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가창신공] BTS(방탄소년단) '아리랑', 이래서 아쉽다
‘청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한 BTS의 새 출발 선언
한국 정체성과 글로벌(LA) 감성의 어색한 혼합
‘아리랑’ 넣는다고 모두 한국적인 건 아냐
스테이크 한차림 상에 김치만 살짝 얹은 느낌
BTS 의지보다 마케팅에 더 비중뒀을수도
인상적인 ‘훅’ 없는 것도 아쉬워
4년 간 멤버들 ‘함께’ 하지 않은 공백도
보컬 톤보다 이펙트 톤 강조한 것도 아쉬워
비틀즈에게 조지 마틴이 있었듯, BTS에게도 이런 존재 필요
그럼에도 ‘아리랑’은 실패 아닌 더 높이 가는 과정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영향력이란 면에서 BTS(방탄소년단)는 현재 세계 음악계의 꼭지점, 즉 최고 위치에 있다. 빌보드와 그래미를 쥐락펴락하는 세계적인 팝 스타들도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하고 싶어 안달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사장된' 거나 다름없는 곡이라도 BTS가 잠깐 관심을 보이는 순간 급속히 퍼져나가며 세계적 화제가 된다. BTS의 신작이 나오는 순간 전 세계가 요동친다. 공연 열기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21세기의 비틀즈'란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어쩌면 이미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BTS 음악은 물론 멤버들의 한마디 한마디조차 전 세계인들에겐 '어록'처럼 각인돼 마치 성경 구절처럼 인용되기도 한다. 이 정도면 이미 '신화'가 된 거나 다름없다.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20일(금) 새 앨범 'Arirang'을 발매했다. BTS가 완전체로 복귀해 4년 여 만에 공개하는 통산 다섯 번째 정규앨범이다.
새 앨범은 BTS와 오랫동안 함께 하고 있는 피독을 비롯해 LA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계 정상의 작가진이 협업했다. 이들은 그래미 수상을 비롯해 비욘세, 저스틴 비버, 켄드릭 라마, 마일리 사이러스 등과 작업한 유명 프로듀서들이다.
관계자에 의하면 BTS의 정규 5집 'Arirang'은 주로 LA에서 작곡됐고, 멤버들은 제대 직후 두 달간 작곡 세션을 함께 했다. 그 결과, BTS의 한국 정체성과 LA의 감성이 혼합된 앨범이 탄생한 것이다.
앨범 'Arirang'은 한국적 정서와 문화를 대표하는 민요 '아리랑'을 메인 컨셉으로 했다. 'Body to Body'에서 'Hooligan', 'Aliens', 'FYA', '2.0'에 이르는 앨범 초반은 방탄소년단의 초기 사운드에 영감을 준 힙합에 뿌리를 두고 있다. 첫 곡 'Body to Body' 후반에 '아리랑'을 녹여내고 이후 여러 트랙에서 이러한 감성을 살리는 한편 LA라는 상징적인 글로벌 감성을 혼합하려고 했다. 국보 제29호로 지정된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를 삽입한 'No.29'도 색다르다.
'Swim'은 현대 사회의 요구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이자 도달할 수 없는 기대에 직면한 BTS의 의지를 선언하는 곡이다. 성장 중인 BTS의 또 다른 면, 인생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내용인데, 이 주제는 이후 곡들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내용으로 본다면 BTS가 '유명세'라는 거친 물에 다시 발을 담그는 것에 조심스러웠음을 암시한다고 할까?
BTS 멤버 중 일부는 'Swim'을 타이틀곡으로 하기엔 에너지가 너무 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BTS에게 멋지고 성숙한 노래, 이제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내야 할 때란 전제하에 그들의 삶의 위치를 반영하는 노래를 쓰는 것이 우선순위였다고 한다. 이제 나이가 든 BTS, 좀 더 어른으로서의 삶을 표현하고 싶은 의지를 이 곡에 담으려 했다고.
'Merry Go Round'에선 "내 인생은 부서진 롤러코스터 같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 회전목마를 늦출 순 없어", "멈출 수 없는 굴레 속 내 동심이 소리치잖아"와 같이 노랫말에서 많은 걸 시사한다. 'Normal'은 "환상과 명성, 그래 다 우리가 선택한 것들…우린 이 짓을 정상이라 부르지" 등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슈퍼스타로서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이면의 공허함을 노래했다. 이외에 "우리 중 누구도 길들일 수 없습니다"란 메시지의 'Like Animals', 억눌린 채 길들여지기보다 뜨겁게 살아가자는 메시지의 'they don't know about us', 90년대 펑키 하우스 베이스 라인과 하이톤 보컬이 어우러진 'One More Night', 그리고 'Please'와 'Into The Sun'로 끝을 맺는다. 'Into The Sun'의 후반부에선 약 1분 정도 "I'll follow you into the sun"을 부르며 스타디움 록 사운드로 전환되는 게 이채롭다.
