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화장실에 대한 믿음....당연히 음식도 정갈할 것이다?(일상이 뉴스다!)

<일상이 뉴스다!>

세면대입니다.

뭘 당연한 걸 알려주냐고요?

그런데 마치 특급호텔에 있는 세면대 같지 않나요?

어느 날 작은 불이 켜진 지하 술집에 용기를 내서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에 마치 고궁 돌길처럼 난 길을 따라 지하로 들어섰는데 솔직히 깜짝 놀랐습니다.

술집의 정갈함 때문이었습니다.

술집 한가운데는 제법 형태를 갖춘 실내 정원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인조 식물인가?

주인의 허락을 맡고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 직접 만져 봤더니 진짜였습니다.

지하에서 이렇게 싱싱하게 식물이 자랄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간단한 안주를 시켜 놓고 술을 마시다 화장실에 들렀는데 또 놀라게 됐습니다.

화장실의 정갈함 때문이었습니다.

술집의 화장실이란 깨끗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 곳은 물 한방울 튀어 있지 않고 웬만한 특급호텔 화장실을 방불케 했습니다.

주인이 하루에도 몇 번씩 닦고 또 닦고를 반복한다고 하더군요.

화장실이 워낙 깨끗하다 보니 손님들도 ‘조심조심 쓸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의 반대 상황처럼요.(깨진 유리창이 있는 지하철역에서 범죄가 더 많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착안해 이후 다양한 이론들이 제시됐습니다. 물론 예방에 한계가 있지만 분명 효과도 있습니다.)

이후 저는 그 집의 단골손님이 됐습니다.

음식도 정갈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저는 식당이든 술집이든 항상 화장실을 유심히 살펴 봅니다.

아무리 맛집이어도 그래서 아무리 손님이 많아도 화장실이 더럽다면 그 집의 음식에는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화장실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식당이나 술집이라면 음식 재료를 고르고 만드는 과정은 당연히 깨끗할 수밖에 없다는 저만의 믿음이 있는 것입니다.

대개의 심리가 음식을 만드는 데 치중하고 화장실 청소는 뒷전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지어진 신식 빌딩에 들어선 식당이나 술집의 화장실은 문제가 있습니다.

과거 아무리 작은 가게도 각각의 화장실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 층에 하나씩 공동으로 사용합니다.

이런 곳의 화장실은 말 그대로 엉망일 때가 많습니다.

모두의 것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기 때문에 관리가 제대로 될 리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민이 생겼습니다.

“이 집 음식 제대로 만드는 것인지 이제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