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개선, 한국 내 여론 지지가 관건"…日매체 불안한 시선

강민경 기자 권진영 기자 2023. 3. 1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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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 개선에 합의했다.

일본 매체들은 17일자 사설을 통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국 내 여론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요미우리는 "일본도 한국이 역사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것에 대한 경계감이 있다"며 "윤 대통령은 국내를 끈질기게 설득해 한일관계 개선의 흐름을 되돌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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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유력 일간지 사설 분석…"낙관은 금물…비판 여론 강해 끈질기게 설득해야"
"정권 교체되면 같은 문제 불거지는 거 아니냐" 의구심도
16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12년만에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도쿄=뉴스1) 강민경 권진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 개선에 합의했다. 일본 매체들은 17일자 사설을 통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국 내 여론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일본 매체들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의 해결책과 관련해 한국 내에서 부정 여론이 만만치 않으며, 윤석열 정부가 여론을 끈질기게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국의 정권이 바뀌게 된다면 여론을 의식해 합의를 뒤집을 수 있다면서 그 지속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낙관은 금물…비판 여론 강해 끈질기게 설득해야"

아사히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낙관은 금물"이라며 강제징용 문제 해결책을 놓고 한국 내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기에 한국 정부와 재단은 끈질기게 설득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도 진보 성향인 아사히는 "한국 여론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서는 일본 측의 건설적인 관여도 필수적"이라며 "일본 정부는 재단 기부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는 입장이지만, 피고 기업을 포함한 일본 기업의 유연한 대응을 바란다"고 적었다.

보수 성향인 요미우리신문 또한 "한국 내에서는 이번 합의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며 "기시다 총리가 역사 인식의 정립을 언급한 건 한국 국민의 정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4일 일본 조간 신문 모음. 왼쪽부터 아사히신문·마이니치신문·도쿄신문·요미우리신문·산케이신문 ⓒ News1 권진영 기자

요미우리는 "일본도 한국이 역사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것에 대한 경계감이 있다"며 "윤 대통령은 국내를 끈질기게 설득해 한일관계 개선의 흐름을 되돌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신문도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한국 정부 산하 재단이 대신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과 관련해 '일본에 너무 양보한 게 아니냐'는 반발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도 "관계 개선의 흐름을 확실히 하기 위해 윤 정부는 한국 여론의 이해를 얻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정권 교체되면 같은 문제 불거지는 거 아니냐" 의구심도

한국이 정권의 교체되면 양국 정상의 합의 내용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내에서는 한국의 정권 교체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의구심이 팽배하다"면서 "양국이 내정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차원의 신뢰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 매체는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일본 총리의 조기 방한이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16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12년만에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여전히 많은 현안 산적해 있어…산케이 "한국 신뢰 못 해"

한국과 일본 사이에 아직 풀어야 할 현안이 많다는 비판도 나왔다.

닛케이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한국이 문제삼고 있고, 2018년 12월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가 위협 비행을 하자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한 사건을 언급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여전히 많은 현안이 산적해 있어 관계 정상화의 기세를 되돌리지 않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은 "윤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단번에 해빙기를 맞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시각이 있지만, 이는 너무 안이한 생각"이라며 "그 증거로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은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자위대 초계기 조사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양국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이것으로는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 매체는 "한국 측에서는 반일 입장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면서 "기시다 정권이 이번에 선택한 것은 윤 정권이 정책 수행력을 가지고 있는 동안만 한시적인 허울뿐인 관계 개선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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