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에게 대놓고…삼성 노조 “현재 인사 제도 하에서 보신주의 리더 넘쳐나”

인사·성과 보상제도 개편 요구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한수빈 기자

삼성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초기업노동조합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인사 및 성과 보상제도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에게 “삼성그룹의 위기는 삼성 직원만의 위기가 아닌 대한민국 재계 전반에 영향이 갈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라며 혁신적 시도를 제안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현재 신인사제도 이후 승진의 메리트, 보상 등이 사실상 전무해 일을 해야 할 이유를 많은 직원이 찾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인사제도 하에서 보신주의 리더는 넘쳐나고 있으며 잘못된 평가는 누적돼 직원의 사기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직문화의 혁신은 인사 제도 혁신 없이 이뤄질 수 없다”며 “각 역할에 맞는 적정한 승진 체계를 통해 동기부여와 연봉 인상의 기회를 다시 꿈꿀 수 있게 해달라”고 밝혔다. 기본급 인상과 초과이익성과급(OPI)이 진정한 성과급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봉 구조의 개선,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과 같은 새로운 보상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챗GPT 사용 제한을 전면 해제해달라며 “세계 일류가 되려는 회사는 당연히 최상의 툴을 사용하고 트렌드에 맞게 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인공지능(AI)을 받아들이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안을 해제해달라”고 했다.

올해 출범한 삼성그룹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화재해상보험 리본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삼성전기 존중노조 조합원으로 구성됐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