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물든 백담사, 100년 전 한 스님은 ‘님의 침묵’을 썼다

설악산 단풍이 산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10월 12일)도 인제 백담사 일대가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모습이 사진 기사로 전해졌습니다.

이 백담사는 우리 시의 역사에서 특별한 곳입니다.
1925년, 만해 한용운이 이곳에서 시집 『님의 침묵』을 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시집이 세상에 나온 지 올해로 꼭 100년이 됩니다.

가을 단풍이 든 설악산 계곡 ⓒJoycekim77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 『님의 침묵』 첫 시의 첫 줄

① 설악산 깊은 절에서 쓴 88편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님의 침묵』은 1925년 내설악 백담사에서 쓰였고,
이듬해인 1926년 회동서관에서 나왔습니다(초판 5월 20일 발행).

실린 시는 모두 88편.
앞에는 ‘군말’이라는 서문이, 뒤에는 ‘독자에게’라는 후기가 붙어 있습니다.

백담사 앞 계곡 ⓒ한국불교문화사업단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② ‘님’은 누구일까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한 번쯤 들어 본 질문입니다.
‘님’은 떠나간 연인일까, 잃어버린 나라일까, 부처의 진리일까.

백과사전은 ‘님’을 연인, 조국·민족, 정의·진리 등 여러 의미로 읽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정답을 하나로 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 그래서 100년째 다시 읽히는지도 모릅니다.

“님만 님이 아니라 긔룬 것은 다 님이다” – 한용운, 『님의 침묵』 서문 ‘군말’
만해 한용운(1879~1944)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③ 이별을 노래했는데 왜 희망으로 읽힐까

첫 시 「님의 침묵」은 님이 떠났다는 탄식으로 시작하지만
끝에서는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헤어짐을 인정하면서도 놓지 않는 마음.
이렇게 앞뒤가 어긋나는 말로 더 깊은 진실을 드러내는 방법을 역설이라고 합니다.
백과사전도 이 시집이 은유와 역설을 적극 활용해 현대시의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합니다.

오래된 『님의 침묵』 책 ⓒ이강철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 88편이 한 편의 이야기처럼 이어지는 연작시 구성
  • ‘님’을 연인·나라·진리로 바꿔 가며 읽어 보기
  • ‘긔룬’ 같은 옛 표기와 충청도 말씨 찾아보기
  • 꽃·별·돌 같은 자연 이미지가 나오는 대목에 밑줄 치기
만해기념관 앞 한용운 동상 ⓒJjw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가을에 『님의 침묵』 읽는 법
✔ 첫 시 「님의 침묵」 한 편만 소리 내어 천천히 읽기
✔ 서문 ‘군말’과 후기 ‘독자에게’를 함께 읽기
✔ 단풍 사진 한 장 옆에 마음에 남은 한 줄 적어 두기
단풍이 짙어진 설악산 숲 ⓒJoycekim77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100년 전 설악산 깊은 골짜기에서 쓴 시가 지금도 교과서와 낭송회에서 읽힙니다. 단풍이 짙어지는 이번 주, 오래된 첫 줄 하나를 다시 꺼내 보면 어떨까요.

여러분에게 ‘님’은 누구인가요?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 주세요.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님의 침묵’, 경북일보(2026.10.2) ‘님의 침묵’ 초판 관련 보도, 쿠키뉴스 백담사 가을 사진 기사(2026.10.12)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