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토박이가 알려주는 성심당
줄설정도로 맛있냐, 뭐길래 저렇게 줄을 많이 서냐.
대전 토박이가 성심당에 대해 말해봄.
성심당의 급식을 먹고 자랐고, (과거 성심당은 학교 급식사업도 했었다.)
성심당 주변에 살았고, 20대 내내를 성심당 근처에서 일해왔다.
그리고 올해 다시 은행동으로 돌아감.
성심당 은행점
은행동은 대전의 원도심이다. 대구의 동성로, 광주의 충장로 같은 느낌이랄까.
때문에 대부분의 대전 대중교통수단은 모두 이곳을 관통한다.
대전역까지 포함하기때문에 타지 사람들이 찾기에 수월한 곳.
본점이기때문에 가장 크고, 성심당 케익부띠끄, 옛맛솜씨, 플라잉팬등 아무튼 이 주변은 그냥 성심당이다.
놀거리가 없다곤 하지만, 아무튼 은행동은 원도심이기때문에 여전히 유동인구는 많은 곳이다.
또한 동/서로 구분되는 대전에서 동쪽의 중심지는 여전히 은행동이다.
가볍게 쇼핑을 즐길수도 있고 비교적 젊은층이 많다. 성심당 길건너 대흥동 역시 먹자골목인데 이 곳에는 과거 성시경과 백종원이 방문했었던 유명한 중국집, 태화장이 있다(수정: 대흥동이 아니라 정동). 삼대천왕에 나왔었던 닭도리탕, 정식당도 이 대흥동에 있다. 대흥동의 건너편 선화동에는 맵기로 유명한 광천식당이나 개인적으로 광천식당보다 더 좋아하는 진로집, 실비집등 아무튼 오래된 동네인만큼 유명한 음식점들이 이 주변에 꽤 있다.
나 역시 나이먹고 서쪽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잘 안가게 되는 은행동이지만, 여전히 좋은 기억들이 많이 남아있는 동네고 가끔씩 친구들과 모임할때 대흥동에서 모이곤 한다. 옛날의 분위기가 살아있어서 좋아하는 동네. 은행동의 소나무집은 은행동에서 일할때 정말 자주 찾았던 오징어 칼국수집이다.
내가 은행동에서 일하던 10년전에도 성심당 본점에는 항상 줄서있었다. 지금처럼 거리를 따라 줄서는 정도까진 아니였으나 . 내 상급자가 대구에서 대전으로 출장오면 항상 성심당을 함께 들렀는데, 그때마다 대기 줄이 너무 길어서 대전사람들은 빵만 쳐먹냐고 투덜댔었던 기억이 있다.
성심당 대전역점
"타지사람이 성심당을 접하기에 가장 편한 점포"
몇년새 자리가 바뀌고 현재 개같은 자리까지, 요즘 논란의 중심인 성심당 대전역점이다.
일평균 31,000명의 이용객이 간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곳. 타 지역 갈일 있을때 잠깐이라도 들러 성심당 빵을 포장해서 갈 수 있다. 타지사람이 가장 방문하기 수월한 매장이지만, 위치도 위치고 매장도 길~쭉하게 빠져서 타 매장들에 비해면 좁고 북적북적한 느낌이 있다. 그 자리를 성심당이 아니라면 누가 커버할수 있을런지도 의문임. 코레일 임대 수수료가 17%~30%라는데, 비슷하게 임대 수수료를 책정하는 백화점, 그리고 유통업종에서 일하는 내 입장에서는 자리, 위치에 비해 생각보다 비싸다 싶은 수수료긴 하다. 그래도 뭐 어쩌겠나, 코레일 규정이라는데.
성심당이라면 충분히 대전역 근처 점포를 내놓을수도 있겠지만, 지하철역에서 바로 대전역으로 이어지는 대전역의 구조상, 역 내부에 들어서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몇차례나 유찰된 경매에서 시도해보겠다고 한거 아닐까.
