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빅토리' 이혜리가 눈물 참으며 현봉식 몰래 밥그릇 비워낸 사연

이혜리 (사진 써브라임)

1999년 세기말의 거제도.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필선(이혜리)과 미나(박세완)는 춤이 세상에 전부인 친구들이다. 백댄서가 꿈인 이들은 댄스 연습실을 마련하기 위해 새로 전학을 온 세현(조아람)을 앞세워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든다. 영화 <빅토리>는 이렇게 얼렁뚱땅 어설프게 뭉친 9명의 부원들이 몸과 마음을 함께 맞추며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모습을 무해하고 순수하게 그려낸다.

이혜리가 연기하는 필선은 때론 삐걱대는 우정과 오해가 쌓이는 부녀 관계, 유급과 퇴학이라는 당면한 문제들을 자신 있게 헤쳐 나가면서도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방향을 잃지 않는다. 자신의 꿈을 좇아 스스로 움직이고, 맞닿은 좌절과 고난도 스스로 넘어서는 당당한 청춘의 모습은 이혜리가 가진 넘치는 에너지 안에서 온전히 빛을 발한다.

배우 이혜리가 가진 힘은 명확하다. 함께한 모두를 들뜨게 만드는 기운찬 명랑함 말이다. 그를 만나 한껏 품게 된 긍정 에너지를 여러분께도 전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생각했다. 이렇게 큰 목소리로 대답하던 배우가 또 있었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춤을 추던 배우가 있었나? 생각해 봐야 소용없었다. 이혜리뿐이다. 그래서 특별하다.

빅토리
감독
출연
백하이,권유나,염지영,이한주,박효은,이찬형,정다정
평점
3.26

언론배급시사회 후 기자 간담회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원래 긴장을 별로 안 하는데 그날은 좀 떨렸나 보다. 영화가 곧 오픈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있고 거기에 여러 가지 감정이 섞이면서 조금 얼어 있었는데 기자분들이 처음해 주신 말씀이 ‘영화 너무 잘 봤어요’ 하시는 거다. 그때 (박)세완이가 ‘근데 기분 좀 이상하지 않니?’라고 속삭였는데 나도 너무 공감이 됐다. 그러면서 주체가 안 되게 울컥해져서 부끄럽게도 그런 모습을 보인 것 같다. (웃음)

<빅토리>

아무래도 또래 배우들과 오랫동안 함께 하면서 겪었던 것에 대한 감정이 올라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맞다. 처음 영화를 봤을 때 나는 저 시대를 저 이야기를 겪은 적이 없는데 이상하게도 내 어렸을 때의 한 페이지를 꺼내 본 것 같은 그런 이상한 기억 조작 같은 느낌이 드는 거다. 우리 영화가 이 정도로 청춘에 대해 깊이 이야기하는 영화였나 다시 생각해 볼 정도로 말이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했던 현장이 당시에는 그 정로도 좋았나 싶었는데 돌이켜 보니까 전부 좋은 것밖에 없더라.

다른 현장과는 달리 이혜리 배우가 선배의 포지션이다. 선배로서의 책임감도 공존했을 것 같은데 어땠나.

이 작품이 영화 데뷔작인 친구도 있고, 아예 이 작품이 생애 첫 작품인 친구들도 있었다. 정말 카메라 앞에 처음 서 보는 그런 친구 말이다. 이런 친구들이 대사 한 줄, 치어리딩 동작 하나까지 애쓰고 최선을 다하는 게 보여서 이 ‘밀레니엄 걸즈’가 뽀짝뽀짝하는 것과 이 친구들이 뽀짝뽀짝하는 게 너무 비슷했다. 그래서 나도 약간 지치려 하다가도 또 거기 스며들면서 필선이가 되고, 힘들다 하다가도 걔네 보면서 웃음 짓게 되고. 이런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을 했던 것 같다. 선배님들이 내게 했던 ‘너 에너지 진짜 좋다. 되게 기분 좋아지는 것 같아’라는 말씀이 내가 이 친구들을 보면서 똑같이 느꼈던 것 같다.

<빅토리>

박범수 감독이 이혜리 배우를 선택한 이유를 말해주시던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필선은 저를 생각하시며 쓰시고, 또 그 역할을 할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엄청 강력하게 말씀하셨던 게 기억난다. 필선은 십 대 사춘기 같은 모습에 공부도 안 하고 어떻게 보면 불순한 의도로 연습실을 가지려고도 했는데 이런 것들이 미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굉장히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혜리니까 그게 가능할 거라 말씀해 주셨다. 또 몸을 잘 써야 하고, 관객들에게 호감도 있어야 하니 그런 것을 다 갖춘 배우가 바로 혜리인 것 같다고도 말씀해 주셨다. 진짜 그렇게 말씀해 주셨다. 내가 한 말 아니다. (일동 웃음)

연기를 하면서 필선과 이혜리가 겹쳐 보인 적은 없나. 이혜리도 중학교 때 댄스동아리 활동을 했을 정도로 춤을 좋아하고, 아이돌로 데뷔하는 노력도 하지 않았나.

