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낮과 긴 밤, ‘계절성 정서 장애’ 유의

- 세로토닌-멜라토닌 균형이 깨지기 쉬운 겨울
- SAD 극복을 위한 일상생활에서의 팁은?

겨울은 여름과 마찬가지로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계절이다. 저마다의 이유는 있겠지만, 가장 주된 이유라고 하면 추운 날씨, 그리고 짧아진 일조 시간일 것이다. 겨울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과를 마치는 오후 6~7시 사이만 되도 이미 해가 저물기 일쑤다.

이런 계절적 특성 때문에 우울이나 불안을 겪고 있는 경우, 그리고 ‘계절성 정서 장애(SAD)’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겨울 날씨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겨울철의 기후 변화와 정신건강 영향,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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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진 해, 바이오 리듬에 영향

낮은 기온과 짧아진 해는 우리 몸의 생체 리듬을 변화시킨다. 생체 리듬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물질은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이다. 세로토닌은 햇빛에 노출될 때 왕성하게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이다. 하지만 겨울에는 해가 떠있는 시간 자체가 짧아지므로,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세로토닌 생산량이 감소하게 되고, 우울이나 무기력을 겪을 수 있다.

또한, 낮아진 기온으로 인해 바깥 활동이 줄어드는 것도 원인이 된다. 움직임이 줄어든 만큼 대사가 덜 활발해지고, 이는 세로토닌 생산량 감소의 원인이 된다. 바깥 활동을 하지 못하고 고립된 경우 우울감을 느끼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반면, 어두운 시간이 길어지면 멜라토닌이 활성화된다. 멜라토닌은 기본적으로 숙면을 돕는 호르몬이다. 하지만 잠잘 시간이 아닐 때 멜라토닌이 분비되면 피로감과 졸음을 유발해 오히려 원활한 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

멜라토닌은 어두울 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세로토닌이 멜라토닌으로 전환됨으로써 만들어진다. 즉, 일조 시간이 짧아 세로토닌 생산량이 적어지면 멜라토닌의 원활한 생성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어두운 시간이 더 길어지면서 밤은 길고 낮은 짧은 환경이 되며, 추운 기온으로 신체 활동이 제한되는 환경으로 인해 세로토닌이 줄어든다. 여기에 더해 멜라토닌의 생산이 제한되면서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한다. 이는 불안정한 생체 리듬으로 나타난다.

겨울의 우울증, ‘계절성 정서 장애’

계절성 정서 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란 기후 변화, 계절 변화에 따라 기분과 정서가 바뀌는 정신건강 문제를 가리킨다. 보통 겨울에 주로 나타나며 여름에는 증상이 완화되거나 사라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겨울의 병으로 여겨지며, ‘햇빛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SAD의 증상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유사하다. 뭔가를 할 의욕이 없고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며, 늘 피로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잠을 너무 많이 잔다거나 반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식사 패턴에도 변화가 발생하는데, 주로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품을 먹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한편, 사람을 만나거나 모임에 참석하는 등의 사회적 교류에 흥미를 잃게 되기도 한다. 무언가 하고자 해도 도무지 집중하지 못하거나 이내 의욕을 잃고 그만두게 되는 등 집중력과 몰입에서도 눈에 띄는 저하 증세를 보인다.

전반적인 증상은 다른 정신건강 문제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SAD만의 특징은 겨울 시즌에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신건강 문제는 본인이 깨닫고 인정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느끼지 못하거나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하물며 지난 몇 개월간 별다른 문제가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면, 최근 들어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났더라도 가볍게 여길 가능성이 높다. SAD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만약 위의 증상 중 일부가 반복된다면 정신건강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겨울철 정신건강을 지키는 습관

겨울에는 해가 늦게 뜨고 빨리 진다. 따라서 가급적 햇빛이 있는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이른 시간에 일어나 운동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해가 떠 있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운동 시간을 조정하는 것을 권장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햇빛을 받는 것도 좋다. 겨울의 햇빛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가 그나마 가장 강하다. 학교나 직장 등 일반적인 일과를 보내는 사람들에게는 점심시간이 껴 있는 시간대다. 식사를 마친 뒤 창가에서 10분 정도 잠시 햇빛을 쬐는 시간을 가져보자. 활동적인 사람이라면 바깥으로 나가 가볍게 걸어보자. 햇빛 충전은 물론 혈당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직업이나 일과 특성상 이 시간을 활용할 수 없다면 ‘라이트 박스(light box)’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자연적으로 햇빛이 부족한 지역의 거주자들을 고려해 만들어진 것으로, 인공적으로 밝은 빛을 내뿜어 세로토닌 수치를 증가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라이트 박스는 대개 1만 룩스(lux)의 밝기를 제공한다. 일반적인 형광등이 300~500 룩스(lux)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강하고 밝은 빛이다. 단, 빛이 몹시 강하기 때문에 안전을 위한 주의사항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사용하며 매일 20~30분 정도 시간을 정해두고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운동과 사회적 활동을 의도적으로 늘리는 습관도 중요하다. 추운 날씨에 자꾸 움츠러들다 보면 대사율이 떨어지고 점점 고립감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바깥 운동이 도무지 어렵다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 위주로 가볍게 시작해보자. 모임 역시 마찬가지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에 참석하며 네트워크가 꾸준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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