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갑자기 300만원을 보내왔길래.." 전화했다가 아들의 비밀을 알았다

나이가 들면 은행 일이나 돈 관리를 자식에게 맡기는 부모가 많습니다. 눈도 침침하고 복잡한 절차가 버거우니 믿을 수 있는 자식에게 통장을 맡기는 것이 편하게 느껴집니다.하지만 그 믿음이 언제나 지켜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며느리가 보내온 뜻밖의 돈 300만 원 때문에 아들이 숨겨 온 비밀을 알게 된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식당 주방에서 보낸 30년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임정숙 씨는 올해 일흔입니다. 그녀는 남편을 일찍 여의고 30년 동안 시장 근처 백반집 주방에서 일하며 외아들 태준 씨를 키웠습니다. 하루 열두 시간씩 서서 일하느라 다리에는 늘 혈관이 불거져 있었습니다.정숙 씨는 번 돈을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았습니다. 아들 학비를 대고 남은 돈은 조금씩 적금에 넣었습니다. 그렇게 모은 돈이 은퇴할 무렵에는 5천만 원 가까이 되었습니다. 정숙 씨에게 그 통장은 평생의 땀이 담긴 자존심이었습니다.아들 태준 씨는 마흔다섯으로 서울에서 중고차 매매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며느리 서지영 씨는 동네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며 두 아들을 키웠습니다. 정숙 씨는 바쁜 와중에도 한 달에 한 번은 손주들을 보러 와 주는 며느리가 늘 고마웠습니다.3년 전, 정숙 씨는 눈 수술을 받은 뒤로 글씨를 읽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은행 창구에 가서 서류를 쓰는 일도 버거워졌습니다. 그때 아들이 말했습니다. "엄마, 통장이랑 도장 저한테 주세요. 제가 알아서 관리해 드릴게요."정숙 씨는 아무 의심 없이 통장과 도장을 아들에게 건넸습니다. 하나뿐인 아들이었습니다. 아들은 매달 생활비를 엄마 계좌로 넣어 주며 "적금은 잘 굴러가고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예고 없이 들어온 300만 원

올해 초여름, 정숙 씨의 휴대폰에 입금 알림이 울렸습니다. 손주가 크게 읽어 준 문자에는 "서지영 3,000,000원"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정숙 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며느리가 이렇게 큰돈을 보낼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정숙 씨는 혹시 며느리가 실수로 보낸 것은 아닐까 걱정되어 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얘야, 너 돈을 잘못 보낸 거 아니니? 300만 원이나 들어왔더라." 전화기 너머로 며느리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어머니… 잘못 보낸 거 아니에요. 그냥 받아 두세요." 며느리는 그 말만 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으려 했습니다. 정숙 씨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어 다시 물었습니다. "무슨 일 있는 거지? 태준이랑 싸웠니?"한동안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며느리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어머니, 이번 주말에 제가 혼자 찾아뵐게요. 전화로 드릴 말씀이 아니에요."전화를 끊은 정숙 씨는 그날 밤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며느리의 떨리는 목소리가 귓가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들 가족에게 무슨 큰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며느리가 들고 온 서류

주말 오후, 며느리가 혼자 의정부 집을 찾아왔습니다. 며느리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시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리고 가방에서 서류 몇 장을 꺼내 조심스럽게 내밀었습니다.그것은 정숙 씨 이름으로 된 적금의 해지 내역서였습니다. 날짜는 2년 전이었습니다. 정숙 씨가 30년 동안 모은 5천만 원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있었습니다. 돈이 옮겨 간 곳은 아들 태준 씨의 사업자 계좌였습니다.정숙 씨는 서류를 손에 든 채 한마디도 하지 못했습니다. 눈이 침침해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며느리가 손가락으로 짚어 주는 숫자만큼은 또렷하게 들어왔습니다. "5천만 원… 해지…"며느리는 울먹이며 설명했습니다. "그이가 2년 전에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어머니 적금을 깼어요. 저도 몰랐어요. 지난달에 집에 날아온 은행 우편물을 보고 알았어요. 그이한테 물었더니 곧 채워 넣을 거라고만 하더라고요."며느리는 그 사실을 안 뒤로 어린이집 월급과 모아 둔 비상금을 털어 매달 조금씩이라도 갚아 나가기로 마음먹었다고 했습니다. 300만 원은 그 첫 번째 돈이었습니다.

