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 성범죄 신고…공소시효로 기소 어려워
[KBS 전주] [앵커]
심리적으로 피해자를 지배한 뒤 이뤄지는 게 바로 '그루밍' 성범죄입니다.
그런데 공소시효 탓에 성인이 돼 어린 시절 피해를 신고할 경우, 기소가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김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른 살 A씨는 고등학생 시절 교회를 다니며 학생회 간부를 맡았습니다.
당시 목사와 인척이던 교회 선생님 B 씨와 교리 공부와 각종 상담을 하며 가까워졌습니다.
[A씨/음성변조 : "제 상처나 이런 걸 많이 물어봐 주고 자기와 비슷하다고 말을 하면서 정서적 유대감을 많이 형성했던 거 같고…."]
이후 A씨는 B씨와 1년 가까이 여러 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맺고 영상 촬영까지 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음성변조 : "진짜 '내가 성적인 도구로 사용되고 있구나'라는 게 느껴지면서, 비참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는데, 제가 좀 더럽더라고요. 나 자신도 이렇게 내가 더럽게 느껴지는데, 다른 사람들이 과연 나를 도와주려고 할까…."]
A 씨는 성적 수치심을 느껴 자살 시도까지 했지만, B씨의 위력 등이 우려돼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A씨/음성변조 : "'정말 일이 커졌네? 그 사람 말처럼….' 이렇게 느끼면서 오히려 그 사람에게 제가 미안함 같은 걸 느꼈고, 오히려 제가 가해자가 된 느낌…."]
A씨는 성인이 된 뒤 10년 다 된 최근에서야 용기를 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아동 청소년 성보호법 상 위계 등 간음 혐의는 수사 과정에서 공소 시효가 만료됐습니다.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경찰과 검찰 모두 사건을 혐의없음 처분했습니다.
[이현숙/탁틴내일 대표 : "전형적으로 '그루밍'이라고 볼 수 있고, 피해자의 맥락에서 보기보다는 가해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봤다고 보여요. 기계적으로, 폭행과 협박이 있었느냐 이런 것만 보고, 연인 관계였다고 단정하면서…."]
결국 A씨는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만 항고장을 냈지만, 검찰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취재진은 A씨 주장과 관련한 반론을 듣고자 B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입장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
김현주 기자 (thisweek@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우크라이나 군인, 한글로 “분단 끝낼 수 있는 기회” [이런뉴스]
- [단독]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유럽도 긴장…영 외무장관 “함께 싸워야”
- 교문에 깔려 숨진 경비원…‘점검 소홀’ 교장 등 송치
- 김 여사 동행명령장 발부…법사위 여야 격돌
- SNL ‘하니 패러디’ 뭇매…패러디 vs 희화화 경계는?
- 산림청이 뽑았다 “오색단풍 명품 숲길 5선”
- 새벽시간 재래시장 초입에 방화…배달기사·행인이 피해 막았다
- 서민 한끼 ‘김밥집’이 사라진다…4년새 1,000곳 문 닫아
- 국방부 “북한의 러 침략전쟁 가담은 불법…즉각 중단하라” [현장영상]
- [크랩] “마약 카르텔이랑 한통속”…멕시코가 선거로 판사 뽑겠다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