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과 화만 잔뜩 안고 떠난다”…하회선유줄불놀이 행사 뒤 여론 ‘뭇매’

김현수 기자 2024. 10. 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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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하회선유줄불놀이 전경. 안동시 제공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지난해 7월 진행된 선유줄불놀이 공연. 김현수 기자

“안동에 실망과 화만 잔뜩 안고 떠납니다” “관람료 환불과 피해보상금 신청합니다”

경북 안동시가 대한민국 명예 대표 문화관광축제인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연계해 진행한 하회 선유줄불놀이 공연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음에도 화장실과 셔틀버스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공연이 강행된 탓이다.

안동시청 누리집 자유게시판에는 공연 직후인 지난달 28일 늦은 밤부터 2일 오전까지 선유줄불놀이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는 글이 30여개 올라왔다. 이 게시판에는 통상 하루에 1~3개의 게시글만 등록된다.

게시판에 올라온 민원 대부분은 공연이 끝난 뒤 셔틀버스 부족 등으로 2~3시간 넘게 행사장을 빠져나오지 못해 불편을 겪었다는 성토 글이다.

대구에서 줄불놀이를 보기 위해 안동을 찾았다는 김성훈씨(36)는 “교통혼잡이 우려되니 셔틀버스를 이용해달라고 해 셔틀버스 승강장에 주차를 했다”며 “공연은 오후 8시에 끝이 났는데 대구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1시가 넘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안동시청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선유줄불놀이 민원글. 안동시청 누리집 갈무리

한 관광객도 자유게시판에 “2시간째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앞에서는 싸우고 질타에 원성에 난리가 났다”며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머리를 조아리며(사과하며) 다닌다. 다른 공무원분들은 없나요. 주말이라 칼퇴?”라고 글을 올렸다.

1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공연에 미니버스(25인승) 4대만 투입한 안동시의 행정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안동시는 지난달 28일 선유줄불놀이 관람객이 1만503명으로 기록됐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안동에 사는 김미영씨(44)는 “입장권 판매 개수와 주차된 차량을 확인하면 관광객 수가 대충 파악이 되는 것 아니냐”며 “2시간 넘게 기다리다가 결국 셔틀버스 승강장까지 걸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광객도 “상황을 설명하는 책임자도 없었고 현장에서 업무를 지휘하는 사람도 없었다”며 “밤 10시가 넘어서야 버스를 증편했다는 소식을 아르바이트생을 통해 듣게 됐다. 임산부랑 2시간을 넘게 추위에 떨어야 했다”고 성토했다.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부족도 지적됐다. 이성모씨(50대)는 “수많은 인파가 화장실 단 1곳에서 줄을 서야 하는 장관을 연출했다”며 “줄불놀이를 보러 온 건지 화장실 긴 줄을 보러 온 건지 모를 정도”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관광객은 “잘못된 주최 측의 대응으로 피해를 본 만큼 관람료와 피해보상금을 신청한다”고 성토했다.

안동시는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과 행사 종료 후 동시 퇴장, 통행 차선의 협소함, 셔틀버스 부족 등으로 원활한 수송이 어려웠다고 사과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이번 공연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연계하면서 행사 주관부서가 달라져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관람객 불편함이 없도록 이송차량을 늘리고 화장실 등 편의시설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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