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팔면 대출도 없다"…17일부터 다주택자 자금줄 옥죄기 본격화
신규 넘어 기존 대출까지 조인다…‘집 팔지 않으면 대출도 없다’
버티기 전략 제동에 매물 증가 가능성…거래 위축 우려도
17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 연장이 원칙적으로 제한되면서 대출을 통한 '보유 전략'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신규 대출 억제에 그치지 않고 기존 대출 관리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한 이번 조치는 사실상 주택 처분을 압박하는 성격을 띠며, 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주택자의 대출 규제를 담은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17일부터 시행된다. 규제 대상은 2주택 이상을 보유한 개인과 법인 임대사업자를 모두 포함한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단순한 신규 대출 억제를 넘어 기존 대출 관리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그동안은 다주택자라도 기존 주담대에 대해서는 만기 연장이나 조건 변경이 비교적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주택 처분 계획이 없는 경우 만기 연장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
신규 대출뿐 아니라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까지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은행은 만기 도래시 차주 동의를 받아 주택소유확인시스템(HOMS) 등을 통해 보유 주택 수를 확인하고 다주택자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개인과 개인 임대사업자는 세대 기준으로 다주택자를 판단한다.
법인 임대사업자 등 시스템 확인이 어려운 경우 차주가 직접 다주택자가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 허위로 확인될 경우 기한이익상실 등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확약을 제출해야 한다. 동의서 제출, 확약 등 관련 절차를 거부하면 만기 연장이 제한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집을 팔지 않으면 대출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사실상 보유 주택 매각을 유도하는 정책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해 다주택자 대출을 보다 엄격히 심사하도록 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기존 규제의 실효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전방위 조치의 일환이다. 특히 최근 금리 하락 기대감 속에서 부동산 시장 반등 조짐이 나타나자,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다주택자의 '버티기 전략'에 제동을 걸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일부 다주택자는 전세를 활용하거나 대출 만기 연장을 통해 보유 전략을 유지해왔지만 이번 규제로 인해 현금흐름 부담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규제는 다주택자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어 무주택자나 1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출 심사 전반이 보수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체 주택 거래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가계부채 관리와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거래 위축과 가격 왜곡 가능성도 함께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규제는 단순한 대출 제한을 넘어 보유 전략 자체를 흔드는 수준"이라며 "결국 다주택자의 매도 여부가 향후 시장 방향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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