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폐암 치료제 승인받고 주가 이렇게 달라졌죠”
유한양행 렉라자 승인
전일 대비 12.45% 급등
유한양행우 25% 급등세
최근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청(FDA) 허들을 넘은 것으로 알려져서 화제다. 이는 국내 제약사가 항암 신약으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해 출시까지 이어진 첫 사례로, 유한양행은 이번 FDA 승인을 시작으로 유럽·일본 등 주요 시장 출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지난 20일 유한양행은 미국 FDA가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J&J)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정맥주사(IV) 병용요법을 국소 진행성 및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대상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전했다. 렉라자는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이 개발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활성을 억제해 암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뇌 전이가 발생한 폐암 환자 중에서도 우수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
이번 FDA 승인은 유한양행이 지난 2015년 오스코텍으로부터 렉라자 후보 물질을 도입한 후, 임상을 거쳐 2018년 J&J의 자회사인 얀센에 총 12억 5,500만 달러(한화로 약 1조 6,0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을 진행한 것에 따른 결과다. 이를 통해 유한양행은 국내 판권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를 이전했으며, J&J는 해당 치료법이 연 50억 달러(한화로 약 6조 5,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FDA의 승인에 따라 유한양행은 기술수출을 진행한 얀센으로부터 800억 원 규모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받는 것과 더불어 최소 10% 수준의 로열티를 수령할 것으로 예측된다. 즉, 유한양행이 새로운 신약 개발을 위한 수천억 원의 R&D 자금을 확보한 셈으로 판단된다.
‘렉라자’의 FDA 승인은 한국에서 개발된 암 치료제가 FDA의 허가를 받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보다 앞서 한미약품의 롤론티스가 FDA의 승인을 받기는 했으나, 이는 항암 부작용을 치료하는 약으로 ‘렉라자’와는 의미가 있다. 이어 HLB의 간암 1차 치료제 리보세라닙 역시 렉라자에 앞서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실패해 재기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 측은 렉라자의 FDA 승인에 대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결과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전 세계 의약품 시장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 FDA 허가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매출 상승효과와 더불어 신약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이번 허가를 바탕으로 승인심사를 앞둔 유럽, 중국, 일본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런 소식이 들리자 21일 유한양행의 주가는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 유한양행은 전일 대비 12.45% 오른 10만 5,700원에 거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유한양행우 역시 전일 대비 25% 올라 최고 10만 2,700원 선을 찍고 11시 30분 기준 8만 8,500원에 거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렉라자의 FDA 승인 소식으로 국내 바이오·제약 관련주 역시 호재를 맞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렉라자가 그동안 국내에서 3세대 EGFR 억제제인 타그리소와 동급으로 취급됐지만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내 치료제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줬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국내 제약사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와중 들린 좋은 소식으로 국내 바이오산업 도약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렉라자의 FDA 승인을 두고 유한양행의 조욱제 사장은 “렉라자의 FDA의 승인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유한양행 R&D 투자의 유의미한 결과물”이라며 “이번 승인이 종착점이 아닌 하나의 통과 점이 돼 R&D 투자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 신약 출시와 함께 유한양행의 글로벌 탑 50 달성을 위한 초석이 됐으면 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렉라자의 승인은 국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021년 제31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은 렉라자는 국내 1차 치료제로 허가가 확대된 이후 6개월 만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아 올 1분기 약 200억 원의 처방액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FDA 승인의 영향으로 연내 처방액 1,000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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