 실내 깊숙이 전달될 수 있도록 유리 가벽을 활용했습니다.

특히 기둥과 천장의 날카로운 모서리를 둥글게 굴린 곡선 디자인은 시각적인 부드러움을 줄 뿐만 아니라 현관 바로 옆에 마련된 신명당으로 향하는 동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합니다. 맞춤형으로 제작된 신명당 가구는 하단 수납장을 필요에 따라 인출해 사용할 수 있어 실용성까지 겸비했습니다.
부드러운 곡선이 감싸는 거실

거실은 온 가족이 모이는 중심 공간인 만큼 최대한 넓어 보일 수 있도록 연출되었습니다. 베이지와 크림색이 섞인 오묘한 색감의 도장재를 벽면에 사용해 확장감을 주었으며, 천장 일부와 전기 배전반 가림막에 연한 나무 질감을 더해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벽면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마감하여 공간이 끊기지 않고 하나로 연결되는 듯한 깊이감을 선사합니다. 특히 거실 벽면은 손이 자주 닿는 곳임을 고려해 오염에 강한 특수 수입 도료를 사용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여기에 곡선형 소파와 독특한 디자인의 탁자를 배치해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세련된 감각을 더했습니다.
대가족의 식사 시간을 책임지는 다이닝룸

거실과 연결된 다이닝룸은 유리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필요에 따라 공간을 분리하거나 통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냉방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거실의 안락함과 주방의 기능적인 영역을 명확히 구분해 줍니다.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식사할 수 있도록 240cm 길이의 대형 식탁과 100cm 높이의 대형 조리대를 나란히 배치하여 동선을 최적화했습니다. 주방 안쪽으로는 연기와 냄새를 차단하기 위한 별도의 금속 프레임 유리문을 설치했으며, 대용량 정수기와 식기세척기 등 최신 가전을 매립해 깔끔한 주방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예술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2층 계단실과 복도

2층으로 올라가면 마치 예술 작품 같은 복도가 펼쳐집니다. 1층 거실에서 사용된 곡선 요소를 그대로 가져와 벽면에 유기적인 형태의 선반과 콘솔을 설치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지나가는 통로가 아니라 가족의 취향을 보여주는 전시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주 침실로 들어가는 문 옆에는 불투명한 유리를 삽입해 복도의 빛이 방 안으로 은은하게 스며들도록 설계하여 자칫 어두울 수 있는 복도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었습니다.
수납 효율을 극대화한 주 침실 드레스룸

약 3.7평 규모의 주 침실 드레스룸은 개방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의 답답한 나무 장식장을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대신 금속 파이프를 활용한 행거 시스템을 도입해 상하부 2단 수납이 가능하도록 구성했습니다.

직선적인 금속 프레임과 전신 거울의 반사 효과가 어우러져 좁고 긴 형태의 방이 훨씬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줍니다. 옷을 한눈에 파악하고 꺼내기 쉬운 구조로 설계되어 바쁜 아침 시간의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호텔 부럽지 않은 고급스러운 욕실

기존에 있던 작은 화장실 두 개를 하나로 합쳐 넓은 욕실을 완성했습니다. 집주인의 요청대로 대형 욕조를 설치해 여유로운 목욕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이동이 불가능한 배관 기둥 주변은 벽면 선반으로 제작해 수납 공간으로 활용했습니다.

회색빛 타일과 촘촘한 세로 줄무늬 타일의 조합은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호텔 욕실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3층과 4층의 욕실 역시 동일한 톤의 회색 타일을 사용해 집 전체의 디자인적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건식과 습식 공간을 분리해 관리의 편의성을 더했습니다.
자녀들의 개성을 담은 3층 개인 공간

3층에 위치한 딸의 방은 불필요한 가구를 최소화하고 휴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창가 쪽에는 길게 이어진 책상을 배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고, 기존 벽체를 조정해 드레스룸 공간을 더욱 넓게 확보했습니다.

반면 아들의 드레스룸은 기존의 세탁실을 개조해 방과 바로 연결되는 구조로 변경했습니다. 차가운 회색 질감을 사용해 아들의 방다운 세련되고 강인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금속 소재의 수납 시스템을 적용해 미학적인 완성도와 기능성을 동시에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