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의사 6년 치, 오늘 결정 나는데…"수강신청 거부" 신입생도 합류
내년부터 6년간 배출될 신규 의사 수가 오늘(3월31일)을 기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정부와 대학이 제시한 의대생 복귀 시한인 이날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의대 소속에서 완전히 지워지게 돼서다. 이미 지난해 의대생 대거 휴학의 여파로 올 초 배출된 신규 의사 수가 전년보다 91.2% 줄어든 상황. 이에 의대생의 복귀율이 의료계에 미칠 파급력은 적잖을 전망인데, 복학생과 신입생 모두 '수업 거부'에 동참할 분위기가 감지돼 불안감이 커진다.
31일 의료계와 대학가에 따르면 제적 위기에 처했던 의대생들은 속속 학교에 복학을 등록하는 분위기다. 전날 자정까지 서울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의대를 포함, 지방 소재 의대 학생들도 속속 복귀했다. 복귀 여부를 고민하던 의대생들 사이에서 '일단 제적은 피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등록 절차를 서두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 예로 충북대 의대는 의학과(본과) 휴학생 176명이 이 대학의 복귀 마감 시한인 30일 자정까지 복학(등록) 신청을 마쳤다. 지난 1~2월 복학한 8명을 더해 본과 184명 전원이 학교로 돌아온 것으로, 복학률은 100%를 달성했다. 울산대 의대도 지난해부터 휴학한 학생 200여명이 전원 복귀했다.
정부는 '3월 내 전원 복귀'를 조건으로 2026학년도 전국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으로 동결(3058명)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린 상태다. 다만 의대생들이 등록했다고 해서 모집인원이 동결될지는 미지수다. 등록했더라도 다음 달 2일까지 수강 신청에 불응하거나 수업에 불출석하면 정부가 요구하는 '전국 의대생 전원 복귀'로 인정되지 않아서다.
복귀한 의대생들이 △등록 후 휴학 △수업 거부 형태로 투쟁 방식을 이어갈 경우 사실상 '개점휴업'이나 다름없어, 의대 교육은 파국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하지만 서울대·연세대 의대생들은 기존의 '미등록 휴학'에서 '등록 후 휴학'과 '수업 거부'로 투쟁 방식을 변경하겠다고 예고했고, 충북대의 경우 전날 복학한 휴학생 중 상당수가 1~2과목만 수강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25학번 신입생들의 '수업 거부' 움직임도 시동을 걸고 있다. 31일 울산대에 따르면 울산대 의대 신입생 110명은 현재까지 모두 수강 신청을 하지 않아 이들에 대한 수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울산대 의대는 국내 최대 상급종합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늬만 재학'이 현실화하면 향후 6년간 신규 의사 배출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정부의 의대증원책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대거 휴학하면서 올해 초 배출된 신규 의사 수는 지난해의 8.8%(269명)에 불과했다. 제적은 피해 의대 소속은 유지하더라도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의사 국가고시를 통과해야 하는 신규 의사 배출 통로는 막힐 게 뻔하다.
신규 의사의 소멸은 신규 공중보건의사(공보의) 배출 저하로도 이어져, 의료 취약지의 진료 공백은 더 심각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공보의 제도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를 대상으로 농어촌 등 보건의료 취약지역 주민 등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역대체복무제도다. 하지만 올해 신규 공보의 배치를 앞두고 배치 예정자(훈련병)들이 현장 직무교육을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육에 응하지 않으면 공보의로 입대할 수 없다는 병역법 규정에 따라 차라리 '현역'으로 복무하겠다는 각오다. 이에 올해 신규 공보의가 단 1명도 배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예비 전문의였던 전공의 사이에선 아직 뚜렷한 복귀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전체 전공의 1만 3531명(지난해 2월 말 기준) 가운데 출근율은 8.7%(1176명)에 불과했다가 최근 들어 12.4%(1672명)로 소폭 늘긴 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전공의 모집은 종료돼 현재 올해 남아 있는 복귀 기회는 7~8월에 시행하는 하반기 모집이다. 한 사직 전공의 A 씨는 "일부는 군대에 갔고, 일부는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서로 실망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며 "사태에 대한 관심도도 떨어지고 있다. 이제 '각자도생'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이에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SNS에 "현 상황이 궁극적으로 어떤 결론을 맺게 될지, 그 끝을 각자가 진지하게 고민해 주셨으면 한다"며 "여러분(전공의·의대생) 자신이 생각하는 실현 가능하고 현실적인 목표를 명확히 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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