필선이라는 인물이 나와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또 되게 웃긴 게 내가 생각했을 때의 혜리와 내 주변 분들이 생각했을 때의 혜리가 또 다른 거다. 필선이 특유의 틱틱거리며 시니컬하게 말하는 모습은 내가 생각하기엔 나와 별로 안 비슷한 것 같은데 동생은 그거 보면서 ‘와! 진짜 언니 같다’ 이러기도 하고. 나는 필선이 너무 열정적이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아는 게 너무 멋져 보인다고 했는데 주변에서 ‘너도 그래’라고 하는 거다. ‘난 그렇지 않아’하고 반색하기도 했지만 나와 필선이 잘 융화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필선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참조한 것들이 있나.

이 영화는 실화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들었다. 80년대 거제도에서 고등학교 친구들끼리 만든 응원단이 있었는데 이게 신문에 기사로 실리며 화제가 되었다고 하더라. 아주 뾰족하게 알지 못하지만, 그 당시에 치어리딩을 하는 생소한 팀을 결성해서 응원을 했다는 점이 많이 궁금했다. 당시 그 치어리딩팀 리더분 성함이 한필선이셨다. 이 작품의 필선도 그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당시 리더분인 한필선 선생님이 어떻게 팀을 이끌었을까 상상을 많이 해 봤다. 다른 레퍼런스가 없어도 이렇게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게 좋았다. 시사회 때 무대 인사를 돌고 있는데 제 또래의 어떤 여성분이 편지를 주시면서 ‘저 필선이 딸이에요’ 이러는 거다. 그러면서 어머니를 소개해 주시는데 조금 연세가 있으셨지만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하시더라. 그걸 듣는데 내가 상상을 덜 했구나 싶을 정도로 정말 힘차고 밝은 분이시라는 게 느껴졌다. 괜히 치어리딩을 하신 게 아니구나 싶었다. (일동 웃음) 따님이 준 편지를 무대 인사 끝나고 대기실에서 읽는데 엄청 울었다. 편지에는 처음 엄마를 인터뷰하실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나올지 몰랐다며 혜리 씨가 해 준다고 해서 너무 기뻤다고 적혀있었다. 가장 뭉클했던 말은 ‘내가 절대 볼 수 없는 우리 엄마의 청춘을 볼 수 있게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이었다. 내가 이런 마음을 느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감사하고 진짜 이 작품 하길 잘했구나 생각이 들면서 과연 한편으로는 내가 선생님만큼 잘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분이 ‘우리 엄마도 혜리 씨처럼 늘 에너지가 넘치고 건강한 분이셨다. 혜리 씨도 보시는 분들께 늘 에너지를 주고 있다는 걸 잊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하셔서 이걸 토시 하나 안 틀릴 정도로 다 외우게 됐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고 행복했다.

<빅토리>의 배경이 된 거제도 사투리를 처음 접했다. 경상도 사투리는 지역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다. 사투리 연기의 어려움은 없었나.

솔직히 말하면 나는 구분을 잘 못한다. 함께 ‘걸스데이’에서 활동하던 소진 언니가 대구 출신이고, 유라 언니가 울산이라 그런지 대구와 울산은 확실히 다른 것을 알겠더라. 악센트 차이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웃음) 사투리 레슨을 막 받고 대사를 연습하다가 어느 날 소진 언니랑 1시간 동안 통화를 했는데 부산이 고향인 세완이가 제 말을 듣고는 악센트가 미묘하게 바뀌었다는 거다. 그래서 이후엔 뭔가 바뀌는 게 있구나 싶어서 안 만났다. (웃음) 그래야 이것저것 안 섞이고 일정하게 사투리가 구사될 것 같더라.

<빅토리>

단짝 친구 미나를 연기한 박세완 배우와는 동갑이기도 하다. 함께 연기하며 서로 영향을 받기도 했을 것 같다.

