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의 기적… '운명의 수레바퀴'가 댈러스를 향한 이유 [스한 위클리]

이재호 기자 2025. 5. 2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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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치치 트레이드부터 시작된 ‘플래그의 행선지’
댈러스, 1.8% 확률로 플래그 뽑았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 13일(한국시간)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에 남을 사건이 벌어졌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일인지조차 알 수 없는 '운명의 수레바퀴'가 결국 역사의 흐름을 비틀었고, 그 수레바퀴는 댈러스를 향해 멈췄다.

이 드라마 같은 이야기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한 인물의 이름부터 기억해야 한다. 바로 2025년 NBA 드래프트 최대어, 듀크대 1학년 쿠퍼 플래그(18)다.

쿠퍼 플래그. ⓒGettyimagesKorea

▶'백인 1픽', 48년 만의 대기록

오는 6월말 열리는 2025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플래그는 사실상 전체 1순위가 확정적인 재능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격과 수비 모두 뛰어난 '완성형 유망주'이며, 특히 NBA에서 드문 백인 슈퍼스타 유망주라는 점이 상징적이다. 실제로 백인이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건 무려 48년 전이 마지막이었다.

그의 SNS 팔로워 수는 이미 121만 명을 넘었다. 프로 데뷔도 하지 않은 선수가 벌써 스타 대접을 받는 이유다.

바로 이 '역대급 유망주'의 행선지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련의 사건들에 의해 정해졌다.

2025 NBA 신인드래프트 확률표. ⓒGettyimagesKorea

▶돈치치 트레이드와 3.1초의 버저비터

올 시즌의 변곡점은 두 가지 장면으로 요약된다.

#1. 돈치치 트레이드, 역대급 충격

지난 2월, 댈러스 매버릭스는 슈퍼 스타 루카 돈치치를 LA 레이커스로 트레이드했다. 팬들의 반응은 격렬했다. FOX 스포츠는 이 트레이드를 "스포츠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이적 1위"로 꼽았다. 2위는 바로 '야구의 신' 베이브 루스의 이적이었다.

트레이드를 단행한 니코 해리슨 단장은 살해 협박까지 받았고, 지금도 경호원 없이 외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과도 최악이었다. 돈치치 없이 치른 잔여시즌에서 결국 댈러스는 39승 43패,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했다.

#2. 불스의 전설적 버저비터

반면 마이클 조던이 뛰었던 팀으로 유명한 시카고 불스는 지난 3월28일, LA 레이커스전에서 1초를 남기고 조시 기디가 중앙선 뒤에서 던진 극적인 버저비터로 119-117 승리를 거뒀다. 이 장면은 NBA 공식 유튜브가 선정한 2024-2025 시즌 최고의 명장면 100선 중 1위로 꼽혔다.

그리고 이 경기 역시 시즌의 운명을 바꿨다. 불스 역시 39승 43패, 댈러스와 동일한 성적을 기록하게 된 것이다. 돈치치 트레이드로 전력이 약화된 댈러스, 명장면이 된 버저비터로 승리한 불스. 그들이 같은 승패를 기록하며 역사가 바뀌게 된다.

ⓒGettyimagesKorea

▶동전 던지기와 0.1%의 확률차

NBA 신인 드래프트 순위는 지난해 성적 역순(최하위팀부터)으로 정한다. 그러다보니 시즌 막판 어차피 플레이오프를 가지 못하는 팀들이 신인 드래프트 순번이라도 높게 받기 위해 고의로 지는 '탱킹'이 일어난다. NBA는 탱킹을 방지하기 위해 꼴찌를 해도 1순위를 주지 않고 1순위를 가져갈 확률을 높게 준다. 최하위 3팀에게는 동일하게 1픽 확률 14%를 부여한다. 이후 순위별로 미세하게 확률이 줄어든다.

39승 43패로 나란히 시즌을 마친 댈러스와 불스는 공동 11위. 순번을 정하기 위해 NBA는 동전 던지기를 실시했고, 댈러스가 승리했다.

그 결과 댈러스는 11위로 1픽 확률 1.8%, 불스는 12위로 1.7%를 배정받았다. 단 0.1%포인트 차이. 당시에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미세한 수치였다.

그러나 성큼성큼 굴러간 운명의 수레바퀴는 결국 요상한 목적지에 도달한다.  지난 5월13일 신인 드래프트 추첨에서 1.8%의 댈러스가 전체 1픽을 차지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 이 수치는 NBA 역사상 4번째로 낮은 확률의 1픽 당첨이었다.

1.8%의 확률로 전체 1픽을 뽑은 댈러스. ⓒGettyimagesKorea

▶수많은 우연은 운명의 수레바퀴를 굴렸다

결과적으로 돈치치 트레이드로 시즌을 망친 댈러스, 그리고 '버저비터로 굳이 이긴' 불스는 동률을 이뤘고, 동전 하나로 확률이 갈렸다.

0.1% 차이에서 시작된 변화는 역대급 유망주 쿠퍼 플래그의 주인을 결정짓는 변수가 됐다.

만약 댈러스가 돈치치를 보내지 않았다면? 불스가 그 경기를 졌다면? 동전이 반대편으로 떨어졌다면? 수많은 '만약'을 넘어 운명의 수레바퀴는 결국 댈러스를 향했다.

우연이 반복되면 그것은 운명이라 했던가. 루카 돈치치를 보내며 구단 해체 수준의 비난을 받았던 댈러스는 믿기 힘든 우연들의 연쇄 속에서 쿠퍼 플래그라는 보물을 손에 넣었다.

이제 쿠퍼 플래그라는 운명의 수레바퀴는 댈러스와 NBA 전체를 어디로 이끌어갈까. 역사는 이미 새로운 장을 열 준비를 마쳤다.

ⓒGettyimagesKorea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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