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문화예술계 기반이 무너진다]울산대 관현악·동양화 등 학과 사라져
(중)허약한 울산 문화예술계 기반
순수예술보다 실용예술 선호
젊은 문화예술인 울산 떠나며
예술계 고령화…평균 45~50세
울산은 문화예술계 기반이 타시도에 비해 허약하다.
울산예고, 울산대 등 문화예술 꿈나무들이 진학할 수 있는 학교가 1~2곳 있으나 이마저도 순수예술 학과는 사라지거나 통폐합되면서 문화예술 지망 학생들은 인근 부산, 대구 등으로 빠져나가는 실정이다.
여기다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보다 나은 환경을 찾아 울산을 떠나면서 울산의 문화예술계는 갈수록 고령화되고 있다.
◇문화예술 꿈나무들 타지로
울산의 문화예술 꿈나무들이 인근 부산, 대구 등으로 빠져나가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울산에서 문화예술을 계속 하고 싶어도 관련 학교 및 학원 등 인프라 자체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최근 울산대의 상황을 살펴보면 음악학부 중 관현악 전공은 2024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지 않고 있다.
정원 70% 이상의 신입생이 모집돼야하는데 수년째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관현악 전공이 더이상 신입생을 뽑지 않으면서 울산 클래식계의 명맥이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문화예술인은 “안그래도 울산에 클래식을 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없는데 울산대 관현악 전공이 신입생마저 뽑지 않으면서 희망 자체가 사라졌다”며 “클래식은 경제 논리로 따지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대 미술학부의 동양화 전공도 2년 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고 있다.
이에 1·2학년으로 복학한 학생들은 회화·미디어아트 전공의 수업을 들어야한다.
울산대 음악학부 작곡과는 없어진지 오래다.
울산예고의 경우는 순수예술보다는 실용예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아이돌 사관학교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울산예고 음악과에서 국악을 배우는 학생은 한명도 없으며, 음악과의 성악, 미술과의 동양화, 무용과의 한국 무용 및 발레 등 순수예술을 전공하는 학생은 소수에 불과하다.
울산예고 관계자는 “순수예술의 경우 어릴때부터 교육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졸업한 후 설 수 있는 무대가 적고 울산에 관련 학원 등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큰 돈을 벌기 힘든 것도 순수예술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울산에서 활동하는 국악인 A씨는 “타지역에 비해 문화예술 관련 학교가 적고 인프라도 부족하다. 인근 부산과 대구에 가면 학교, 학원, 연습실이 모여있고 홍보도 잘되고 있다”며 “울산에서는 문화예술로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울산 문화예술계 갈수록 고령화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울산을 떠나면서 울산 문화예술계는 갈수록 고령화되고 있다.
울산예총의 협회별 평균 연령을 살펴보면 국악협회는 60세, 사진작가협회 50~60대, 건축가회 40~50대, 무용협회 40~50대, 미술협회 40~60대 초반, 영화인협회 50대 초반, 음악협회 40대, 연예예술인협회 50대, 연극협회 50대 등 협회 전반적으로 고령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인협회의 경우 고령화 현상은 더욱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울산민예총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문학위원회 60세 이상, 음악위원회 40대 중반~50대 초반, 무용 관련 위원회 30대~40대 초반, 국악 위원회 50대로 평균 연령이 45~50세 정도로 높은 편이다.
울산시립예술단은 시립교향악단 48세, 시립무용단 43세, 시립합창단 49세로 전체 평균은 47세다. 특히 각 단별 20대 단원은 시립교향악단(현원 83명) 1명, 시립무용단(현원 54명) 1명, 시립합창단(현원 56명) 3명에 불과하다.
또다른 문화예술인은 “울산의 문화예술계가 갈수록 고령화되면서 미래가 안보인다. 20~30대 문화예술인을 찾아보기가 굉장히 힘들다. 타지역에서 공부를 하고 고향인 울산에 돌아와도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보니 다시 울산을 떠나가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울산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행정적, 경제적으로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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