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물가에 손님 끊긴 맥도날드, 5달러 세트 출시…패스트푸드 업계 가격인하 경쟁

미국 맥도날드가 인플레이션에 지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저가 햄버거 세트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하자 미 패스트푸드 업계의 가격 인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 제공=맥도날드

20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미국에서 오는 25일부터 한 달 동안 5달러(약 7000원) 햄버거 세트 판매를 시작한다. 이 세트에는 맥치킨이나 맥더블 샌드위치, 치킨 맥너깃 4조각, 소형 감자튀김과 음료가 포함된다.

맥도날드는 이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문하는 고객들에게 감자튀김을 제공하는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맥도날드의 프로모션 계획이 공개된 후 경쟁업체들도 일제히 저가 제품 판매에 나서고 있다.

미국 버거킹은 가맹점주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맥도날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들보다 먼저 5달러의 저가 세트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웬디스는 3달러짜리 아침 세트를 발표했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경쟁업체들이 자사 아이디어를 따라 했다고 주장했다.

스타벅스도 6달러 상당의 샌드위치 및 커피 모닝 세트를 출시했다. 프라푸치노 등 고가의 제품으로 유명한 스타벅스가 이런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 얼링어 미국 맥도날드 사장은 “우리는 가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경쟁업체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맥도날드가 매출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레스토랑 체인인 만큼 큰 규모와 마케팅 능력 덕분에 소규모 경쟁업체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고 가맹점 수익에 타격이 생겨도 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맥도날드의 규모를 감안했을 때 이번 저가 제품 판매로 드는 추가 비용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가격 인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플레이션 등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맥도날드가 지나치게 비싸졌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목적에서다.

최근 SNS를 통해 미 코네티컷에서 빅맥 세트 메뉴가 18달러에 판매되는 등 지난 몇 년 동안 맥도날드 가격이 두 배 올랐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확산됐다.

얼링어는 지난달 회사 블로그를 통해 미국 내 1만3700여 개 지점 중 단 한 곳에서만 빅맥 세트를 18달러에 판매하고 있다고 밝히며 해명에 나섰다. 또 2019년부터 가격을 평균 40% 인상했고 이는 비용 상승을 상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에 유지되고 있지만 미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정체되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쌓인 초과 저축이 소진되면서 패스트푸드점을 찾는 미국인들도 크게 감소했다. 얼링어는 “고객들이 어디에 돈을 쓰는지에 대해서도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향후에도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링어는 “5달러 세트 프로모션 이후에도 가치와 경제성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가치와 경제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 거물인 맥도날드가 할인에 나서는 것이 업계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버거킹의 모기업인 레스토랑 브랜드 인터내셔널의 패트릭 도일 회장은 “가격이 너무 올랐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인정하며 “저가 제품에 대한 논의는 일반적으로 패스트푸드 부문 전체에 대한 인식에 도움이 될 것이며 일부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도록 마음을 열게 할 것”으로 기대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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