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청, 출처 불분명한 유물 가져왔는데 제대로 조사도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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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문화유산연구소장이 임기 중 희귀유물 다수를 불법취득했다는 의혹 등 비위 제보를 받고도 국가유산청(전 문화재청)이 의혹 당사자 조사 없이 종결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받은 감사 제보와 조치 결과에 따르면, 국가유산청 감사관실은 유산청 산하 A 전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장이 지난해 임기 중 출처가 불분명한 청동검 등 희귀 유물 20여 점을 취득해 보존처리하라고 부당 지시했다는 제보를 받았으나 소장에 대한 조사 없이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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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정감사] 국가유산청, 감사실·사범단속팀 제보받고도 조사 안해
의원실 질의에 "조사 뒤 적절한 조치 취하겠다"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국립 문화유산연구소장이 임기 중 희귀유물 다수를 불법취득했다는 의혹 등 비위 제보를 받고도 국가유산청(전 문화재청)이 의혹 당사자 조사 없이 종결했다. 의혹 당사자는 현재 유물·유산 관리를 심의하는 문화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받은 감사 제보와 조치 결과에 따르면, 국가유산청 감사관실은 유산청 산하 A 전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장이 지난해 임기 중 출처가 불분명한 청동검 등 희귀 유물 20여 점을 취득해 보존처리하라고 부당 지시했다는 제보를 받았으나 소장에 대한 조사 없이 종결했다.
이기헌 의원은 “연구소장이 출처가 불분명한 유물을 가져와 지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일을 시켰는데도 조사하지 않은 건 큰 문제”라며 “국가유산청이 봐주기하는 사이 퇴직 한 소장은 지자체 문화재위원 활동까지 하고 있다”고 했다.
조치 결과 보고서에서 유산청 감사관실은 A 전 소장에 대해 퇴직을 이유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A 전 소장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고 이를 공무직 연구원들에 지시한 학예연구사에게만 '경고' 조치했다고 했다. 학예연구사는 유물을 연구, 전시, 보존처리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공무원이다.
제보는 A 소장이 퇴직한 직후인 지난해 말 이뤄졌다. 제보자는 감사 신고서에서 “개인적인 것이라 할 수 없다며 재차(수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해당 학예사의 개별 면담으로 재차 요구받은 끝에 결국 일부 보존처리했다고 했다.
이후 국가유산청 사범단속팀에도 A 전 소장의 유물 불법취득 의혹과 부당지시 제보가 이뤄졌지만, 사범단속팀도 조사 없이 사건을 자체 종결했다.
유산청은 종결 이유를 묻는 이기헌 의원실 질문에 “제보자의 (범죄 정황 관련) 추가 정보 제공이 없었고, 특히 제보 목적이 '부당 지시에 따른 신고와 출처미상 문화재 처리 강요'라는 점을 밝히고 있어 자체 종결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사범단속팀에선 중원문화유산연구소 직원 및 전 소장에 대해 유물 출처나 소장 경위 등을 조사한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의혹 당사자인 A 전 소장은 현재 한 지방자치단체 문화재위원으로 활동중이다. 문화재위원회는 해당 지역 문화유산 지정과 발굴 문화제 보존, 관리 현황을 조사, 심의하고 자문하는 기관이다.
이 의원은 “유산청 사범단속팀이 유물 취득 경로를 수사 않고 뭉갠 건 납득이 어렵다”며 “감사관실과 사범단속팀은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국가유산청은 이 건을 경찰에 수사의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중원문화유산연구소는 충북·강원지역 문화유산 조사 및 연구기관으로, 유산청 산하 국립문화유산연구원에 속한 지방 국립연구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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