세완이 정말 고맙다. 파트너로 만난 여자 배우는 거의 처음인데, 사투리도 세완이한테 계속 물어보고, 매번 도움을 받았다. 귀찮을 수도 있었을 텐데 내색 한번 없이 똑같은 거 10번 물어봐도 10번 다 대답해 줬다. 세완이 했던 말 중에 내게 가장 와닿았던 말이 있다. ‘이 영화는 필선이 불편하면 안 되고 필선이 빛나야 해. 나는 너를 빛나게 할 수 있게 진짜 최선을 다할 거야’ 하는데, 이 말이 영화 속 필선과 미나의 관계가 현실의 나와 세완의 관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영화에서 두 친구 관계에 대해 묘사하는 신을 찍을 때는 막 뭉클해지기도 하고 둘 다 너무 뜨거워지기도 했다.

시사회 이후 ‘혜리는 역시 개딸이 체질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봉식 배우와의 부녀 케미에 대한 반응이 뜨겁더라.

현봉식 선배님과는 <청일전자 미쓰리>(2019)라는 드라마를 함께 했었다. 그때도 정말 거기서 튀어나온 것처럼 미친 연기를 하고 계셔서 ‘어떻게 저렇게 하지?’하며 늘 감탄하며 선배님을 뵀다. 이 작품에서는 새로운 관계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오히려 처음엔 조금 어색했다. 왜냐하면 당시엔 나를 괴롭히던 부장님이셨는데, 지금은 갑자기 아빠라니까 말이다. (일동 웃음)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아빠와 밥을 먹는 장면을 생각보다 일찍 찍게 되어서 조금 걱정이 됐었다. 그런데 딱 현봉식 선배님이 밥 푸는 모습을 보니 ‘왜 걱정했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그냥 선배님이 말씀하시면 잘 듣고, 잘 대답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너무 편해지더라. 아빠가 현봉식 선배님이어서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빅토리>

다시 집으로 돌아와 아빠와 밥을 먹는 그 장면이 이 영화에서 감정이 가장 응축된 장면이기도 하다.

이 장면의 대본을 보는데 대사가 너무 좋은 거다. 감정에 휩싸여 ‘하지 마라’ 이러는 것도 대본 그대로고 울음을 참는 것도 다 감독님의 디렉팅이 있었다. 질문하신 대로 이 장면은 영화의 클라이막스고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기도 해서 조금 울어야 하나 싶어서 그런 마음으로 연기했더니 감독님이 감정을 좀 줄이고 참았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밥도 계속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밥 먹으면서 울음을 참았더니 그런 장면이 나왔다. (일동 웃음) 아빠와 대화를 마치곤 빈 밥그릇을 보여줘야 했는데 연기하면서는 ‘이걸 언제 다 먹지?’ 했다. 왜냐하면 내가 대사가 많으니까 이야기하면서는 못 먹을 것 아닌가. 그래서 아빠가 대사를 할 때 그 사이사이 빈 밥그릇을 위해 열심히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일동 웃음)

<빅토리>

첫 장면이 DDR 하는 장면이다. DDR 엄청 어렵지 않나. 얼마나 연습한 건가.

DDR 기계를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는데 어느 날 연습실에 그게 있는 거다. (웃음) 내가 그 세대가 아니어서인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올라가서 연습을 하는데 너무 어려웠다. 정확한 스텝으로 박자에 맞춰 정확하게 발판을 밟아야 하니까 말이다.

DDR에 안무까지 넣어 능숙하게 춤을 추던데.

그래서 보시는 분들이 안무하고 발동작하고 따로 찍은 거 아닌가 하시는 데 절대 아니다. 안무와 스텝 모두 맞춰서 한 거다. (웃음) 끝나고 내려올 때 ‘나 어때? 봤니?’ 이런 게 아니라 그냥 무심하게 내려오는 게 포인트다. 일인자는 잘했다고 내색하지 않으니까. (일동 웃음)

영화를 보니 춤만 잘 추는 것이 아니라 치어리딩도 잘하더라. 치어리딩이 우리가 아는 댄서들이 추는 춤과 다른 점이 있던가.

이거 되게 글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다. (직접 일어나 시범을 보이며) 동작을 배울 때는 8박자 카운트에 맞춰서 배운다. 그런데 치어리딩은 반 박자 빠르게 들어간다. 배울 때는 정박으로 배우는데 노래를 틀면 반 박자 빠르게 들어가야 하니 너무 헷갈렸다. 그럼 원래대로 반 박자 빠르게 들어가는 것으로 하지 왜 정박으로 가르쳐 주는 거지하며 원망이 들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준비하는 것 자체도 동작의 일부인 거였다. 그리고 치어리딩은 허리를 잡을 때 무조건 엄지가 뒤로 가게 잡아야 한다. 그리고 손을 펴야 한다. 이게 되게 중요하다. 손 모양도 각도가 예쁘게 무조건 한 번 돌려서 펴야 하고, 접을 때도 한 번 뒤로 갔다가 접어야 한다. 이런 손동작까지 9명 멤버 모두 함께해야 하는 거다. 속도와 각도, 점프할 때 다리 모양과 높이까지 다 맞춰야 했고, 두 다리가 점프를 하면 엉덩이에 닿아야 했다. 이런 디테일을 맞춰야 해서 마치 스포츠 같았다. 올림픽 종목 중에 싱크로나이즈드 같은 종목처럼 합을 맞추는 그런, 국가 대표분들과는 비교가 안 되겠지만 스포츠 비슷한 같은 느낌을 받았다.

