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인천의 한 찜질방에서 '이것'이 발견되며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흡혈 해충 '빈대'였는데요. 빈대는 전세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흔하디 흔한 해충입니다. 그러나 보통 해충이 아닌데요. 바퀴벌레나 모기만큼 악명이 높은 해충입니다. 강한 살충제에도 잘 죽지 않아 락스나 불에 지져서 잡는 것을 제외하면 방역이 거의 불가능하다 보니 세상에서 가장 구충이 어려운 해충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어려운 걸 한국은 해냈었습니다. 한국에도 과거 집집마다 빈대 때문에 골치가 아픈 것이 당연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빈대가 우리 조상님들을 얼마나 괴롭혔는지 속담 등을 보면 알 수가 있는데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 '빈대 미워 집에 불 놓는다', '집이 타도 빈대가 죽으니 좋다' 등 오래된 빡침이 느껴지죠?

그런 빈대가 1980년대 이후 한국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국가 차원에서의 철저한 방역과 시민의식 개선이 만든 일이었죠. 덕분에 80년대 이후 태어난 한국인들은 최근에 '이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빈대 피해는 커녕 실물조차 보지 못했는데요. 물론 100% 박멸된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질병관리청에 빈대 관련 접수 신고가 2014년부터 지난 2023년 9월까지 겨우 9건에 불과할 정도로 한국에서 빈대는 정말 희귀한 존재였습니다.
방역 전문 회사인 세스코의 분석에 따르면 2007년 이후 해외에서 유입되는 빈대 모니터링 수가 꾸준히 증가했다고 합니다. 2008년에도 20년 만에 서울에서 빈대가 확인된 적이 있는데, 이 빈대는 미국에서 역유입되었다고 판단해 건물을 방역해 빈대를 제거했습니다. 2016년에도 부산의 한 호텔에서 빈대 물림 사례가 보고되었는데요. 이때도 해외 여행객을 통한 유입이었습니다. 그 뒤로 이번 사건이 터지기까지 한국에서 빈대가 이토록 핫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동안 한국인들은 해외여행을 갔다가 빈대를 처음 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빈대에 대한 경험이 너무 없다 보니 해외여행 중 빈대에 물렸을 때 바로 알아차리지 못해 여행짐에서 빈대가 번식하는 등 피해를 크게 입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한국에서 싹 사라진 줄 알았던 빈대가 다시 출몰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전문가들은 한국에 다시 빈대가 나타난 이유로 다음 세 가지 경우를 꼽고 있습니다. 첫 번째, 코로나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퍼지게 된 것이다. 두 번째, 세계 각국에서 모인 잼버리 숙소에서 빈대가 발견되었다는 말이 있었다. 세 번째, 한국에 원래 있던 빈대가 퍼진 것이다.
매달 1건 있을까 말까 했던 빈대 발견 건수가 하루 2~3건으로 폭증한 것으로 보아 3번 주장은 거의 가능성이 희박하고, 2번 주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빈대는 바퀴벌레나 모기처럼 병을 옮기는 것은 아니지만, 물리면 너무 가려워서 수면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바퀴벌레는 사람을 보면 도망가지만, 빈대는 사람의 체온에 반응해서 기어 나온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빈대 확산에 대해 전국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빈대 때문에 골치 아픈 나라는 한국 뿐만이 아니었는데요. 도입부에서 말했듯이 빈대는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해충입니다. 오히려 한국은 이제 다시 걱정이 시작되는 곳이라면, 이미 많은 나라들이 빈대 걱정으로 초가삼간을 태우는 중입니다. 유럽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빈대 가 유럽 여행의 가장 큰 복병이라고 말할 정도인데요.그런데 뜬금없이 자국에 빈대가 퍼지고 있는 건 한국 탓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펼치는 나라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일본인데요. 한국에서 빈대가 발견되고 있으니, 일본의 빈대도 한국에서 왔다는 일본의 주장은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였습니다. 일본이 헛소리를 하고 있다는 건 일본 스스로 조사한 자료만 봐도 알 수가 있는데요.
일본도쿄복지보건부에서 발표한 빈대 상담건 수를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그동안 일본은 도쿄에서만 연간 300~500건 사이의 빈대 관련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오사카에서는 150~330건 사이의 빈대 관련 상담이 이루어졌습니다. 주요 도시인 도쿄와 오사카만 봐도 이 정도인데, 일본 전역을 기준으로 하면 훨씬 더 많을 텐데요. 즉, 일본에는 한국 때문에 빈대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꾸준히 빈대와 함께 살아오고 있었는데, 마침 한국에서 빈대가 퍼지고 있으니 이것마저 한국 탓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방송에서 말이죠.

