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질공원 인증 준비, 멸종위기 식물 관리부터

지질학 가치 우수 백령·대청도
요건 충족 상반기 마무리 계획
보호종 '정향풀' 수개월째 훼손
생태계 관리 미흡 지적 목소리

▲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준비하는 인천 옹진군 대청도의 정향풀 군락지. 수개월 동안 방치되면서 정향풀이 드문 드문 남아있는 상태다. /사진제공=독자

인천시가 지질학적 가치가 우수한 백령·대청도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준비하지만 정작 자생하는 보호종 등 생태계 관리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시는 백령·대청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지정 요건을 충족해 마무리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평가 기준에 따라 국제가치규명에 대한 추가 용역을 실시(2024년~2026년)하고,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주민 협력 프로그램 운영 등 지역사회 협력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있어 우선시되는 것은 지역의 지질학적인 가치이기 때문에 보호종 등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소홀한 것으로 보인다.

대청도의 멸종위기종 식물 '정향풀'이 인근 목장 염소에게 수개월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인천시와 옹진군은 이 같은 정향풀 훼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조치를 취했지만 여전히 관리가 안되고 있는 모양새다. 하늘색 별 모양의 꽃을 피우는 정향풀은 국내에서 대청도와 전남 완도에만 자생하는 것으로 파악돼 2017년 환경부의 멸종위기 식물 2급으로 지정된 상태다.

지역사회에서는 지질학적인 부분과 생태계에 대한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인천지역 환경단체에서는 쓰레기로 백령·대청도 해변이 뒤덮인 사실을 지적하며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리를 요청하기도 했다.

장정구 ㈔한국섬재단 부이사장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에서 지질학적인 가치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유네스코 지질공원이 관광과 홍보와도 밀접하게 연관된 프로그램이기에 생태학적인 가치도 함께 가꿔나가는 게 필요하다”라며 “천연기념물 등과 같은 경우에도 국가유산으로 돼 있어 관리를 문화재청에 맡기는데,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관할 지자체가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작년 정향풀 서식지가 인근 농장 염소로 훼손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농장에 관리를 잘해달라고 옹진군에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한 번 옹진군에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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