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플립5 10만원에 사세요"... 공짜폰 마케팅의 진실
[편집자주]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파격 할인'을 강조한 광고들이 눈에 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불문하고 판매점에선 출고가의 10%~20%에 단말기를 판매하겠다고 설명한다. 정부의 단통법으로 이른바 '성지'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판매점에서 내세우는 할인을 자세히 살펴보면 속 빈 강정'인 경우가 많다. 온갖 할인 혜택을 묶어 마치 자신들이 선심쓰는 것처럼 영업을 펼치기 일쑤다. 딱히 손쓸 방법이 없는 통신사들은 이 같은 행태에 답답해한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은 판매점인데 비난은 오롯이 통신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에선 정부가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갤Z플립5 10만원에 사세요"... 공짜폰 마케팅의 진실
▲[르포]테크노마트를 가다... 성지는 정말 존재할까
▲때마다 반복되는 단말기 호갱... 대안은
#김씨는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차세대 폴더블폰(접이식 휴대폰) '갤럭시Z 시리즈'를 90% 할인해준다는 광고에 깜짝 놀랐다. 기존 휴대폰을 사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최신 기종의 폴더블폰을 헐값으로 살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가 컸다. 온라인 판매점과 계약한 그는 10만원 정도로 갤럭시Z플립5를 구매했지만 이면엔 불편한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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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한다. 단말기 문제가 있다면 삼성전자 A/S(제품 이상 시 제공하는 사후 서비스) 센터를 방문하면 되고 계약 역시 전화통화로 진행된다. 단말기도 택배로 수령해 사용한다. 할인 광고에서 밝힌 제품은 갤럭시Z플립5 하나였다. 오직 갤럭기Z플립5만 9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판매원은 갤럭시Z플립5 256기가바이트(GB) 모델의 출고가는 139만9200원인데 이를 129만원 할인한 약 10만원에 팔겠다고 했다. 기존 기기를 반납할 필요도 없고 통신사를 변경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대신 사용 중인 SK텔레콤 요금제 중 월 9만9000원인 5GX 프라임플러스를 4개월 동안 사용해야 한다고 조건을 걸었다.
해당 판매원은 '특가'라는 표현을 강조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능한 할인 방법을 전부 모은 것에 불과하다. 공짜폰에 가까운 단말기 판매의 비밀은 '선택약정할인'에 있었다. 현행법상 휴대폰을 처음 구매할 때 공시지원금과 선택약정할인 중 하나를 정해야 하는데 공시지원금은 단말기 할부원금을 많이 깎아주는 방법이고 선택약정할인은 12개월 또는 24개월 중 약정 기간을 택하면 매달 통신요금에서 25%를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선택약정할인은 소비자가 내야 하는 단말기 가격인 할부원금을 깎아주지 않는다. 해당 판매점이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넘어선 불법보조금을 많이 주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킬 뿐이다. 요금 할인은 판매점이 아니라 통신사가 제공한다. 법적으로 보장된 만큼 전국 어느 대리점을 가도 받을 수 있다.
약정할인이 포함된 24개월 동안 매달 9만9000원의 25%인 2만4000원을 제해 총 59만원을 할인해준다고 설명하고 여기에 제휴카드 할인으로 45만원을 더 빼준다고 했다. 제휴카드가 없다면 새롭게 발급받아야 되고 일정 기간 동안 카드 실적도 채워야 한다. 실적이 부족하면 해당 월에 발생하는 카드사 포인트를 받을 수 없고 할인도 불가능하다. 실제 판매점이 제공하는 것은 25만원에 불과한데 이는 전체 할인액의 20% 남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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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요금제를 일정 기간 사용해야 한다는 것도 '불완전 판매' 사유 중 하나다. 법적으로 무효란 얘기다. 테크노마트나 다른 오프라인 판매점들 역시 24개월 뒤 다시 재약정을 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고 부가서비스를 몇 개월 동안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해당 조건 역시 불완전 판매로 계약서에 명시하더라도 법적 효력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는 이를 무시하면 된다.
요금제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정보력이 부족하다면 이 같은 영업 전략에 속을 가능성이 있다.
통신사들은 답답하다. 소비자를 호갱(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으로 만드는 일부 판매점들의 행태가 반복되면 고객들의 비난은 오롯이 가입 통신사를 향한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다고 해도 달리 대응 방법이 없다. 대리점은 통신사와 계약 관계를 맺고 있지만 판매점은 대리점과 계약을 맺는 만큼 사실상 통신 3사가 영향력을 미칠 수 없는 구조인 까닭이다.
판매점은 개인사업자 등록 후 영업이 가능하고 통신사가 해당 사실을 파악해 일종의 경고 조치를 내려도 자리를 옮겨 영업하면 그만이다.
A씨는 "일부 판매점의 일탈로 고객들이 피해를 볼 때마다 통신 3사가 욕을 먹고 있어 안타깝다"며 "통신 3사들은 저렴한 온라인 요금제를 가입하길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최대 할인 혜택을 제공받는 방법을 선택해야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나 소비자원에 이러한 사실을 제보해도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불완전 판매를 제외하더라도 선택약정할인 자체는 합법이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 B씨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그런 유혹을 이겨내고 통신 3사 할인 정책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것"이고 강조했다.
추후 계약 관련 문제를 제기해도 이미 한몫 챙긴 판매점들은 폐업하는 사례도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 B씨는 "판매점들은 장기간 고객을 유치하기보단 고가요금제로 통신사에게 수수료를 많이 챙기는 게 중요하다"며 "현재로선 정부 말고는 이를 제어할 주체는 없다"고 말했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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