이렇게 볼 때 14 트랙을 담은 BTS의 새 앨범 [아리랑]은 BTS의 출발(초기)에서 군 복무까지 왕성했던 20대, 그리고 종소리('No.29')로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다음 곡 '스윔'에서 어른이 된 지금의 변화한 모습을 보인 후 마지막 트랙까지 BTS의 미래를 암시하는 듯한 설계방식으로 구성됐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방탄소년단 서사의 함축 같다고 할까?

그러나 내 개인적으론 앨범을 듣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일종의 부자연스러움, 어색함 같은 것이다.
종소리('No.29') 전까지의 초반 여러 곡들은 강렬한 랩의 어법을 차용해 젊음의 에너지를 쏟아내려 하고 있지만 이전에 듣던 BTS의 패기, 임팩트와는 결이 다르다. 새로운 BTS의 시작을 알리는 'Swim'도 그렇다. 문제는 텐션이다. '봄날'을 예로 든다면 느린 템포 속에서도 확실한 '엣지'가 느껴진다. 보컬 톤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텐션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스윔'은 보컬 톤보다 이펙트 톤에 더 강세를 둬 마치 화학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대하는 듯 '작위적'인 면이 강하다. 멤버 각자의 매력적인 보컬 톤은 희미해졌고 텐션을 느끼기도 힘들다. 어색하고 자연스럽지 못한 흐름은 마지막 트랙까지 계속된다. BTS의 의지라기 보단 제작 마케팅 쪽에 더 무게를 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본다.
음악 관계자들은 물론 BTS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 팬들에게도 이번 신작이 보여준 변화에 적응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서 더욱 BTS의 다음 앨범이 보여줄 내용이 궁금하고 또 궁금하기만 하다.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가창신공'에선 방탄소년단(BTS)의 새 앨범 [아리랑] 이해를 위해 여러 전문가의 다양한 견해를 들어봤다.
다비치, 티아라, 백지영, 몬스타엑스, AOA, 브레이브걸스, 아스트로 등 많은 가수의 곡을 쓴 작곡가‧프로듀서 똘아이박(박현중)은 "방탄소년단의 이번 앨범 '아리랑'은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고 했다. 박현중(똘아이박)은 "더 대중적인 걸 할 수 있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좀 더 다르고 새로운 걸 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로서의 욕구에 좀 더 무게를 둔 거로 본다"며 "제작자 입장에선 더 멋진 곡을 생각했지만 방탄소년단을 존중해서 이런 결과물로 나온 게 아닌가 한다"고 평했다.
BTS의 몇몇 멤버들과 깊은 관련이 있는 보컬트레이너 장효진은 "'아리랑' 앨범은 너무 아쉽다"며 "4년에 가깝도록 함께 활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후유증은 크다"고 했다. 그리곤 "BTS에겐 아직도 '메인프로듀서'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타이틀곡은 '스윔'인데 선장이 없는 수영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장효진 보컬트레이너는 "이 정도 공백이 있었다면 '빡세게' 나와 줘야 한다. 하지만 이번 '아리랑'은 정규앨범과 정규앨범 사이의 브릿지같은 느낌이 되고 말았다. 마치 '쉬어가기' 같은"이라고 지적하며 "준비했다고 말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인상적인 훅이 1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믹싱도 문제"라며 "정국이면 정국의 색깔, 지민이면 지민의 색깔, 진이면 진의 색깔 등 각 멤버의 색깔들이 튀어나와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마치 프리셋 하나 만들어놓고 모든 멤버들을 뭉뚱그려 놓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각 보컬의 개성을 살리지 못하고 획일화된 소리로 연출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효진은 "BTS란 그룹이 많은 사랑을 받고 이만큼 성장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공연"이라며 "완벽주의 공연주의자들답게 멋진 공연으로 '달려라 방탄'이란 말을 들을만큼 공연으로 달리고 또 달렸던 것이다. 예술하는 사람들은 결국 달려야만 감이 좋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4년여의 공백은 결국 방탄소년단에겐 독이 됐다. 이번 앨범이 너무나도 실망스럽긴 하지만 이를 통해 이제까지 준비한 걸 향후 제대로 보여줬으면 한다. 월드투어를 비롯해 다시 본격 활동에 들어가면 '달려라 방탄'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백지영, 정승환, 폴킴, 멜로망스, 청하 등등 많은 가수를 세션한 중부대 실용음악과 노경환 교수는 "BTS 새 앨범을 처음 접하는 순간 내가 잘못 들었나 싶었다"며 "그래서 내 귀가 이상해진 줄로 알고 젊은 뮤지션들에게 전화까지 했었다"고 했다. 이어 노경환 교수는 "새 앨범 '아리랑'에선 인상적인 훅을 지닌 곡이 전혀 없다. 좀 더 기억에 남는 곡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동아방송예대 실용음악과 오한승 보컬주임교수는 "지난번 블랙핑크의 컴백이 여왕의 귀환, BTS는 왕의 귀환"이라며 "이 두 팀은 보컬적으로 너무나도 닮은 양상을 보인다"고 했다. 오한승 교수는 "더 이상 자신을 외부지향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없는데서 오는 자기 확신, 근본으로 돌아감, 그리고 더 팀으로서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단지 힘을 뺀다거나 기교를 사용한다는 것과 같은 일차원적인 것이 아니라 더 몇 수 앞을 내다보고 곡 전체의 보컬을 설계하고 디자인한 것이 느껴지고, 그들의 치열한 녹음 과정이 느껴지게 된다"고 평했다. 이어 "특히 지민과 진의 보컬과 같은 미성이 전체 멤버들의 밸런스와 잘 녹아드는 느낌이 좋았고, 랩에선 특히 제이홉과 RM의 랩 톤 디자인이 매우 세련되고 창의적인 '맛'이 느껴진다. 슈가와 뷔는 보컬적으로 중립적인 위치로서 특히 균형을 잘 잡아주고 있으며, 정국의 보컬은 글로벌한 세련됨이지만 다른 팀원들을 배려하는 느낌이 이번 앨범에선 더욱 두드러진다. '아리랑' 앨범에서 BTS의 보컬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로 '절제된 패기'"라고 했다.