성심당 롯데 대전점
"롯데 대전점을 굳이 가는 이유는 성심당때문"
대전 용문동에 위치해있는 롯데백화점에 위치한 점포다.
내가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이 바로 이 롯데백화점 대전점.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23년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에서 53위를 기록한 그저 그런 백화점이다.
위치상으로는 대전의 중심이고 근거리에 지하철역도 있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내에 대전 유일의 루이비통, 롤렉스 매장 +@ 명품관을 보유하고 있는 갤러리아 타임월드가 있기에 사실 쇼핑을 이유로 롯데백화점을 찾을 이유가 없다. 제대로 된 명품관이 없어 원래부터 타임월드에 밀리는 이미지가 강했음. 거기다 사이즈로는 전국에서도 손꼽을만한 신세계 대전점이 오픈해버리고, 아울렛 환경이 부실했던 대전에 현대 아울렛까지 들어서게 되면서 사실상 롯데 대전점은 쇼핑을 이유로 딱히 갈 이유가 없어졌다.
그러한 장소에 성심당이 있기때문에 그 이유로 롯데 대전점을 방문하게 된다. 때문에 면적을 굉장히 크게 빼줌. 은행동보다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건너편의 탄방동, 그리고 앞으로 들어설 대규모 용문동 재개발 지구 아파트들의 인구까지 이 곳을 찾지 않을까.
지하 1층의 성심당 오픈스토리와
1층에 아예 성심당 스토어를 따로 뺐다.
백화점 층별 안내에서도
성심당은 하나의 카테고리다.
성심당 대전 DCC점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동네. 4개의 점포중에서 가장 한적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유성구, 서구, 대덕구의 경계선에 위치한 이 도룡동은 대전에서 잘 알려진 부촌이지만 인구 밀도가 높지 않다. 눈에 보이는 건물들은 방송국이나 호텔이고 아파트는 몇동 되지도 않아 밤시간대 신호등이 비보호로 바뀌고, 10시만 넘기면 대부분의 가게에 불이 꺼진다. 세븐일레븐은 새벽에 문 닫는 동네다. 아무튼 사람이 그닥 많지 않다.
지하철역이 없고, 이 앞을 지나가는 버스 노선 역시 많은 편이 아니라서 3개의 점포 중,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자가용이 있다면 모를까. 아무튼 한산한 동네인만큼 타 점포에 비해 가장 한산한 매장이다. 그렇다고 해서 텅텅 비어있는 건 아니고, 평일 아침에도 빵 사러 오시는 아주머니들, 그리고 새벽 러닝하시고 빵 사가시는 분들도 꽤 있는 편. 어쨌든 대기줄이 있는 것은 보기 힘든 매장이다.
사람이 미어터져 줄서야하는 날이 있는데...
1) ICC 웨딩홀 결혼식이 있는 주말
2) DCC에서 포럼이나 박람회, 행사등이 있는 날.
주말이야 뭐 어딜가나 사람 많다고 치자. 웨딩홀때문에 주말만큼은 도룡동도 일정 시간대 차도 밀리고 사람도 많다.
문제는 이 DCC 행사날인데, 평일이 대부분이라서 행사 한번 걸렸다하면 성심당에 미친듯이 미어 터진다. 몇달 된 이야기인데 집에 들어가는 길 차가 무지하게 막히길래 뭔일인가 싶어서 봤더니 무슨 대학교 박람회 같은걸 하더라고. 재밌는 행사겠구나 싶어서 DCC 내 들어가봤더니 정말 높은 빈도로 구경온 학생들이 한손에 성심당 쇼핑백을 들고, 또 버스 앞 대기하고 있는 학생 대다수가 성심당 빵을 먹고, 들고 있었다.
대전역점과 마찬가지로 지역사람보다 타지사람이 성심당을 접하게 하기 위한 매장. 하지만 유성구 사람들도 꽤 많이 오는 매장이다.
