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AI 에이전트의 시대, BI는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것

2026. 6. 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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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

앤트로픽이 '클로드 코워크'를 선보인 이후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라는 신조어가 확산됐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에 접어들며, 전통적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그러나 최근 IT 업계의 분석은 SaaS의 종말보다는 AI 시대에 맞는 소프트웨어(SW) 기업의 체질 개선과 진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AI 도입에 적극적인 빅테크 기업들조차 SaaS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AI 에이전트가 기업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모델 성능을 넘어 정교한 보안 거버넌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체계, 그리고 앞단에서 UI 혹은 OS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SaaS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역시 AI 시대에 맞춰 가치 기준이 바뀌고 있다. 과거 BI가 데이터를 보여주는 도구였다면, 이제는 AI가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하고 행동할지 통제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지능형 데이터 분석 플랫폼 태블로가 공개한 '에이전틱 애널리틱스 플랫폼'은 데이터 분석·시각화를 넘어, AI 에이전트가 업무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안하고 이를 업무 규칙과 맥락, 사용자 역할에 맞춰 관리하는 환경을 제시한다. 결국 BI는 AI 에이전트에 의해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AI의 판단 근거를 제공하는 의사결정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BI의 역할이 이처럼 확장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AI 에이전트가 뛰어난 추론과 예측 능력을 갖췄더라도, 기업이 대규모 예산을 집행하거나 사업 전략을 수정하는 상황에서는 AI의 환각을 제어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가 필수적이다. AI가 신뢰받는 의사결정 도구가 되려면 기업이 수년간 쌓아온 데이터 자산과 비즈니스 로직을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는 '지식 엔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기업마다 '유효한 리드' '이탈률' '우수 고객'의 정의는 모두 다르다. AI가 이러한 의미 체계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AI가 제시하는 통찰은 무의미를 넘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지식 엔진이 작동하면 AI는 기업 내부의 데이터 정의와 업무 규칙, 비즈니스 현황을 일관되게 이해하며 더 신뢰도 높은 분석과 예측, 실행 방안을 제공할 수 있다.

이때 데이터 플랫폼은 단순한 시각화 도구를 넘어, AI의 판단 과정과 결과를 사람이 이해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돕는 '유효성 계층' 역할까지 수행한다. 즉 AI가 내린 판단이 실제 데이터와 일치하는지 검증하는 최후의 보루가 되는 셈이다. 여기에 태블로의 '의사결정 엔진'은 인사이트를 실제 업무 액션으로 연결해 분석에서 실행까지의 흐름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완결한다.

이 같은 변화는 BI 시장의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데이터 소스와 분리된 채 수동으로 제작되던 정적 보고서는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데이터 플랫폼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AI 중심의 의사결정과 자율 행동을 통제·검증하는 '의사결정 운용체계(OS)'로 진화하며 기업 전반에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결국 미래의 IT 환경은 AI와 BI 중 하나를 선택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두 기술이 결합된 통합형 의사결정 체계로 재편될 것이다. AI가 기업 의사결정에 깊숙이 관여할수록 데이터 정의의 일관성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은 중요해진다. 사스포칼립스 시대의 도래 여부와 관계없이,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제어할 수 있는 견고한 데이터 기반을 마련한 기업만이 AI 시대의 승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박세진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 jay.park@salesfor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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