SBS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

치어리딩은 예전에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2015)에서 해본 적 있지 않나?

그런가? 그러네! (웃음) 당시 치어리딩을 배우거나 본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그 드라마에서는 서커스 단원이 되기 위해 참가했던 오디션 안무 정도였고, 그냥 그 안무는 치어리딩과 관련된 정보가 하나도 없이 즉석에서 즉흥적으로 짠 거였다. (웃음) 완전 잊어버리고 있었다. (웃음)

화려한 치어리딩에 더불어 이 영화는 말맛이 재미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억지스럽지 않은 착한 유머가 분위기를 이끈다.

‘걱정을 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이런 사투리 억양의 대사가 있다. 이걸 우리끼리 막 되풀이하면서 밈처럼 되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착 붙는 대사를 잘 써주시는구나 생각을 했다. 러닝타임을 맞춰야 해서 아깝게 편집된 신들이 있는데 거기서도 진짜 재미있는 대사들이 많았다.

<빅토리>

<빅토리>로 뉴욕아시안영화제를 찾아 ‘스크린 인터내셔널 라이징 스타 아시아 어워드’를 수상했다.

맞다. 영화제 개막작으로 <빅토리>가 선정되었다고 해서 가게 됐다. 너무 좋고 우리 영화를 잘 봐주셔서 기쁘다 하고 있었는데 출발 준비하던 와중에 내가 상을 받는다는 소식도 전해 들었다. 영화제에 초청받아 가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데 상까지 주신다고 하니까 ‘어떤 드레스를 입지’ 이러면서 마냥 좋았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셔서 들뜬 기분으로 다녀왔던 것 같다.

해외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나.

관객분들과 함께 영화를 본 게 그때가 처음인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나가 하는 대사 중에 ‘낫 프라블럼’이란 말이 있는데 이 대사에 모두 빵 터지는 거다. 소위 콩글리시 같은 틀린 영어 같은 것에 재미있어하셨다. ‘영국 하버드’ 같은 것도 있었고. (일동 웃음) 더 놀랐던 것은 우리가 울컥하는 장면에서 그들도 똑같이 울컥하던 거다. 그래서 맞아 완전히 똑같지는 않겠지만 그들도 사춘기를 겪을 거고, 그들도 부모님과 트러블이 있을 거고, 아빠와 딸의 관계에 대해 그들도 애틋하게 생각할 거 아닐까 생각해 봤다. 이게 비단 우리나라만의 정서가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의 정서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함께 울고 웃으면서 봤다.

유튜브 채널 <혤's club>

유튜브 채널 <혤's club>에서 수많은 배우와 가수분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질문을 받는 입장이 아닌 질문을 하는 입장이 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제일 많이 느낀 건 나는 대화하는 것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란 거다. 오늘 인터뷰 왔을 때도 엄청 신났다. (웃음) 정말 오랜만에 대면 인터뷰를 하고, 또 영화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듣고 싶기도 했다. 이런 내게 <혤’s club>은 긍정적인 영향이 큰 것 같다.

차기작 <열대야>는 누아르 작품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와는 다른 과감한 역할을 선보일 거라 예상되는데 어떤 변신을 꾀하고 있나.

의아해하실 수도 있지만 나 스스로가 막 밝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너무 감사한 게 나를 보시는 시청자분들이 뭐랄까 진짜 에너자이저처럼 생각해 주시고 바라봐 주시는데 그게 나를 이렇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라는 사람을 작게 작게 쪼개봤을 때는 생각보다 굉장히 예민하고 까다롭고, 까칠하다. 어둡지는 않은데 마냥 또 천진난만한 사람은 아니다. 천진난만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천진난만한 적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보시는 분들이 그렇게 느껴지셔서 바라봐 주시는 것은 너무 좋다. <열대야>에서는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는 하루하루가 퍽퍽한 그런 인물을 연기하는데 이제 조금씩 제가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한 저의 까다로움, 까칠한 모멘트를 보여드리면 ‘혜리에게도 그런 구석이 있었네’ 하는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지 않을까 욕심을 내고 있는 과정인 것 같다.

글 · 나우무비 심규한
사진 · 써브라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