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터뷰!) 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의 남지현 배우를 만나다

배우 남지현이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KBS2 '은애하는 도적님아'에서 낮에는 의녀 홍은조로, 밤에는 의적 길동으로, 그리고 영혼이 바뀐 뒤에는 대군 이열로 분하며 1인 3역에 가까운 열연을 펼친 그녀를 만났다. 8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친 그녀는 피곤한 기색 없이, 자신이 사랑했던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냈다.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소감이 어떤가?
많은 욕심을 낸 작품이었는데, 기대보다 더 큰 사랑을 받은 것 같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서서히 은조를 보내주는 중이다. 특히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힘든 순간에도 서로 '으쌰으쌰' 하며 촬영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이번 작품에서 의녀, 의적, 그리고 영혼이 바뀐 대군까지 1인 3역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였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처음에는 상대 배우인 문상민 씨를 똑같이 흉내 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상황과 만나는 사람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말투를 비슷하게 가져가거나, 은조라면 조심스러웠을 이야기를 이열의 성격처럼 툭 던지는 식의 디테일에 집중했다. 서로의 감정선을 공유하는 것이 이번 연기의 키포인트였다.

-'백일의 낭군님'에 이어 이번에도 사극에서 큰 흥행을 거뒀다. '사극 퀸' 혹은 '사극 불패'라는 수식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저는 잘 몰랐는데, 많은 분이 제가 사극 장르와 잘 어울린다고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사극은 이야기의 흐름이 크고 묵직한데, 그 안에서 정직함과 솔직함이 매력인 장르다. 그런 면이 제 평소 성향과도 닮아 장점이 더 잘 드러난 게 아닐까 싶다.
-시청률 7.7%를 기록하며 큰 호평을 받았다. 주연 배우로서 부담감은 없었나?
시청률은 '하늘이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각자 편한 시간에 작품을 찾아보는 시대라 숫자에 연연하기보다 우리가 만든 결과물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에 더 집중했다. 다행히 많은 분이 재밌게 봐주셔서 뿌듯하고,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다.

-상대 배우 문상민 씨와의 호흡은 어땠나?
케미 점수를 매긴다면 만점을 주고 싶다. 상민이는 정말 준비를 많이 해오는 친구다. 실제로는 저보다 5살 연하지만, 현장에서는 누구보다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웠다. 촬영 중반 체력적으로 고비가 왔을 때 상민이의 유쾌한 에너지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 개인적으로 나중에 상민이가 190cm 은조로 연기하는 모습이 참 재미있었다.(웃음)
-영혼 체인지 설정을 위해 문상민 배우와 특별히 맞춘 약속이 있었는지?
서로의 특징적인 몸짓을 공유했다. 예를 들어 상민이가 연기하는 '이열'은 부채를 들고 다니거나 팔짱을 끼는 고유의 습관이 있었다. 그런 포인트들을 캐치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상민이가 연기에 참고하라고 대사를 직접 녹음해서 보내주기도 했는데, 그 정성이 정말 고마웠다.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방 촬영이 많아 자연과 싸우며 찍었던 기억이 난다. 막판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고생하기도 했지만, 날씨가 좋을 때 산에 걸쳐진 낮은 구름과 안개를 보며 사극만이 줄 수 있는 풍경의 미학을 만끽했다. 그 고요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이 인상 깊게 남아있다.
-엔딩에서 현대 신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시즌 2를 기대해도 될까?
현대 신은 시청자분들을 위한 작은 선물 같은 느낌으로 대본에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 8개월 동안 한복만 입다가 현대복을 입고 서로를 마주하니 무척 낯설고 재밌더라. 시즌 2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우리 작품이 그만큼 사랑받았다는 증거 같아서 기분이 참 좋다.

-'대본을 잘 보는 배우'라는 대중의 신뢰가 두텁다. 작품을 고르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
사실 저 혼자 결정하는 건 아니다. 회사 식구들, 연기 선생님과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고 주변의 조언을 많이 구한다. '대본 잘 본다'는 칭찬은 배우로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 신뢰를 깨지 않고 오래 유지하고 싶다.
-아역 시절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연기해오고 있다. 매너리즘에 빠진 적은 없나?
이제는 많은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진 느낌이다. 예전에는 연기 변신에 대한 강박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투명함', '정직함' 같은 제 본연의 색깔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하다. 제 이름이 어떤 캐릭터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다면 그것 또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남지현이 생각하는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어떤 작품인가?
로맨스 사극의 틀을 갖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청춘 성장물이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서사가 시대를 타지 않는 보편적인 감동을 준 것 같다. 아쉬운 점이 하나도 없는, 제 인생에 있어 아주 소중한 필모그래피로 남을 것 같다.
-차기작인 '내가 떨릴수 있게'는 배우님이 그동안 보여준 보수적이고 조신했던 사극과는 정 반대인 파격적인 소재다.
맞다.(웃음) 설정상 내가 유교걸에 하필 종갓집이고 남자친구는 성인용품점을 운영하는 사장님이다. 어떻게 보면 순수 로코 장르여서 정말 다를것 같은 두 남녀가 왁자지껄해서 스며드는 이야기다.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30대 초반에 그동안 안해본 파격적인 성향의 작품을 할수 있어서 좋았다.
-모두가 기다렸던 '굿파트너 2'는 이번에 왜 못하게 되었나?
(기다렸다는듯 크게 웃으며) 사실 처음부터 하차한게 아니었다. 시즌2 제작에 들어간다 했을때 이미 캐스팅이 완료된것 처럼 보였는데, 아직 내 일정이 확정된게 없었다. 그러다가 결국 스케줄상의 문제로 함께하지 못하게 되어서 나도 아쉽다. 어찌됐든 시즌2에는 장나라 선배님이 기둥처럼 있으시기에 무난하게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마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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