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체성을 담아낸 면목동 다가구주택 리노베이션

이곳은 중랑구 면목동의 밀집된 주택가의 다가구주택이다. 이 프로젝트는 건축주가 직장 관계로 부득이 다른 지역으로 주거지를 옮기게 되어 세입자 전용으로 설계됐다. 디자인의 접근성에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이 건물이 완성됐을 때 지역사회에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지의 문제였다. 건축은 사회적 시선을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며 지역적 정서와 동떨어졌을 경우 많은 지탄 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자료 노현상(㈜유니브원 대표) | 사진 ㈜유니브원

HOUSE NOTE

DATA
위치 서울 중랑구
용도 다가구용 단독주택(4가구)
건축구조 연와조
대지면적 96.5㎡(29.24평)
건축면적 56.96㎡(17.26평)
연면적 171.65㎡(52.01평)
지하 1층 58.56㎡(17.74평, 2가구)
1층 54.03㎡(16.37평)
2층 52.26㎡(15.83평)
옥탑 7㎡(2.12평)
건폐율 59.03%
용적 117.39%
설계기간 2023년 6월 ~ 7월
시공기간 2023년 8월 ~ 10월
설계 및 시공 ㈜유니브원 02-447-0415
www.univone.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난연징크패널
외벽 - 유럽식 미장
계단실 - 비단열 커튼월+
브론즈 페어유리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내벽 - 실크벽지
바닥 - 데코타일
계단실 디딤판 - 석재타일 및 집성원목
난간 - 평철
창호영림창호
조명 사각조명 4500K (필립스)
3인치 4500K 다운라이트,
주방가구(싱크대) 퍼시스원
위생기구 대림
난방기구 경동보일러
Before
▲좁고 침침했던 거실을 주방과 연결해 확장함으로써 밝고 개방감 있는 공용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Before
▶너저분한 수납공간을 과감히 철거하고 콤팩트하게 재구성한 주방

내부는 개인적인 정서를 반영해야만 하지만 건물의 외관은 공공의 시각으로 보는 것이어서 진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디자인 단계에서 사회적 시선이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최종적으로는 담대하지만 지역 정체성을 담아내는 것이었다. 도심지역에서 볼 법한 약간의 화려함과 지역사회가 긍정적으로 바라볼 만한 그런 디자인이었다. 이는 고객의 리노베이션 목적과도 크게 다르지 않아 디자인의 최종 결정
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오랜 세월의 흔적 걷어내고 존중의 퍼포먼스 계획

우선 감나무 한 그루가 계단실 입구를 가리고 있어 한여름의 대낮인데도 무척 어두웠고 낡은 적벽돌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붙잡고 있었다. 원래 개방된 계단실은 소유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벽돌과 패널 등으로 얼기 설기 엮여 있었고 감나무와 어우러져 더욱 암울한 환경을 갖고 있었다. 커다란 장애 요소는 입구의 감나무였다. 저것도 생명인데 가지치기로 몸집을 줄여 유지하느냐, 꼭 제거해야만 하느냐의 기로에서 관계자들이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정말 미안하지만 감나무를 제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지 않고서는 제약 요소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계단을 둘러싼 암울한 벽과 패널들도 철거했다. 그리고 세입자들을 가족처럼 존중하는 건축주의 마음을 반영하고, 그들의 프라이드를 위해 중량감 있는 H-Beam 커튼월을 이용해 존중의 퍼포먼스로 계획하게 됐다.

Before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이동 통로로서만이 아니라 햇살을 받으며 주위의 풍경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계단실과 연결되는 모든 동선을 실용성있게 바꿔 편리성을 높였다
Before
방치해 뒀던 옥상이 옥탑방의 마당으로 재탄생했다.
Before
공개하기도 민망했던 옥탑이 세련되고 정돈된 공간으로 변신했다.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

리노베이션 후 건물은 현대적인 외관으로 탈바꿈했다. 그렇다고 도심의 건물처럼 화려하진 않다. 주변 사람들의 고운 시선을 받을 만하게 바뀐 것이다. 크고 투명한 유리창은 자연광이 실내로 풍부하게 유입돼 밝고 쾌적하며, 외벽의 마감재인 유럽식 미장은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돼 깔끔한 라인과 중립적인 색상으로 외관이 훨씬 세련되고 정돈된 인상으 로 바뀌었다. 계단실과 연결되는 모든 동선은 실용성 있게 바
뀌어 실 거주자의 편리성을 높였다.

Before
180도 달라진 옥탑방의 리모델링 전후 모습.
Before
럭셔리한 공간으로 재탄생한 욕실
Before
암울한 환경의 지하 세대가 리모델링을 거쳐 살아보고 싶은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했다.
Before
유럽식 미장과 돌계단으로 처리한 입구. 집의 첫인상이 달라졌다.

골목길 환경개 선의 마중물로

이러한 변화는 실 거주자는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까지 자긍심을 불어넣고, 다른 건물 소유 주들에게도 비슷한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외관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세입자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려는 건축주의 배 려가 배어 있고 골목길 환경개선 차원의 사회적 합의에 충실했다고 할 것이다.

Before
중량감 있는 H-빔 커튼월을 설치한 것은 세입자들의 프라이드를 존중하는 건축주의 마음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