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육군 장비는 현대로템만 공급", 페루 육군 독점 조달권 획득

현대로템은 지난 2024년 5월에 페루 리마에 위치한 육군본부에서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 월터 아스튜디오 차베스 페루 국방장관, 최종욱 주페루 대사,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 박상준 STX 대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페루 육군 조병창(Fábrica de Armas y Municiones del Ejército, FAME S.A.C.)과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이 페루 육군과 지상장비 협력 총괄협약을 체결했고, 이 협약에는 배타적 권리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페루 육군이 향후 전차나 장갑차 등 지상무기를 도입할 때 현대로템을 통해서만 수입 절차를 진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외국 기업에 조달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현대로템이 페루 지상무기 사업에서 실질적인 주도권을 확보했음을 의미합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수출을 넘어선 전략적 파트너십 형성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우리나라 방산업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외국 기업에 독점권을 준다고? 페루의 파격적 결정


페루 육군이 현대로템과 맺은 '지상장비 협력 총괄협약'의 핵심은 바로 배타적 공급 권리 조항입니다.

이는 페루가 향후 전차나 장갑차 등 지상무기를 도입할 때 반드시 현대로템을 통해서만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죠.

외국 기업에게 이런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보통 무기 수입국들은 여러 업체 간의 경쟁을 통해 더 나은 조건을 이끌어내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페루가 이런 관례를 깨고 현대로템에게 독점적 지위를 보장한 것은 그만큼 현대로템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복잡했던 조달 시스템, 단순화가 해답이었다


페루가 이런 파격적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그동안 겪어온 조달 시스템의 문제점들이 있었습니다.

페루 육군이 운용중인 K808 장갑차

페루는 전차, 장갑차 등 다양한 지상무기를 각각 다른 납품업체와 개별 계약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발생했던 것이죠.

우선 조달 절차가 너무 복잡했습니다.

무기 종류마다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다 보니 각각의 협상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고, 비용도 예상보다 많이 들었습니다.

또한 서로 다른 업체의 무기들 간에 호환성 문제도 생기곤 했죠.

페루 군 당국은 이런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단일 공급 파트너 중심의 조달 체계로 전환하기로 결정했고, 그 파트너로 현대로템을 선택한 것입니다.

마치 복잡한 퍼즐 조각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가듯, 조달 시스템도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바꾼 셈이죠.

K808 장갑차로 시작된 신뢰 관계


현대로템과 페루의 인연은 지난해 5월 K808 차륜형 장갑차 공급 계약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페루 K808 장갑차 도입식

이 계약을 통해 현대로템은 처음으로 중남미 시장에 발을 디뎠는데, 여기서 보여준 기술력과 사업 수행 능력이 페루 측의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현대로템은 단순히 무기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K2 전차, 지휘소용 차량, 무인차량 'HR-셰르파(SHERPA)' 등 미래전투체계 전반을 제안하며 협력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갔습니다.

이런 종합적인 접근 방식이 페루 정부와 국방계 주요 인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것이죠.

흥미로운 점은 초기 K808 계약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 배분 문제도 이번 독점권 협약 체결의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STX엔진이 계약 주체로 참여하면서 실제 제작업체인 현대로템이 수익 일부를 나눠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현대로템은 이런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페루 당국과 직접 협의에 나섰고, 그 결과 지금의 독점 공급 체계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방산업계가 주목하는 이유


우리나라 방산기업이 단일국 군수 조달 체계의 독점 파트너로 지정된 사례는 매우 드뭅니다.

특히 미국, 이스라엘 등과 전통적으로 강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중남미 국가가 한국 기업에 '배타적 권리'를 명문화한 것은 더욱 의미가 크죠.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는 이를 두고 "수의계약을 지양하는 문화에서 배타적 권리를 부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한-페루 간 방산·자원·IT 협력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방산이 장기 협력 틀에 편입된 것"이라며, 이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기술적 측면에서의 의미를 부각시켰습니다.

현대로템 무기에는 미국 하니웰의 항법 장치 등 미국 기술이 포함되어 있어 수출 시 미 국무부의 승인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그런 복잡한 조건 속에서도 독점 권한을 확보한 것은 현대로템의 신뢰와 기술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것이죠.

단순한 수출을 넘어선 전략적 파트너십


이번 협약의 가장 큰 의미는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선 전략적 파트너십이 형성되었다는 점입니다.

페루는 현재 노후화된 전차와 장갑차를 교체하는 대규모 국방 개혁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현대로템이 이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약이 K2 전차, 계열 차량, 장갑차 후속 물량 등 핵심 사업에 대한 우선권 확보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K2 전차

협약서에 명시된 배타적 조달 조항을 고려할 때, 향후 페루의 대규모 군수 조달이 현대로템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죠.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단순한 양해각서(MOU)가 아닌, 실질적 구속력을 지닌 계약"이라며 "국내 유일 전차 생산기업으로서 수십 년간 축적한 기술과 경험으로 페루 군 현대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남미를 넘어 세계로, 새로운 가능성의 문


현대로템의 페루 독점 조달권 획득은 우리나라 방산업계 전체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방산업체들은 주로 개별 프로젝트 단위의 수출에 집중해왔는데, 이제는 국가 단위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된 것이죠.

특히 중남미 지역은 많은 국가들이 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큽니다.

FA-50

현대로템이 페루에서 구축한 이 모델을 콜롬비아, 동남아시아 등으로 확장한다면 우리나라 방산업체들의 해외 진출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현대로템의 페루 독점 조달권 획득은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공을 넘어서, 우리나라 방산업계가 세계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술력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한 진정한 파트너십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증명한 사례인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