평일 방문하겠다면, DCC의 일정을 확인하고 행사 없는날로 가자.
또한 이곳에는 대전에서 꽤 유명한 오씨칼국수의 유일한 체인점포가 있다. 본점의 사위가 운영한다던데. 이 정도로 줄 설 맛인가 싶긴 한데 그래도 손님들 데리고 가면 다들 좋아하는 편이더라고. 김치가 꽤 매우니까 나같은 맵찔이들은 조심하자.
위 사진은 오늘 아침 10시 40분쯤 산책하는김에 찍어봤다.
성심당 DCC점은 1층 베이커리, 2층 카페로 구분되어있다.
길건너편에는 쪼만한 '성심당 우동야'가 있다.
간단하게 한끼 해결하기에 편함.
요약하면
1) 타지에서 방문하기에 좋은 매장은 대전역점과 은행점.
2) 줄서는거 싫고, 대중교통 이용한다면 롯데 대전점. 대전역에서 지하철타고 한방에 갈 수 있다.
3) 사람이 평균적으로 가장 적은 곳은 DCC점. 자차 있어야 편하다. 하지만 행사날은 피하자
여담
성심당은 대전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과거 프렌차이즈화를 하다가 실패하고, 현재의 성심당으로 성장하기까지 미담이 참 많은 기업이다.
성심당에서 급식사업을 했었는데, 나는 그 성심당의 급식을 먹는 학교에 다녔었다. 생활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모두 성심당의 지원을 받아 밥을 먹곤 했었다. 물론 나 역시.
팔다 남은 빵은 모두 지역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원도심 유명 빵집의 특성상 현금거래가 많아 세무조사가 자주 들어가는 기업이기도 한데 뭐 하나 트집잡히는 것 없이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 기업이다. 아주 오래전 여친의 언니가 성심당 회계팀에서 일했는데 이 세무조사때문에 업무 강도가 대단히 높다고.
직원의 업무강도는 당연히 높다. 어쩔 수 없지. 제빵사들 휴식시간때 성심당 뒷 골목에 나와있는거 보면 다들 지쳐보이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직원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하는데, 영업이 끝나고 제빵사들이 남아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다. 과거 후배가 성심당의 제빵사로 일할무렵 밤 10시쯤 한번 맛봐달라고 매장 앞에서 지가 만든 타코야끼빵을 줬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또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과거 여러차례 기업 존폐의 위기가 있었으나 현재는 1000여명에 가까운 직원이 일하는 지역 기업이고, 또 성장한 제빵사들이 독립하여 수준 높은 빵집을 오픈한다. 이 과정에서 간판 빼고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준다고 한다. 때문에 대전의 지역 빵집들 수준이 비교적 높다. 개인적으론 신성동의 아빠의 꿈을 좋아함.
타 지역에서 러브콜이 상당히 많이 들어온 기업인데, 대전 아니면 생각없다고 못박으셨다고 한다. 이는 과거 프렌차이즈 사업의 실패때문일까? 아무튼 대전 내에서도 점포를 늘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한다. 서울에 팝업스토어로 일정기간 오픈하는거 아니면 점포는 대전뿐이다.
가성비가 참 좋은 브랜드지만 그 이상으로 성심당이라는 기업의 이미지는 지역 시민들에게도 좋고, 함께 성장해온 은행동의 어르신, 사장님들에게도 존경받는 기업이다. 고향이 대전이나 현재는 30년째 서울에 계신 큰아버지, 큰어머니, 할머니, 형 모두 성심당만큼은 기억을 하시고 명절때마다 내가 사갔던 성심당 빵을 드시곤 할머니는 그렇게 우셨다. 요즘은 형이 그렇게 자꾸 성심당 빵타령을 한다.
아무튼 이번 대전역과의 마찰에서 좋은 협의점을 찾아 잘 해결되기를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