온라인에서 네티즌들끼리 떠드는 소리면 그러려니 할 텐데, 방송에서까지 이러다니... 정말 황당한데요. 일본 언론 등이 계속 한국을 언급해서인지, 최근 많은 일본 호텔에서 한국인이 묵었던 방은 제공을 중단해달라는 컴플레인이 접수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 최근에서야 빈대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인터넷에 '일본 여행 빈대'라고 치면 과거 일본의 숙박업소에서 빈대 피해를 입었다는 한국인들의 글들과 여러 차례의 경험들이 모여 일본 여행시, 빈대 없는 숙소를 고르고, 빈대 피해를 입었을 때 대처하는 방법 등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원래 있던 걸 이때를 틈 타 한국에게 화살을 돌리다니... 이건 정말 치졸한 행동이 아닌가 싶은데요. 정말 무서운 건 아까 일본 호텔들이 받고 있는 컴플레인들을 보셨듯이 일본의 선동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유언비어는 국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반면 세계적인 빈대 전문가 '창루왕' 씨는 지금 한국인들의 빈대에 대한 우려가 너무 과하다고 말할 정도로 한국은 그렇게까지 심각한 상태가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은 과거 빈대에 대한 피해를 겪어온 나라이기도 하고, 현재 한국에 기승하고 있는 빈대가 외국산 빈대의 가능성이 커 초장부터 근절하려고 과도하게 대처하다 보니 외국에서 봤을 때 한국이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세계 빈대 전문가들은 한국의 빈대 대처에 놀라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빈대 전문가로 알려진 '데이비드 케인'은 한국이 프랑스나 영국, 미국보다 빈대 예방을 위한 대응을 더 잘하고 있다고 합니다. 생각을 모아서 모든 사회 계층이 빈대 대응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기 때문인데요. 다른 나라에서 한국처럼 안 하면 몇 년은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전문가 영국 해충방제 협회 매니저인 '나탈리 붕게이' 씨는 한국의 빈대 관련 지침서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합니다. 유럽에서 본 적 없는 정보들이 자세히 제공되어 있었다고 하는데요. 한국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유럽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의 말처럼 한국은 지금 잘 대처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극복해낼 것이라고 믿는데요. 그렇게 되려면 그 누구보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겠죠. 지금 빈대로 의심되는 벌레를 발견했다면 120 다산콜센터로 전화하거나 시, 군, 보건소에 즉시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가정에서 빈대를 무찌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본 내용은 질병관리청의 실험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집에 있는 흔한 가전제품으로 빈대를 없앨 수 있다고 하는데요. 청소기, 스팀다리미 또는 스팀기, 다리미, 드라이기, 건조기, 세탁기 중 하나만 있어도 가능합니다.
먼저 청소기로 방제하는 방법은 청소기를 최대 세기로 틉니다. 그대로 빈대를 빨아들입니다. 정말 쉽죠? 여기서 주의할 점은 빨아들인 빈대를 청소기에 그대로 두지 않고 반드시 꺼내어 봉투 등으로 밀봉해서 처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빈대는 50도 이상의 온도에서 완전 박멸되는데요. 그렇다 보니 열을 내는 가전제품을 이용하면 쉽게 방지할 수가 있습니다. 스팀다리미, 다리미, 스팀기, 의류나 직물 등 시접 부위처럼 빈대를 감싼 직물에 최대한 근접시켜 30초간 스팀 또는 열을 가합니다. 드라이기는 가장 뜨거운 온도, 가장 약한 바람으로 설정해서 빈대에 최대한 가까이 붙여 60초간 가열합니다. 그리고 드라이기 바람에 빈대가 날아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방제해야 합니다.
건조기로 방제하는 방법은 시중에 나와있는 의류 건조기는 기본 온도가 50도이기 때문에 오염된 직물을 넣고 30분 이상 건조시켜주면 됩니다. 세탁기의 경우도 비슷한데요. 요즘 세탁기들은 온도 설정도 되고, '삶기' 기능도 있습니다. 60도 이상 세탁 온도를 설정하거나 삶을 수 있는 직물인 경우 그냥 한번 삶기 기능으로 돌려버리면 속 시원하게 방제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린 방법으로 빈대와의 싸움에서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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