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가치함'과 싸우는 구교환, 잔인한 우리 모두의 '자화상'

지난 18일 첫 방송한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는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안 풀려 시기와 질투로 괴로워 미쳐버린 20년째 영화감독 지망생 구교환(황동만)의 평화 찾기를 따라가는 드라마다.

그럼에도 자신의 상황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했다. 친구 동생이 개발하는 '감정 워치' 테스트에서 '40대 무직남 군'으로 뽑힌 것에 격분할 정도였다. '8인회'의 모든 모임에 빠짐없이 나가며 초 치는 비판을 쉬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 믿는 구석이었던 영화진흥위원회 30억 제작 지원금 최종심에서 탈락하자 늘 당당했던 그도 무너져 내렸다.

이어 최원영은 구교환에게 모두가 미뤄온 “이제 영화 그만하라”는 충고를 건넸다. 그러자 구교환은 “내 인생이 왜 네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요?”라고 되물으며 최원영을 향해 달려들었다. 모두의 시선에 무가치하게 여겨졌던 구교환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쓸모를 세상에 어떻게든 입증하려는 구교환의 답답하면서도 애처로운 고군분투가 드라마의 첫 화를 장식했다. 극 중 구교환은 자신의 무가치함을 마주하는 공포에서 발버둥 치는데, 이를 통해 모두가 마음 한구석에 숨겨온 자격지심을 고스란히 꺼내 보인다. 그래서 불쾌하고, 외면하고 싶지만,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런 치졸하고 속 좁은 8인회의 모습 또한 경쟁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하는 우리네 소시민과 다를 바 없다. 우리가 모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자격지심, 우월감, 질투를 숨기며 사는 현실을 드라마는 잔인하리만치 투명하게 그려낸다. 보는 내내 공감을 하지도, 안 하지도 못하는 불편함은 그 촌철살인에서 새어 나온다.
주말극에서 인간의 내밀한 심리를 펼쳐 보이는 뚝심은 대본을 쓴 박해영 작가의 트레이드마크다. 박 작가는 tvN '또 오해영',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 등을 통해 견디며 사는 모든 인간의 인생사를 세심하게 그려왔다. 여기에 KBS 2TV '동백꽃 필 무렵', JTBC '웰컴투 삼달리'의 차영훈 감독이 담백하고 코믹한 터치를 더해 색다른 감성을 자아내는 데 성공했다.
배우들의 호연은 '모자무싸'를 기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자칫 균형을 잃기 쉬운 황동만 캐릭터를 매끄럽게 그려낸 구교환은 그야말로 '날아다닌다'는 호평을 받고 있고, 그를 유일하게 알아본 고윤정의 맑은 매력은 드라마에 생동감을 더했다. 구교환과 삐걱거리는 오정세의 활약도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2회는 19일 밤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yu.jihye1@jtbc.co.kr
사진=JTBC 제공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이란 20일 종전 담판 유력…‘핵 문제’ 놓고 정면 충돌
- 개방에 수상한 거래 포착…내부 정보 유출 의혹
- [비하인드 뉴스] 홍준표 차기 국무총리설 "저급한 해석 난무" 명확히 선 긋기
- ‘물값’ 2천원? 외국인이 많아서? 광장시장이 또…
- 4월 중순인데 때 이른 더위…2주 일찍 연 ‘워터파크’ 북적
- [속보] 강훈식 "이 대통령, 국회에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개시 재요청"
- 호르무즈 해협서 피격 사건…공격받은 선박들 국적은
- 이 대통령 기념사…"4·19 정신 있었기에 내란의 밤 물리쳤다"
- 차에 팔 밟혀 "으악" 비명…뒷짐 진 가해자는 얼굴까지 때렸다
- ‘비정상 국가’ ‘전쟁 패배자’…전직 대사 맞붙었다 [논/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