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전기차 라인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EV4와 EV3가 불과 47만 원의 가격 차이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두 차량은 SUV와 세단이라는 근본적인 차이 외에도 실내 공간, 주행 성능, 승차감 등에서 뚜렷한 차별점을 보여주고 있어 구매 시 세심한 비교가 필요하다.

EV4는 전장 4,730mm로 EV3(4,300mm)보다 43cm 더 길며, 휠베이스도 2,820mm로 EV3보다 140mm 더 길다. 이런 차이는 실내 공간, 특히 2열 공간에서 두드러진다. EV4의 2열은 EV3보다 10cm 이상 더 넓어 성인 남성도 충분한 여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 역시 EV4가 우수하며, 내연기관 아반떼보다도 더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또한 EV4는 2열과 트레이를 공유할 수 있어 실용성이 한층 높다. 이러한 특성으로 가족용 차량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EV4가 더 적합한 선택지로 평가된다.

EV4는 전고가 낮은 구조로 인해 기본적인 승차감이 EV3보다 더 편안하다. 특히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 불쾌감이 거의 없어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인다. 또한 정숙성 면에서도 우수하여 전기 모터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반면 EV3는 더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제공하며, 저속에서도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경쾌한 감성의 차량이다. 두 차량 모두 동일한 배터리 스펙을 갖추고 있지만, 크기 차이에도 불구하고 EV4는 최대 600km까지 주행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내 공간의 디자인과 품질 면에서도 EV4가 한발 앞서 있다. 센터 콘솔 트레이 부분의 마감재가 EV3는 플라스틱, EV4는 메탈 소재로 차별화를 두었다.

또한 트레이 색상도 EV3는 밝은 노란색, EV4는 부드러운 색상으로 적용되어 각 모델의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소한 차이가 차량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고급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극명한 차이는 2열 공간과 적재 공간이다. EV4는 EV3 대비 휠베이스가 140mm(EV3 2,680mm, EV4 2,820mm), 전장은 무려 430mm(EV3 약 4,300mm, EV4 4,730mm) 더 길다. 이 차이는 2열 거주성에 압도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

EV4의 2열 레그룸은 쏘나타나 K5 택시에 버금갈 정도로 넓으며(주먹 3개 이상), 좌판 길이(약 48cm) 또한 넉넉하여 성인 남성도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다. 바닥에 배터리가 위치하여 시트 아래 공간은 제한적이지만, 전반적인 2열 공간 만족도는 중형 세단 이상이다.

반면 EV3의 2열은 성인 남성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소형차 수준의 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 공간 역시 전장이 긴 EV4가 EV3보다 훨씬 넓으며, 내연기관 아반떼보다도 큰 공간을 자랑한다. 따라서 2열 탑승 빈도가 높거나 패밀리카로 활용할 계획이라면 EV4가 확실한 우위를 점한다. 1열 중심의 운전자라면 EV3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주행 가능 거리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두 모델 모두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배터리 사양은 동일하지만, 최신 모델인 EV4가 공기역학적 설계 등에 힘입어 동일 배터리 용량으로도 EV3보다 최소 30km 이상 더 주행할 수 있다.

EV4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공식 주행 가능 거리는 530km 이상이며 실제 주행 환경에서는 운전 습관에 따라 600km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주행 가능 거리 차이는 장거리 운행이 잦은 운전자에게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수 있다.

주행 성능과 승차감에서도 두 모델은 다른 성향을 보인다. 전고가 낮은 EV4가 EV3보다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반면, 전장이 짧고 무게가 가벼운 EV3(특히 스탠다드 모델)는 더욱 경쾌하고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선사한다. 따라서 펀 드라이빙을 선호하는 운전자에게는 EV3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

EV4는 전반적으로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춘 세팅이다. 초기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을 최소화하고, 에코 모드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며 편안한 주행 질감을 제공한다. 이는 가족과 함께 타는 패밀리카로서의 성격을 고려한 세팅으로 평가된다. 약 200마력 수준의 출력은 일상적인 주행에 충분하며, 변속기가 없는 전기차 특성상 저속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성을 보여준다.

소비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EV3가 약 60%로 더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실제 구매 시에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사용 목적을 고려해야 한다. SUV 스타일을 선호하거나 스포티한 주행을 원한다면 EV3가, 패스트백 디자인의 세련됨과 넓은 실내 공간, 부드러운 승차감을 원한다면 EV4가 더 적합하다.

가족과 함께 이동할 일이 많거나 장거리 여행을 자주 한다면 EV4의 넓은 실내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이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특히 멀미를 느끼기 쉬운 승객이 있다면 EV4의 부드러운 승차감이 도움이 될 것이다.

불과 47만 원의 작은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EV4와 EV3는 디자인부터 주행 성능, 실내 공간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두 차량 모두 기아의 최신 전기차 기술을 담고 있어 성능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으나, 실제 시승을 통해 각 차량의 특성을 직접 체험해 본 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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