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된 구축 아파트, 부부의 손길로 대변신한 결과…

안녕하세요. 반려견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결혼 6년 차 부부입니다. 결혼 후 처음 우리의 집이 생긴다는 기쁨과 함께 집을 어떻게 꾸밀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신랑은 당시엔 보편화되지 않았던 스마트홈에 눈을 뜨고 해외 직구를 시작했고, 이후 지금까지 30년 된 구축 아파트를 셀프로 바꿔가고 있어요.

요즘 신축 아파트는 스마트 조명이 당연하지만 6년 전만 해도 지인들은 "그냥 좀 움직여라"라고 했었죠.😂 그렇게 남편이 원하는 스마트홈과 제가 좋아하는 취향으로 소소하게 가꾸어가는 우리집을 소개합니다.

도면

남서향으로 오후 내내 빛이 오래 드는 집이에요. 저희는 주로 오후 늦게 일어나 생활을 하기에 오래도록 빛이 들어와 만족하며 생활하고 있어요. 다만 오래된 집이라 거실과 안방이 크고 주방이 좁은 편이에요. 화장실이 1개라 아쉽지만 2인 1견 가족이니 적당한 것 같아요.

거실

저희 집은 지극히 평범한 k-거실 입니다. 소파의 위치는 자주 바꿔주고 있지만 큰 변화는 없어요.

다른 점이 있다면 저희는 LED등을 잘 켜지 않아요. 사진에 잘 담기지 않아서 아쉽지만 조명 여러 개를 켜고 생활한답니다.

7년 전 반셀프 인테리어를 했어요. 그 당시 확장 대신 유행이었던 폴딩 도어를 선택했고, 무몰딩은 보기에도 없었어요.😅

그렇게 잘못된 선택으로 신혼 초의 저희 집은 우드색 갈매기 몰딩이 큼직하게 자리 잡았고, 결국 몇 년에 걸쳐서 화이트 필름지를 셀프로 붙였답니다.😂 앞 동이 훤히 보이는 아파트라 베란다에는 전동 블라인드를, 거실에는 전동 커튼을 달아주었어요.

거실 한 켠엔 강아지 집을 두었어요. 강아지 집을 고르느라 심혈을 기울였던 기억이 나네요. 간식이 먹고 싶을 땐 작은 원형 창문으로 고개를 쏙 내밀고 기다리는데 정말 귀여워요.😍

30년 된 구축 아파트로 중문이 없는 구조에요. 현관 옆에 가구를 들이기 전까지 중문 시공을 고민했고, 업체에 예약금까지 냈다가 철회한 적도 있어요. 마음에 드는 중문 디자인은 애초에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목공 작업을 해야 했고, 기성 제품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고민 끝에 공간 분리 역할을 할 가구를 들였는데 간살 도어라 답답하지 않으면서 집안이 훤히 들여다보이지 않게 되어 굉장히 만족하는 중이에요. 게다가 조명을 넣으면 간살 사이로 은은하게 비추어 일석이조의 역할도 한답니다.🙂

밤이 되면 발하는 조명의 힘!

주방

주방은 거실에 비하면 턱없이 작아요. 냉장고를 베란다에 두고 싶었지만 불편할 것 같아 주방에 두었어요. 그런데 키친핏이 아닌 대형 냉장고를 샀던 탓에 주방 시야를 전부 가려서 초기의 주방은 답답하게 꽉 막혀 보였답니다.

심지어 비스포크나 엘지오브제 같이 예쁜 냉장고가 나오기 전이었어요.😧 새로 사기엔 멀쩡한 냉장고였기에 시트지를 붙여줌으로써 비슷포크를 만들었습니다. 조금 비슷한가요?😆

식탁 조명은 꽤 오래 고민했던 것 같아요. 지름 25cm와 40cm 중 어떤 제품을 사야 할지 a4용지를 잘라 신랑보고 들고 있으라며 멀리서 사진을 찍어보기도 했고요. 다행히 40cm 조명이 적당하게 잘 어울려서 참 마음에 들어요.

식탁 옆 벽에는 이케아 장식장을 달았어요. 콘크리트 벽을 뚫느라 남편이 고생했지만 지금까지도 마음에 들어요. 좋아하는 모네의 그림도 액자에 걸고, 한 번씩 소품의 위치도 바꿔주고 있어요.

홈카페

저희 집 주방의 메인은 카페장이에요. 아기자기 좋아하는 소품도 올리고 밥솥도 커피 머신도 정수기도 전부 올릴 수 있어 좋아요.

