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분기 GDP 성장률 4.6%… 연간 5% 목표 ‘비상’

베이징=이윤정 특파원 2024. 10. 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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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6% 성장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2분기에 기록한 4.7%보다 떨어진 것은 물론, 지난해 1분기(4.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로 지난해와 같은 '5% 안팎'을 내걸었다.

4분기 5% 이상을 기록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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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3분기 GDP, 4.6%↑… 올해 누적 4.8%
부동산 침체·수출 둔화·물가 하락 영향
일부 개선… 소비·생산·투자 전망치 상회
中 경기 부양책 쏟아내며 목표 달성 의지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4.6%에 그치며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5% 안팎’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의 주요 성장 동력인 부동산이 끝없이 추락하고 물가도 낮은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고군분투하던 수출마저 꺾인 영향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각종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며 4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이에 맞춰 소비와 생산 등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3조2910억위안(약 6399조8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성장률은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이 각각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4.5%를 소폭 웃돌았다. 다만 2분기 성장률(4.7%)보다 둔화해 2023년 1분기(4.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1~3분기 누적 성장률은 4.8%로, 역시 1~2분기 누적 5.0%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이대로면 올해 중국 정부가 내세운 목표치인 ‘5% 안팎’ 달성이 어려워진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에셋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공식 성장 목표인 5%를 달성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로이터는 “조사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올해 4.8%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2025년에는 성장률이 4.5%로 더 낮아질 수 있다”라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3분기 성장률이 내려앉은 것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부동산 침체 영향이 크다. 1~9월 부동산 개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1% 하락하며 1~8월(-10.2%)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액은 올해 1~2월 -9.0%에서 지속 하락해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째 10%대 감소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싱가포르계 투자은행 UOB의 웨이천호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부문은 가계 자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으로 인해 앞으로도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가계 자산은 최대 70%가 부동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최근 들어 발표된 경제 지표 역시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시장이 6% 성장을 전망한 것과 달리 실제로는 2.4% 증가하는 데 그친 9월 수출액이 대표적이다. 수출은 올해 중국 경제의 최대 성장 동력 중 하나였다. 생산자물가(PPI) 상승률이 2016년 이후 최장기간인 24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중국 경제 성장을 막는 요인이다. 브루스 팡 JLL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약한 수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 수출 성장 둔화를 고려할 때 (3분기 성장률 둔화는) 시장 기대와 일치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국가통계국은 “경제가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정책 효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최근 주요 경제 지표도 긍정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라고 했다. 실제 이날 함께 발표된 9월 지표는 대부분 개선 흐름을 보였다. 먼저 소비 심리를 엿볼 수 있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2%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2.5%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고, 전월 증가율(2.1%)보다도 확대된 수준이다. 소매판매 증가율이 3%대로 올라선 것은 5월(3.7%) 이후 4개월 만이다.

9월 산업생산 역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해 전월(4.5%)보다 0.9%포인트 확대됐다. 시장 전망치(4.6%) 역시 상회했다. 산업생산은 4월 6.7%를 기록한 이후 8월까지 줄곧 내리막이었다. 9월에는 민영 기업의 성장률이 5.6%로 국영기업(3.9%)을 앞질렀다.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엿볼 수 있는 고정자산투자는 1~9월 3.4% 증가했다. 1~8월과 같은 수준이긴 하지만, 시장 예상치(3.3%)는 가까스로 웃돌았다. 도시 실업률은 8월 5.3%에서 9월 5.1%로 낮아졌다.

중국 베이징 한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있는 중국인./로이터 연합뉴스

◇ 경기 부양책 쏟아내는 中, 기세 몰아가야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권고에도 움직이지 않던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입장을 선회하고 행동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춰 1조위안(약 191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이 시작이었다. 이때 인민은행은 정책금리인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도 일제히 인하했다. 약 보름 만인 이달 8일엔 확장적 재정·금융 정책 패키지를 실시한다고 했고, 12일엔 특별국채를 발행해 지방정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이때 구체적 지원 규모는 발표되지 않았다. 17일에는 자금난에 빠진 우량 부동산 개발기업을 지원하는 ‘화이트리스트’ 제도의 지원 금액을 4조위안(약 763조원)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현재까지 집행된 금액을 고려하면 남은 두 달간 1조7700억위안(약 337조원)을 투입해야 한다.

경제 지표들의 흐름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이 기세를 몰아 강도 높은 경기 부양책이 지속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도 이를 알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6일 푸젠성을 방문해 “기존 경제 정책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국가의 경제·사회 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촉구한 점이 대표적이다. 브루스 팡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말 발표된 경기 부양책이 향후 몇 분기 동안 성장을 촉진하려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정책 결정권자들에 대한 추가 부양책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시장은 재정 부양책에 대한 추가적인 세부 사항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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