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온에어] 삼성SDI·엘앤에프, 1.6조 LFP 계약…북미 ESS 공략 '맞손'

삼성SDI와 엘앤에프가 LFP 배터리 양극재 중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 사진 제공=삼성SDI

삼성SDI와 엘앤에프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용 양극제에서 협력 관계를 다졌다. 삼성SDI는 배터리 핵심 소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며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을 강화할 기반을 확보했고 엘앤에프는 대규모 공급 계약으로 글로벌 LFP 소재 시장에서 입지를 본격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삼성SDI와 엘앤에프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을 위한 중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약 1조6000억원으로,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 확정 물량이 공급되며 이후 3년간 추가 공급 옵션이 포함됐다.

삼성SDI는 해당 양극재를 활용해 미국 인디애나주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에서 ESS용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SPE는 전기차 중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 중이며, 올해 4분기부터 기존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에 더해 LFP 배터리 양산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현재 LFP 양극재는 중국 기업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지만, 미국이 ‘금지외국기관(PFE)’ 규정 등을 통해 원산지 기준을 강화하면서 탈중국 공급망 구축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SDI는 국내 소재 조달을 통해 정책 리스크를 줄이고 북미 시장 대응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엘앤에프 역시 이번 계약을 계기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해 8월 중국 외 기업 중 처음으로 LFP 양극재 신규 투자에 나섰으며, 현재 1·2단계에 걸쳐 연간 6만톤 규모 생산능력 확보를 추진 중이다. 1단계 3만톤 설비는 올해 4월 준공 예정이며 시험가동과 고객사 인증을 거쳐 빠르면 3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계약 물량 대응을 위해 2단계 증설도 병행 추진해 탈중국 LFP 소재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계약은 중국 외 기업으로는 이례적인 대규모 LFP 공급 사례로, 엘앤에프의 글로벌 고객 확대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엘앤에프는 이번 계약을 출발점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의 협업을 확대해 북미 ESS 시장 공략을 지원한다. 최근 북미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로 ESS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전기차 중심 생산에서 ESS로 일부 전환을 진행 중이다.

실제 삼성SDI는 최근 북미에서 잇따라 ESS 수주를 확보하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약 2조원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16일에도 1조5000억원 규모 계약을 추가로 따냈다. 각형 배터리 구조에 열 확산을 차단하는 ‘열확산 차단(No TP)’ 기술과 모듈 내장형 직분사(EDI) 등 안전성 기술이 결합된 점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엘앤에프는 기존 하이니켈 양극재 경쟁력을 바탕으로 LFP 사업을 추가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하이니켈과 LFP를 병행하는 ‘투트랙’ 구조를 통해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고, 북미 중심의 공급망 재편 흐름에서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류승헌 엘앤에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중국 외 지역에서 LFP 소재 생산이 가능한 최초 업체”라며 “한국 배터리 업체뿐 아니라 해외 완성차 업체 및 글로벌 ESS 업체들까지 공급 가능성을 적극 타진하고 있어 성장세 지속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사별 물량 배정과 추가 라인 증설 등 전략적 성장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SDI 관계자는 “소재 시장의 탈중국화 수요에 맞춰 선제적으로 국내 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이번 계약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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