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못 사는데 청약통장 있으면 뭐하나? "여윳돈 가정만 혜택"

황인표 기자 2024. 9. 2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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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등학생 자녀에게 청약통장 만들어 주신 분 계실 겁니다. 

미성년자 때 미리 통장을 만들어야 납입기간도 길어지고 저축액도 많아 청약가점을 더 받기 때문인데요. 

정부가 미성년자의 청약 인정 기간을 늘리기로 하면서, 여웃돈 있는 가정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황인표 기자입니다. 

[기자] 

국토교통부가 청약통장 활성화 차원에서 내놓은 대책은 3가지입니다. 

금리(0.3% p)와 월 납입인정액(25만 원)을 올리고 미성년 자녀의 납입 인정 기간을 5년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개편으로 부모 경제력에 따라 청약 당첨률이 결정될 수도 있습니다. 

기존에는 미성년 자녀의 청약통장에, 2년 동안 매월 10만 원씩 납입한 240만 원이, 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납입기간과 액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최대 인정 기간은 5년, 액수는 1500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자녀의 최대 청약 인정액이 240만 원에서 1500만 원으로 대폭 늘어난 겁니다. 

결국 부모가 1500만 원을 대신 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납부액을 더 인정받아 당첨확률이 높아집니다. 

특히 공공분양은 청약 1순위 중 인정 저축액이 많은 순으로 당첨자를 가리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유리해집니다. 

[김효선 / NH농협은행 수석연구위원 대학교 졸업 때까지 그리고 심한 경우는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부모가 (청약) 대납을 해주고 있는 상황들을 감안했을 때 상대적으로 여윳돈이 있는 가구들의 자녀가 이번 혜택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미성년자 청약 통장이라면 기존처럼 "월 10만 원만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편 청약통장 가입자는 1년 전 2581만 명에서 지금은 2545만 명으로 36만 명이나 줄었습니다. 

올 들어 7월까지 서울 아파트 청약 평균 경쟁률은 149대 1에 달합니다. 

막상 당첨돼도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전용면적 84㎡가 14억 원, 강남권은 20억 원을 훌쩍 넘습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꼬박꼬박 돈을 넣었는데 경쟁률은 치솟고 집값은 크게 올라 쓸모가 없게 되자 해지가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SBS Biz 황인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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