믿었던 아들의 거짓말

정숙 씨는 며느리를 돌려보낸 뒤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들은 처음에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밝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엄마, 웬일이세요? 생활비 모자라세요?"정숙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태준아, 엄마 적금 잘 있니?"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아들이 대답했습니다. "그럼요, 잘 있죠. 왜요?" 그 순간 정숙 씨의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지영이가 다 말했다. 2년 전에 해지했다며." 그제야 아들의 목소리가 달라졌습니다. 아들은 사업이 어려워 잠깐 빌린 것이라며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엄마, 금방 채워 놓으려고 했어요. 괜히 걱정하실까 봐 말 안 한 거예요."하지만 정숙 씨를 더 아프게 한 것은 그다음 말이었습니다. "어차피 나중에 저한테 올 돈이잖아요. 미리 쓴 게 그렇게 큰 잘못이에요?" 아들은 오히려 며느리가 괜한 일을 벌였다며 짜증을 냈습니다.정숙 씨는 전화를 끊고 부엌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30년 동안 뜨거운 국솥 앞에서 흘린 땀이 떠올랐습니다. 그 돈이 아들에게는 그저 "나중에 받을 돈"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서러웠습니다.

통장을 되찾은 날

며칠 뒤 정숙 씨는 며느리와 함께 은행을 찾았습니다. 창구 직원의 도움을 받아 아들에게 맡겼던 모든 통장의 비밀번호와 도장을 새로 바꾸었습니다. 앞으로는 며느리가 한 달에 한 번 함께 와서 내역을 확인해 주기로 했습니다.그리고 정숙 씨는 아들을 의정부 집으로 불렀습니다. 아들은 마지못해 찾아와 고개를 돌린 채 앉아 있었습니다. 정숙 씨는 아들 앞에 며느리가 보낸 300만 원이 찍힌 통장을 내밀었습니다."태준아, 이 돈은 네 아내가 어린이집에서 아이들 돌보며 번 돈이다. 네가 엄마 돈을 가져간 걸 알고 네 아내가 대신 갚고 있었다. 너는 그걸 알고도 가만히 있었니?" 아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정숙 씨는 말을 이었습니다. "엄마 돈은 엄마가 살아 있는 동안 엄마를 위해 쓰는 돈이다. 네가 정말 미안하다면 네 손으로 갚아라. 지영이 돈은 이 자리에서 돌려줄 거다." 그날 처음으로 아들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아들은 결국 무릎을 꿇고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매달 정해진 금액을 갚겠다는 각서를 직접 써서 어머니 앞에 놓았습니다. 정숙 씨는 그 각서를 며느리에게 건네며 말했습니다. "이건 네가 보관해라. 엄마는 이제 네가 더 믿음직하다."

며느리에게 건넨 마음

정숙 씨는 며느리가 보낸 300만 원을 그대로 며느리 계좌로 돌려보냈습니다. 며느리가 받지 않겠다고 하자 정숙 씨는 직접 어린이집 앞까지 찾아가 손을 잡았습니다. "얘야, 너는 이미 충분히 갚았다. 시어미 편에 서 준 그 마음이면 됐다."그 뒤로 아들은 매달 조금씩 돈을 갚아 오고 있습니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 한 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사업도 조금씩 안정을 찾아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숙 씨는 아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철이 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요즘 정숙 씨는 한 달에 한 번 며느리와 함께 은행에 갑니다. 일이 끝나면 둘이서 근처 칼국수집에 들러 점심을 먹습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침침한 눈을 대신해 메뉴판을 읽어 주고,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그릇에 면을 덜어 줍니다.정숙 씨는 친구들에게 말합니다. "통장은 아들한테 맡겼는데, 정작 내 마음을 지켜 준 건 며느리였어. 핏줄이 다가 아니더라." 친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통장도 다시 확인해 봐야겠다고 말했습니다.정숙 씨는 이번 일로 한 가지를 배웠다고 합니다. 아무리 믿는 자식이라도 내 돈은 내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자식을 의심하는 일이 아니라 자식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지켜 주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 돈 관리를 자식에게 맡기더라도 부모가 내역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은 꼭 필요합니다. 믿음과 확인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지키는 두 개의 기둥입니다.혹시 통장을 자식에게 맡겨 두셨다면, 이번 달에는 함께 내역을 한번 살펴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작은 확인이 가족 모두를 지켜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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