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국군의날 시가행진에 79억원 투입···연습 중 2명 중상”
국방부가 다음달 1일 국군의날 군 시가행진에 79억원을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가행진 예행연습 중에는 장병 2명이 크게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29일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올해 79억8500만원을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 편성했다. 국방부는 5493명의 장병을 차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군의날 행사에는 101억원을 편성해 99억원을 썼고, 6700여명의 장병이 차출됐다.
올해 편성 예산은 지난해보다 약 22억원 줄었지만, 시가행진을 하지 않았던 2020∼2022년 국군의날 행사 평균 예산(약 21억원)보다 큰 규모다.
시가행진을 위한 예행연습을 하다가 장병 2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의원실에 따르면 한 해병대 병사는 행진 연습 중 현기증으로 쓰러지면서 아래턱이 총에 부딪혀 입원 치료를 받고 있고, 한 특전사 부사관은 2m 높이 각목을 격파하는 태권도 시범 연습 중 발목이 골절돼 수술받았다. 국방부는 올해 시가행진에서 집단강하 병력과 고공강하 병력을 투입해 고난도 시범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가 대규모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행사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 데 반해, 장병들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데는 소극적이라고 천 의원실은 지적했다. 국방부 소관 ‘병영생활관 개선 사업’의 예산 집행률은 2021년 74.4%, 2022년 75.5%, 2023년 65.3%로 저조했다.
앞서 국방부는 2022년 병영생활관 신축 예산과 간부 숙소 관련 예산 24억원을 대통령실 이전 비용에 사용해 비판을 받았다.
천하람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훈령까지 바꿔가며 5년에 한번 하던 값비싼 시가행진을 매년 개최하도록 했으면서 정작 장병들의 복지 예산은 제대로 집행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만성적 세수 부족 상황에서 소중한 국군장병들의 안전과 국민의 혈세를 대통령과 장성들을 위한 ‘병정 놀음’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벌써 두 명의 병사가 중상을 입어가면서까지 과거 군사정권 시절을 연상케 하는 군의 시가행진을 과도하게 추진할 필요가 도대체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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