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개장과 비빔밥, 제사상에서 빠지지 않는 갈색 나물이 있습니다. 부드럽게 볶아 놓으면 고소한 향이 나고, 질긴 줄기를 천천히 씹는 맛도 익숙합니다. 한국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먹어 온 평범한 반찬이지만, 일부 해외 식품안전기관은 반드시 충분히 손질하고 과다 섭취하지 말아야 할 식물로 다룹니다. 산에서 갓 꺾어 온 것이 더 싱싱하고 건강할 것이라는 생각은 이 나물 앞에서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 정체는 바로 고사리입니다.

생고사리에는 프타퀼로사이드라는 천연 독성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물질은 고사리가 곤충과 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성분으로, 동물실험에서는 유전물질 손상과 종양 발생 가능성이 연구돼 왔습니다. 생고사리에는 비타민 B1을 분해하는 티아미나아제도 존재해 날것으로 반복 섭취하는 방식은 피해야 합니다. 해외에서 고사리를 식재료로 낯설어하거나 꺼리는 배경에도 이런 독성 문제가 자리합니다. 반면 한국과 일본 등에서는 삶고 우려내는 전통적인 손질법을 거쳐 나물로 활용해 왔습니다.

프타퀼로사이드는 물에 잘 녹고 열과 물에 의해 상당 부분 감소할 수 있습니다. 연구에서는 고사리를 끓는 물에 20분간 삶았을 때 해당 성분이 최대 99%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건조하거나 잠깐 데치는 것만으로 항상 완전히 제거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생고사리를 바로 볶거나, 쓴맛만 조금 뺀 뒤 먹는 방식은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고사리를 먹는 문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식탁에 오르기 전 어떤 과정을 거쳤느냐입니다.

생고사리는 먼저 충분한 양의 끓는 물에서 줄기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아야 합니다. 삶은 물은 국이나 찌개에 재사용하지 말고 버린 뒤, 깨끗한 물에 오랫동안 담가 중간중간 물을 갈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해외 식품안전기관도 많은 물에 약 15분간 삶거나 10~12분간 찐 뒤, 사용한 물을 버리도록 안내합니다. 말린 고사리도 물에 불렸다는 이유로 바로 볶지 말고 다시 삶고 우려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손질이 번거롭다면 안전하게 가공된 삶은 고사리를 구입해 충분히 가열하는 편이 낫습니다.

고사리는 매일 약처럼 먹기보다 가끔 반찬으로 적당량 즐기는 음식에 가깝습니다. 자연산이라는 말만 믿고 직접 채취한 어린순을 생으로 무치거나 녹즙으로 갈아 마시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산에는 고사리와 비슷하게 생긴 다른 양치식물도 있어 정확히 구별하지 못한다면 채취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리한 고사리에서 유난히 강한 쓴맛이나 떫은맛이 남아 있다면 양념으로 덮어 먹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임신부와 어린이, 간이나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은 특히 출처와 손질 상태가 불분명한 고사리를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고사리는 독초처럼 무조건 금지해야 할 식품도, 아무렇게나 먹어도 되는 평범한 채소도 아닙니다. 우리 조상들이 고사리를 오래 삶고 물에 우려낸 데에는 맛뿐 아니라 위험을 줄이는 생활의 지혜가 담겨 있었습니다. 육개장과 비빔밥에서 만나는 고사리가 안전한 이유도 갈색 줄기 자체가 아니라 그 전에 거친 손질 과정에 있습니다. 다음에 생고사리를 구입한다면 싱싱한 색보다 얼마나 삶고 우려냈는지를 먼저 확인해 보십시오. 익숙한 음식일수록 조리법을 제대로 지키는 습관이 가족의 식탁을 오래 안전하게 지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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