제가 구입한 장은 원래 조명이 없는 제품이지만 환해 보이도록 스트립 조명을 셀프로 전부 달아주었어요. 상부장과 싱크대 창문까지 조명을 달고 나니 주방이 전체적으로 어우러져 통일감이 있어요.

싱크대는 이케아로 맞췄어요. 하부장이 크고 높아서 수납력이 좋고, 무엇보다 원목 상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에요. 맨 처음 오일 코팅을 한 이후로 지금까지 손색없이 쓰고 있답니다.

라탄으로 리폼한 작은 수납장 안에는 오일 병이 들어있어요. 초반엔 예쁜 오일 병에 소분해서 담아 놓았는데 점점 귀찮아지면서 못생긴 오일 병은 숨기고 싶고, 하부장에 넣으면 매번 허리를 숙여야 하니 불편하고,, 그래서 집을 만들어줬습니다.😅

싱크대 정면에는 원래 창문이 있었어요. 창문 새시가 우드색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나무장을 따로 맞춤 제작 했어요. 새시가 이중창이라 안쪽 창문을 빼고 나무장을 넣어 바깥 창문도 여닫을 수 있어요. 조명도 같이 넣었더니 어둡지 않아서 만족스러워요.

안방

가장 후회하는 것 중 하나는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가구 거리에서 한방에 장롱과 화장대를 세트로 구입한 거에요. 결혼 준비로 지쳐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6년 전의 나의 선택..

그렇게 현재 안방에는 침대와 맘에 안 드는 장롱, 화장대가 있어요. 매트리스는 아메리슬립으로 누워보자마자 "나 이 침대로 할래!" 하고 당일 결제 후 지금까지 만족하고 있어요. 그 어떤 호텔 침대보다 푹신하답니다.

'붙박이장을 할걸' 하고 후회를 많이 했는데 현재 저희 침실에는 장롱 위에 스트립 조명을 넣고, 스탠드 조명을 화장대와 침대 옆에 두었어요. 그렇게 안방에는 LED등을 다는 대신 실링팬을 설치했더니 훨씬 시원하고 만족스러운 침실이 되었어요.

침대 옆 화장대엔 수납함을 두고 자주 쓰는 화장품을 전부 넣어두었어요. 부피가 있는 화장품은 서랍에 넣고 사용합니다. 이사 간다면 화장대와 장롱을 꼭 바꾸고 싶네요😬

조명이 들어왔을 때의 침실이에요.

비록 가구는 바꾸고 싶지만 아늑한 분위기는 마음에 들어요.

서재&작업실

옷방을 만들려고 했던 곳인데 현재는 주로 소품을 두고 일 하는 곳이에요. 홈카페를 차리기도 하고,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소품을 바꾸기도 해요. 창고처럼 쓰다가 한번 정리를 한 뒤로는 우리집의 포토존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화장대에 있던 거울을 버릴까 하다가 화이트 시트지를 격자로 붙여주었더니 소품방에 아주 잘 어울려요.😄

남편방

남편방은 잘 들어가지 않아서 사진이 없네요.(사실 발 디딜 틈이 없.. 😮‍💨) 업무에 필요한 온갖 기기와 공구가 가득 차 있어요.

주로 사용하는 데스크 사진만 올려볼게요. 필립스 휴 조명이 모니터 뒤에도, 아래에도, 옆에도 있어서 게임이라도 하려면 세상 휘황찬란합니다.✨ 물론 거실 TV에도 휘황찬란한 조명이 있구요. 전 그냥 화이트가 예뻐요. 하하

+) Bonus! 스마트홈 이야기

아이폰에 있는 기본 어플인 홈킷이에요. 사진엔 즐겨찾기 해 놓은 제품만 보이지만 우리집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제품을 등록했어요. 홈킷을 지원하지 않는 제품들도 꾸역꾸역 넣기도 하더라구요. 물론 스마트 싱스도 있고, 집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앱은 거의 다 있는 것 같아요.

해 질 녘이 되면 자동으로 조명이 켜지고, 화장실에 드나들 때도, 주방에 사람이 있을 때도 조명은 전부 자동이에요. 조명뿐 아니라 커튼, 블라인드, 실링팬, 가전 등 남편의 독학으로 웬만한 제품은 전부 스마트폰 하나면 가능하고, 외부에서도 전부 컨트롤 할 수 있어요.

초반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했었지만, 구축 아파트에선 올 리모델링을 하면서 초반에 설계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지금은 아주 만족하고 남편에게도 고마워하며 살고 있어요.

마치며

집을 좋아하는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보는 오늘의집이라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부족하지만 소중한 우리집을 소개하게 되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