오한승 교수는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전체적으로 보컬에 페이징(phasing) 계열 이펙팅이 자주 활용됨으로써 그동안의 BTS의 장점이던 인간적인 따뜻함이 보컬에서 느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타리스트‧음악감독인 한양여대 실용음악과 손무현 교수는 "BTS는 워낙 특별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산토끼'만 불러도 히트키실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막강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봤을 때 이번 앨범은 창작곡에 대한 도전의식이 아쉬웠고, 오랜만에 나오는 작품임에도 마케팅 차원에서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아 더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손무현 교수는 "BTS가 정말로 평소에 '아리랑'에 깊은 관심을 갖고 이런 걸 시도한건지 아니면 컴백을 위한 마케팅인 건지는 확실하진 않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스테이크 한차림 상을 받고 김치를 살짝 얹은 듯한 느낌이랄까. 이번 시도는 마케팅 차원에서의 결정이 더 컸던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또한 손무현 교수는 "전반적으로 수록곡 모두 아쉽다"며 "막강한 영향력의 BTS인 만큼 좀 더 음악적으로 도전하며 새로운 걸 시도하는 모습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예를들어 록적인 요소를 좀 더 가미해본다든지 등등"이라고 덧붙였다.
작곡가‧음악감독 윤일상은 '아리랑'에 대해 "BTS의 의도와 의지는 곳곳에서 많이 보인다"며 "변화를 주고 싶고 아이덴티티도 담고 싶어하는 욕구는 많이 보이는데 전체적으로 어설프다. 전략적인 느낌이 좀 아쉽다"고 했다. 윤일상은 "이번 앨범은 BTS가 아니었다면 충분히 좋은 앨범이다. BTS에 기대하는 바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실망감도 그만큼 컸던 것"이라며 "BTS 각 멤버들의 고뇌가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극히 자연스럽게 곡에 녹아들어야 함에도 신작에선 '아리랑'이 이런 식으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했다. "정체성으로 본다면 오히려 '강남스타일'이 더 한국적 정서에 맞다. 싸이의 경우 '오빤 강남 스타일~'이란 표현 하나로 한국을 알리지 않았나? '아리랑'을 집어 넣는다고 해서 한국을 알리는 건 아니다. 아리랑 자체를 훅으로 사용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면 아리랑의 재탄생으로 봤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작곡가 윤일상의 다음과 같은 견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틀즈에겐 조지 마틴이 있었듯, BTS에게도 이러한 존재가 꼭 필요하다. BTS는 2026년의 비틀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있었다면 '코리안 인베이전'의 선두주자가 BTS 아닌가? 나 또한 아미로서 BTS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하기 때문에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크다. 따라서 '아리랑'이란 이 과정도 실패가 아니고 더 높이 가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보고 싶다."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역대 3위 올라선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끝은 어디? "1457만 돌파" - 스포츠한국
- 방탄소년단, 광화문 광장에서 완전체로 완벽한 귀환… 10만 4천명 관람객과 함께 연 새 역사[스한
- 임영웅 1위, 김용빈은 아쉬운 3위 - 스포츠한국
- 이다혜, 노란색 끈 나시에 '한 줌 허리' 대방출…과감한 외출복 [스한★그램] - 스포츠한국
- '나솔' 28기 영식♥︎현숙, 만난 지 7개월 된 '현커'…"지지고 볶으며 단단해져" - 스포츠한국
- 이찬원, 무대 뒤에서 포착된 '치명적' 수트핏[스한★그램] - 스포츠한국
- 유혜주, '남편 여승무원과 불륜설' 해명…"근거 없어 가만히 있었더니 더 커져" - 스포츠한국
- '인간극장' 싱글맘·싱글대디로 만나 삼 형제 부모로…실패 뒤 찾아온 사랑 - 스포츠한국
- '휴민트' 류승완 감독 "액션 연출은 마치 소년의 꿈처럼 저에게 아직도 설레는 영역"[인터뷰] - 스
- '찬또배기' 이찬원, 공연 도중 포착된 '의외의 모습'…기습 공개 [스한★그램] -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