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카시 압사사고’ 유족 “이태원, 우리의 참사 재현 같아···힘되고 싶어”
“사고 영상을 보는 순간 우리의 참사가 재현된 것 같았어요. 유가족분들이 얼마나 힘드실까 생각했고,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찾아왔습니다. 유족에게 국경은 없으니까요.”
일본 아카시시 불꽃 축제 참사 유가족들이 17일 오전 9시30분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를 방문해 유가족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고 최재혁씨의 어머니 김현숙씨가 “너무 마음이 힘들다”고 하자 미키 기요시는 “20년이 지나도 똑같은 마음”이라며 위로했다.
참사 유가족인 시모무라 세이지는 “우리도 처음에는 정부가 책임을 외면했지만 시민들의 응원과 미디어의 힘이 더해지면서 15년 동안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진상규명까지는) 긴 싸움이 될 것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건강을 지키면서 해 나가시기를 바라며 우리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아카시시 참사는 2001년 7월 21일 일본 아카시 불꽃축제에서 일어난 압사 사고를 말한다. 이날 축제를 보러온 노인과 어린이 등 11명이 사망하고 247명이 다쳤다. 대규모 인파로 인한 압사 사고라는 점, 경찰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점에서 이태원 참사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당시 검찰에서 경비 책임을 추궁당한 경찰 간부를 불기소 처분했지만, 검찰 심사회가 네 차례 ‘기소 상당 의견’을 의결해 결국 강제 기소되기도 했다.
기요시는 “우리도 정부와의 싸움에서 완전히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메뉴얼 정비 등 이룬 것이 많았다”고 했다.
시민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아키시시 참사 유가족들은 곧바로 이태원 참사 현장도 방문한다. 이후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함께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피해자들의 노력’이라는 주제로 토론회와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18일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만난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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