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직접 '랜덤채팅' 써보니.. 여전한 아동 성범죄 '온상'

【 앵커멘트 】

12살 초등생 여자아이를 집까지 찾아와 20대 남성 2명이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사건, TJB가 단독보도로 전해드렸는데요, 앞으로 이틀간 기획보도를 통해 아동 성범죄에 악용되고 있는 랜덤채팅의 문제점을 짚어봅니다. 가해자들이 사용했던 랜덤채팅 어플을 직접 써보니, 미성년자인 줄 알면서도 성희롱 발언부터 성매매를 제안하는 사람까지 있었습니다.

전유진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지난달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20대 남성 2명이 피해 아동을 만날 때 사용한 랜덤채팅 어플입니다. 간단한 문자 인증만 하면 가입이 되고 지역도, 성별도 자유롭게 설정가능합니다. 성인만 가입할 수 있다고 적혀있지만 상관이 없습니다. 직접 해당 어플을 설치했더니 가입한 뒤 5분도 안돼 자신의 신체 사진을 보내주겠다거나 몸 사진을 보여달라는 등 성희롱 메시지들이 도착합니다.

▶ 스탠딩 : 전유진 / 기자 - "12살 초등학생으로 자기소개를 입력하고 가입해 봤습니다. 1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스무 통에 가까운 성인 남성들의 채팅이 쏟아졌습니다. "

TJB 대전방송 24-08-06 TJB 8 뉴스

그중 남성 한 명과 연락을 해봤습니다. 초등학생인 것을 알면서도 돈을 주고 성적인 행위를 하자고 권유하고, 부모님이 집에 계시진 않는지, CCTV는 없는지도 물어봅니다. 친구 한 명을 더 불러낼 수 없는지도 물어보더니 이내 약속을 잡고 오겠다고 합니다. 직접 만나 초등학생에게 성매매를 제안한 이유를 물었더니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 인터뷰 : 랜덤어플 이용자 / 20대 남성 - "(무슨 마음으로 이렇게 만나려고 하셨어요?) 호기심으로…. (미성년자인 거 아셨잖아요.) 저도 그래가지고 안 하려고요."

아동이나 청소년들의 외로움과 현실에서의 어려움을 이용해 용돈을 준다며 온라인으로 다가와 점차 성적인 요구를 하는 '온라인 그루밍'이 성행하고 있는 겁니다. 대전의 초등생 피해자 역시 교우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이용한 '온라인 그루밍'에 당했습니다.

▶ 인터뷰 : 채선인 / 대전성착취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 팀장 - "상대가 좋은 사람이라고 마음을 놓는 순간, 처음에는 '네 손이 궁금해.' 그다음에는 '네 얼굴이 궁금해' 그다음에는' 네 몸이 궁금해'라는 식으로 단계를 높여가면서 아이들한테 성적인 이야기를 시도하고…."

어플 개발자 측은 24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위법 사항을 제재한다고 하지만 취재진이 어플에 가입한 뒤 성인 남성에게 수십 통의 메시지를 받고 실제로 만나기까지 경고가 오거나 이용이 정지된 적은 없었습니다.

TJB 전유진입니다.



(영상취재 이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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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진 취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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